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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열차 선로에 몸을 던져 자살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여론 안팎에서는 사실상 코레일이 자살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에도 경북 김천시 남면 KTX경부선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명이 KTX열차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경찰은 신원확인과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지만, 사실상 자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달리는 열차에 자살 시도 6년 간 265명, 그 중 220명 사망 불구 코레일 팔짱만
코레일의 ‘선로 자살사고 현황’에 따르면 최근 6년 간(2013~2018년) 기차역 승강장과 선로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265명이다. 그 중 220명이 사망했다.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기차역 승강장과 선로에서 매달 3명 이상이 자살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승강장과 선로에서의 자살로 사망한 건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부선이 8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원선 23명 △경인선 22명 △중앙선 18명 △호남선12명 △안산선 11명 등의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44명 △40대 41명 △60대 37명 △70대 29명 등의 순으로 조사 됐다. 상대적으로 고령의 인구에 편중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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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 김해인 기자] ⓒ스카이데일리 |
같은 기간 여성이 35명 사망한 반면 남성은 5배 많은 185명이나 됐다. 자살 연령이 중년 이상에 편중돼 있는 것과 관련해 권정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경제 불황 등으로 삶을 비관한 이들이 많아지면서 자살사고가 꾸준히 늘고 있고 그 방법으로 선로를 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사회적 관심과 적절한 자살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선로 투신자살 사고는 단순히 사망 사고 외에 제2, 제3의 피해자를 낳는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열차 운행 중 자살을 목격할 경우 해당 기관사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직결되고 이는 열차 탑승객의 안전에 영향을 미쳐 대책 마련 시급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내에서 기관사가 자살 목격 후 외상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총 9차례나 발생했다.
일례로 지난 4월 서울 구로구 지하철1호선 오류동역에서 한 30대 여성이 선로에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당시 해당 여성을 친 열차의 기관사가 좌절한 모습이 사진에 공개돼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동대구역 철로에서는 70대 노인이 몸을 던져 즉사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당시 해당 기관사가 10여일 간 정신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기도 했다.
월 3회 꼴로 발생하는 철로 투신자살 사고…코레일은 캠페인·홍보스티커 노력이 전부
코레일이 관리하는 기차역에서 자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해 정치권은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코레일의 방만한 운영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코레일이 사실상 자살을 방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강도 높은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야할 기차역에서 누군가는 삶을 포기하고 자살을 시도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그동안 코레일에서 시행한 자살 방지 대책은 최근에서야 실시한 자살 예방 캠페인과 홍보스티커가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코레일은 문제의식을 갖고 관련 정책을 계속해서 개발해나가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자살 중앙 예방센터와 합동으로 자살예방 관련 행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자살영상 홍보영상, 스티커 등 홍보를 강화 및 스크린도어 설치 등을 추진 중에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나은 안전 캠페인 등을 개발 추진해 보다 나은 안전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레일의 대책이 뾰족한 묘안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권영국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철도안전공학과 교수는 정부차원에서 보다 나은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할 때라고 주문했다. 권 교수는 “코레일이 최근 들어 선로 위 자살 방지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이는 뚜렷한 효과를 보기에 부족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선로 위에 뛰어드는 연령층이 중년층 및 남자에 쏠려 있는 것은 사회 구조적으로 중공 상인들이 붕괴하고 있고 그로 인한 자살의 수단을 선로를 택함으로 인해 생긴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보다 근본적인 자살 방지 캠페인, 벤치마킹 등이 필요하고 CCTV 및 안전관리자를 대폭 확충해야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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