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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국가경제 위협하는 강성노조(上)
국민·근로자 벼랑 끝 내모는 현대차·GM 귀족노조
회삿돈·혈세 축내고도 제 배 불리기 급급…“회사 망하고 나야 반성할 것”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13 01:46:03
노조 파업 소식을 접하는 국민들의 반응이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호응하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반감의 목소리만 가득하다. 상대적으로 타 근로자에 비해 처우가 좋은 일부 대기업 노조가 회사의 사정과 국가 경제는 아랑곳 않고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나라 강성노조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현대차·GM대우 노조에 대한 비판 여론은 특히 높다. 이들 노조는 국민 혈세를 지원 받아 가까스로 회생의 불씨를 되살린 회사를 상대로 또 다시 무리한 요구를 하는가하면 회사의 위기로 국가경제 타격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의 행태는 일반 국민은 물론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타 기업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자신들의 이권에 눈이 멀어 주변의 상황은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부 근로자들은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낀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귀족노조의 문제점과 이들에 대한 동종업계, 일반 국민들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국내 대기업 강성노조는 매년 회사의 사정과 국가 경제 상황에 개의치 않고 파업을 통해 임금협상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다른 기업의 근로자보다 높은 임금과 혜택을 받아 ‘귀족노조’라 불리게 됐다. 이를 두고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 선량한 노조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사진은 지난해 사회적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금속노조원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현대차·한국GM 노동조합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타 근로자 보다 높은 처우를 받아 이른바 ‘귀족노조’라 불리는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회사는 물론 국가 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러한 비판 여론은 같은 위치에 있는 타 기업 노조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회사의 사정 악화로 인해 퇴사 조치를 당한 경험을 지닌 일부 노조원들은 현대차·GM대우 귀족노조가 같은 처지에 있는 근로자들의 박탈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생산성 떨어져도 임금은 최고수준…밥그릇 챙기기 급급한 현대차 노조
 
완성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987년 결성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하·현대차 노조)은 약 5만1000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거대 조직이다. 아산과 울산, 전주 등 각 생산 거점은 물론 판매와 정비 등의 영역도 이곳 노조에 소속돼 있다.
 
거대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차 노조는 출범 후 지난 31년간 4차례를 제외하곤 매년 파업을 단행했다. 노조가 파업은 단행할 때 마다 현대차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현대차가 겪은 생산 차질 손실액만 7조49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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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위기는 최근 대·내외 악재에 휩싸인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라는 게 국민 여론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처음 현대차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던 국민 여론도 서서히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차 노조가 타 기업 근로자에 비해 우수한 처우를 받는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은 특히 높다.
 
▲ 자료: 현대·기아차,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도표=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현대차 국내 공장 근로자의 월 급여는 약 800만원에 달한다. 매출액 대비 전체 근로자 임금 비중은 약 12.2%에 육박한다. 폭스바겐(9.5%), 도요타(7.8%)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임금단체협약)에서 노조는 기본급 대비 5.3%인 11만627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등을 요구했다. 조건 없는 정년 60세,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도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사측은 기본급 3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200%+1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현대차 근로자들은 처우는 후한 편이지만 생산성은 타 기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이는 HPV(Hour Per Vehicle)는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데 투입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현대자동차 공장의 HPV는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포드(21.3시간), GM(23.4시간) 등 주요 경쟁사보다 길었다.
 
현대차 노조의 고질적인 파업과 강경한 태도는 기업 브랜드 가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출고 지연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코나는 출시 당시 소형 SUV 열풍을 타고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지만 한때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사측이 수요를 예상하고 공장 라인 등을 확충했지만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 때문에 차량 발주가 늦어졌다.
 
오랜 기간 강경 일변도의 노선을 걸어 온 현대차 노조의 처우는 날로 개선됐지만 반대로 현대차의 상황을 점차 악화돼 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6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508억원 대비 45.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4%p 하락한 3.0%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7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057억원 대비 48.0% 감소했다.
 
현대차의 실적 감소세는 향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폭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회사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현대차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 중 미국으로 수출 물량의 비중은 35%다. 현대차 노조의 무리한 행태로 인해 현대차, 나아가 국가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귀족노조 한국GM 결국 몰락…국민 혈세로 살려놨더니 또 제 배 불리기 급급
 
한국GM 노조 역시 국민적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강경 일변도의 행보를 보여 온 과정에서 회사가 존폐기로의 위기까지 갔다가 국민 혈세로 간신히 기사회생했는데도 여전히 제 배 불리기 급급한 태도를 보여서다.
 
