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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가수 진주

“병마와 싸우며 부른 ‘난 괜찮아’ 값진 기억이죠”

심장병·성대결절 수술 않고 혼자서 극복…실패담 통해 용기 전파

남승진기자(nnssjj12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07-03 00: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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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진주(사진) 씨는 학창시절 심장병, 성대결절 등을 앓았다. 그는 가수로서의 생명을 끝날 수 있는 시련 앞에서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병마를 극복하며 가수의 꿈을 이어 갔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위기가 곧 기회에요. 심장병과 성대결절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죠. 스스로 이것들을 이겼기 때문에 더 값진 고난이라고 생각해요. 못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못해요. 나의 라이벌은 ‘나’라는 생각이 중요하죠. 제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매번 강조하는 얘기에요”
 
데뷔 21년 차 가수 진주(38·여·본명 주진) 씨가 시원한 고음으로 ‘난 괜찮아’를 부르던 1997년 12월은 한국이 IMF에 구제금융 신청을 하며 외환위기를 맞은 직후였다. ‘난 괜찮아’라는 힘찬 후렴구 가사는 당시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힘을 주면서 응원송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5년 MBC TV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근황을 알렸다.
 
16살 때 박진영에 발탁 데뷔…심장병·성대결절로 가수 꿈 ‘위기’ 겪기도
 
5살이라는 어린 나이부터 가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그의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고음 가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였지만 심장병과 성대결절로 어려움을 겪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으로서 호흡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심장병은 치명적이다.
 
“제 인생에 큰 위기는 두 번이에요. 처음은 어릴 때부터 앓았던 심장병이죠. 오디션을 보려고 기획·준비하던 시기에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는데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긴 호흡이나 고음을 부를 때 힘들었어요”
 
어릴 때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온 진주 씨는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하다는 진단을 듣고 ‘꿈을 포기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는 스스로 심박수를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학교 뒷산을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 꿨던 가수를 놓칠 수 없었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 어린 나이에 혼자 뒷산에 올라 숨을 달래면서 노래를 했죠. 높은 음을 부를 때 절제하는 방법, 심폐지구력 등을 길렀어요”  
 
▲ 진주 씨는 겪었던 고난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이 자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다 강단에 서기로 결심했다. 시간 강사를 거쳐 전임교수가 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봤다. 사진은 지난해 말 열린 쇼케이스 당시 모습 [사진=팔로우엔터테인먼트]
 
그는 1996년 16살의 나이에 지인의 주선으로 작곡가 김형석 씨의 녹음실을 찾았다가 ‘그녀는 예뻤다’를 녹음 중이던 박진영 씨에게 발탁됐다. 이듬해 정식 데뷔한 그는 ‘난 괜찮아’가 크게 히트치자 하루 1~2시간씩 쪽잠을 자면서 무대행사를 다녔다.
 
“지금과 달리 학교 결석에 대해 공문 처리가 되지 않았어요. 당시에는 ‘0교시’가 있어 아침 7시까지 학교에 나가야했죠. 지방 공연과 녹음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침 5시일 때가 부지기수였어요. 피로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져 결국 인생의 두 번째 고비인 성대결절이 왔어요. 목소리가 안 나오자 방송에서 라이브 하는 것이 곤욕스러웠죠”
 
“그때는 정말 앞으로 노래를 할 수 없을 줄 알았어요. 수술을 하면 나아질 수 있었지만 꿈을 이뤄가기에는 너무 리스크가 컸어요. 목소리가 변할 수 있고 음역대가 이전과 달리질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수술이 아닌 저만의 관리법을 통해 이겨내기로 했어요. 생활패턴과 창법, 대화 톤 조금씩 바꿔나갔죠”
 
2006년 성대결절로 휴식기를 가진 진주 씨는 강단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번의 이력서를 쓰고 면접 과정을 거쳐서야 그는 명지전문대·국제예술대 등의 대학에서 시간 강사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화려한 조명 아래 서던 그가 노트북과 출석부를 들고 동분서주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었지만 시간 강사조차 못하는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평하는 제가 한심하더라고요. 가수일 때 보지 못했던 주변 분들의 삶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강단서 제 2인생 걸어…상명대 음악 박사과정·융합 컨버전스 연구 목표  
 
▲ 가수·교수 활동을 병행하는 진주 씨는 최근 박사 과정까지 밟고 있다. 그는 인터뷰 중 학업과 가르침에 상당한 욕심을 내비췄다. 또한 학생들에게 자신의 고난을 들려주며 위로하고 용기를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그는 직접 교수 공고 사이트를 보고 서류·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정화예술대학교 미디어 실용음악 전공 전임교수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는 수많은 이력서를 쓰며 ‘취준생’의 신분으로 서울 강남의 학원에서 토익을 공부하기도 했다.
 
“합격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슬리퍼를 샀어요. 슬리퍼는 신고 다닌다는 건 연구실이 있다는 소리거든요. 아마 현존하는 가수 중에 면접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이 시기 저는 취준생이었죠. 이러한 경험 덕에 현재 학생들의 고민에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빠르면 올 하반기를 목표로 앨범 출시를 준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바쁘지만 그의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말 그는 상명대 대학원 뉴미디어 음악학과 박사과정에 합격해 현재 논문을 준비 중이다. 그는 실용음악 콘텐츠에 4차 산업혁명과 음악산업 융합 컨버전스 등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연구가 끝나는 대로 관련 내용으로 엮인 책도 집필할 계획이다.
 
“힘든 시기를 겪었기에 지금에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적 학교 뒷산에 오르며, 시간 강사 시절 KTX를 기다리며 떠올랐던 생각·영감들이 이번 앨범에 반영될 계획이에요. 가끔 그 때를 돌아보며 값진 고난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학생들이 고음이 힘들다며 토로하곤 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제 연주에 맞춰 노래를 시키죠. 연주할 때 몰래 학생이 힘들어하는 음역대에서 두 키를 올리는데 하나같이 고음을 올려요. 바로 이 점을 가르치고 싶어요. 저의 실패담을 나누면서 학생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것이 제가 강단에 선 이유라고 생각해요”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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