한국GM의 매출액은 지난 2013년 18조3783억원에서 2016년 12조3116억원으로 급감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GM의 누적 적자는 1조8727억원에 달했다. 그 결과 한국GM의 대주주인 GM본사는 지난 2월 13일 구조조정 일환으로 명예퇴직 신청과 함께 군산공장 폐쇄 방침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조치 사실에 국민들은 깊은 우려감을 보였다.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한국GM 군산공장은 직원 수만 2000여명에 달하고 협력사도 120여곳이나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GM이 한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면 예상되는 GDP손실액은 8조4000억원에 달한다. 취업자 감소폭도 9만4000명으로 예상된다.
 
▲ 귀족노조는 지금까지 파업·투쟁이라는 협상카드를 통해 사측과 합의점을 찾아왔다.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한 뒤 기업이 이를 거부하면 파업을 통해 협상을 진행해온 것이다. 한국GM의 경우 군산공장 폐쇄 위기에 직면했는데 국민 혈세 투입으로 가까스로 회생하게 됐다. 사진은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한국GM 노조가 시위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공장폐쇄 발표 이후 한국GM 노사는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의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7일 첫 상견례 이후 14차례의 마라톤협상 끝에 얻은 결과였다. 정부는 지난 5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지원 방안 등을 발표했다. 한국GM 회생을 위해 한국산업은행이 신규자금으로 810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당시 발표의 골자였다.
 
정부가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간신히 한국GM의 공장폐쇄를 막자 노조 또 다시 제 배 불리기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GM 부평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9일 오전7시30분께 인천 부평구 부평공장에 있는 카허 카젬 사장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나섰다. 비정규직지회는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774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명령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한국GM 정규직 노조도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과 관련해 약 8000억원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여러 건 진행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한국GM 노동조합원들의 성과급은 2013년 이후 2016년까지 해마다 1000만원 이상 늘었고 기본 인상률도 3.3%에서 5% 범위를 유지했다”며 “4월 진통 끝에 임금 동결과 복리후생 축소를 내용으로 하는 임단협을 타결해 기업회생절차를 가까스로 피한 상황에서 앞으로 노조가 어떤 요구를 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회사 망한 후 자살한 동료 바라본 사람들 “현대차 귀족노조 행태에 헛웃음이 난다”
 
▲ 쌍용자동차 노조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일방적인 해고통보를 받았다. 정리해고를 당한 사람들 중 일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이에 쌍용자동차가 기업 경영의 문제를 노동자에게 책임전가 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서울시 중구에서 쌍용자동차에 대해 시위활동을 펼치는 노동조합 모습 ⓒ스카이데일리
 
현대차·한국GM 등 이른바 ‘귀족노조’라 불리는 이들의 행태에 대해 관련업계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 상태로 가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없다”며 “귀족노조로 불리는 노조들에 의해 자동차산업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지금 한국 자동차 산업이 고비용·저생상·저효율·저수익 구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매년 파업을 벌이는 것은 결국 월급 올려달라고 사측에 압력을 가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한국GM의 노사문제를 교훈삼아 노사가 상생하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공장들이 지속적으로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다”고 지적했다
 
주목되는 사실은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타 기업 노동자들조차 이들 귀족노조의 행태에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귀족노조의 행태로 실제로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 선량한 노조의 목소리조차 대중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귀족노조가 전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경영 악화에 시달리던 쌍용자동차의 최대주주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지난 2008년 운영자금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7000명의 직원 중 3000명을 해고하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통보했다. 2009년에는 일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서울지방법원 파산 4부는 법정관리를 받아들였고 구체적인 감원 계획이 발표됐다. 노조가 거세게 저항했지만 구조조정 및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1666명이 희망퇴직 퇴사, 980명은 정리해고 됐다.
 
노조는 정리해고 철폐를 주장하며 한국GM 평택공장의 모든 출입문을 봉쇄하고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후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시위는 폭력성을 띄며 더욱 격렬해졌다. 시위가 시작된 지 6년 동안 총 25명의 관련자들이 자살 등의 이유로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일도 생겨났다.
 
지난 9일에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에서 ‘쌍용자동차 30번째 희생자 고 김주중 조합원 추모 기도회 및 문화제’가 열렸다. 당시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은 고 김주중 동지의 사망에 대한 쌍용자동차와 정부의 진정한 사과, 고인에 대한 쌍용자동차의 손해배상 철회를 요청했다.
 
쌍용자동차 노조원 박지현(44·남) 씨는 “수년째 해고자 복직과 희생자 추모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현대자동차의 파업이야기를 들었을 땐 헛웃음이 난다”며 “해고 후 일상생활이 무너졌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선택한 동료들을 옆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허탈하고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호근 서울대학교 대외협력본부장은 “노조의 정당성은 약한 쪽을 돕는 계급연대에서 나오는 건데, 우리나라 대기업 강성 노조들은 자기 이익만 챙기는 남미형 노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가 자신들이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을 때 생산성이 떨어지고 제품 품질도 떨어지는 걸 고민해 봤을지 의문이다”며 “그건 회사 문제라고 내던져버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와 기업은 상생을 통해 앞으로 나가는 동반자라는 생각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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