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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안양시 동안구 재개발 공사

라오스댐 참사 벌써 잊었나…SK건설 안전불감 또 논란

근로자 안전관리 기준 미이행, 불법도로점용…SK건설 “문제없다”

나광국기자(kkna@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1-07 17: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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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평촌 어바인퍼스트’ 인근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SK건설의 재개발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비산먼지를 비롯해 중장비의 불법 도로점용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도로를 100m 가량 무단 점용하고 있는 레미콘 차량들로 인해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주민들은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불편사항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문제까지 불거져 나와 파장은 더욱 거세게 일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기본적인 산업안전보건기준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도 시공사인 SK건설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수십명의 사망자와 수천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라오스 댐 붕괴사고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방만한 안전 관리 태도를 보이는 SK건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 어바인퍼스트’ 건설현장을 찾아 주변 입주민들과 시공사, 지자체 등의 반응을 직접 들어봤다.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내에는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평촌 어바인퍼스트’는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4개의 건설사가 참여한 대규모 단지다. 현재 이곳은 안양시를 대표하는 신흥주거지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평촌 어바인퍼스트' 건설 현장 내 SK건설이 건설을 맡은 구간에서 주민들의 건강 및 현장근로자의 안전 등을 위협할만한 사례가 끊이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얼마 전 수십명의 사망자와 수천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라오스 댐 붕괴사고’의 시공사 SK건설이 또 다시 부실한 안전 관리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SK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는 부실한 안전 관리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물론,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만한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안전 위협하는 불법 도로점용 레미콘…안전 관리자는 단 1명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평촌 어바인퍼스트’ 재개발 공사는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SK건설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대규모 사업이다. 경기 평촌신도시 주변지역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곳 재개발 공사는 향후 안양시의 신흥주거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평가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평촌 어바인퍼스트’는 지하3층~29층, 34개동, 총 3850가구 등 사실상 미니신도시급 규모다. 호실은 전용면적 39~84㎡로 구성됐다. 시공사로 참여한 건설사들은 2021년 입주를 목표로 한창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최근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일사천리로 진행돼 온 이곳 재개발 공사가 지연 위기에 처했다.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은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먼지와 소음 그리고 공사자재의 불법 도로점용으로 건강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러한 문제를 야기한 건설사로 SK건설을 꼽았다. 4개의 건설사가 단지를 나눠 시공하고 있는 가운데 SK건설이 담당하고 있는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현장을 찾았을 때도 한 눈에 봐도 심각하다고 느낄 만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다수 포착됐다. 덮개를 가리지 않고 고철을 실어 나르는 차량들이 여러 대 눈에 띄었다. 도로를 불법점용 한 수십여 대의 레미콘들이 약 100m 가량 늘어선 진풍경이 시야에 들어오기도 했다. 공사에 쓰이는 시멘트를 실어 나르는 레미콘들의 이러한 대기 행렬은 규정대로라면 불법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SK건설 공사 현장의 레미콘들은 주민들의 민원으로 경찰이 현장을 방문하면 서둘러 자리를 피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불법으로 도로를 점용하곤 한다. 호원지구 재개발 공사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SK건설이 도로점용 허가를 받은 곳은 건설현장 입구 앞이지 차량이 다니는 도로가 아니다”며 “불법으로 도로를 점용해 시민들이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고 주변지역의 교통 혼잡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공사현장에서 발생되는 분진과 레미콘 차량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어린 아이나 노인들의 경우 피해 정도가 더욱 크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주민들은 건강 뿐 아니라 안전도 위협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행관련 안전 관리자가 차량의 통행에만 집중할 뿐 건설현장 입구 앞 도로를 지나다니는 행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환2차 아파트에 거주하는 백수현(여·38)씨는 “아이가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등교를 위해선 건설현장 주변을 지나가야 한다”며 “하루에도 수십 대의 레미콘 차량들이 지나다니는데 문제는 이를 통제하는 인원은 고작 1명고 그마저도 레미콘 차량의 진출입만 관리하다는 점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시멘트가 굳지 않도록 계속 시동을 걸어 둔 차량들로 인해 매연·먼지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문제를 수 차례 SK건설 측에 항의 했지만 대기오염, 불법 도로점용 등에 대한 노력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성토했다.
 
브라운빌 3차에 거주하고 있는 최진형(54·남) 씨는 “공사가 시작된 이후 소음·분진으로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며 “집안을 닦으면 걸레가 새카매지는 일은 다반사고 창문을 마음대로 열어놓을 수 없을 지경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설현장을 오가는 대형 차량들로 인해 도로 또한 많이 파손됐다”며 “도로의 파손 정도가 심각해 차를 타고 주변을 지난 때 안전 위협을 느낄 정도로 흔들림이 심하다”고 덧붙였다.
 
▲ SK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공사현장에는 도로를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레미콘 차량이 100m 가량 늘어서 있었다. 중장비들로 인해 건설 현장 앞 도로는 깊은 웅덩이가 여러 곳 존재했다. 사진은 민원을 받고 불법으로 도로점용 중인 레미콘 차량을 단속하는 경찰들(위)과 중장비 차량으로 인해 파손된 건설현장 앞 도로 모습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주민들이 체감하는 피해 정도와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통계수치는 다를 수 있다며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분진, 소음, 악취 등의 피해가 발생해도 측정하기에 따라 법적 기준치에 미달하는 경우가 있다”며 “시공사는 법적 기준치를 따질 게 아니라 주민들의 민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는 “비산방지대책에서의 용어가 좀 더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며 “비산먼지 발생 억제 시설을 설치하지 않거나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아니라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의 벌금 정도로 상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명수 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장에서는 교통처리계획을 수립하게 돼 있고 공사장 상근 근로자의 차량, 공사장 자재 보관 장소, 중장비 차량에 대한 저장, 박차 공간, 차량 서행, 보행자 안전통행로 확보 등을 활용하도록 하지만 공사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지자체에서는 현장을 잘 나오지 않고 건축법상 건축물 공사는 건축사에게 위임해 감리 등을 업체에 위탁하기 때문에 책임의식이 떨어진다”며 “공사 중 교통처리대책을 강화해 불법주차나 파손된 도로가 없도록 하고 중장비 차량으로 인한 장애, 자재의 불법적치물 등이 없도록 건축법상의 교제 강화와 벌금 제도 등이 도입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SK건설 공사장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과 관련해서, 지자체인 동안구청 관계자는 “건설현장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구청도 인지하고 있다”며 “몇 차례 건설사에 민원 사실을 통보했고 시정할 것을 요구해도 시정되지 않고 있는데 문제가 개선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SK건설 관계자는 “레미콘 차량이 도로를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던 건 사실이지만 이것은 건설현장에 흔히 볼 수 있고 취재 당일에는 유독 심하게 레미콘 차량이 많았다”며 “이는 레미콘 회사의 문제와 관련돼 있지 SK건설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면 그 부분은 개선해야겠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분진, 소음 등의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안전사고에 노출된 근로자들…SK건설 “전부 하청업체가 하는 일”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평촌 어바인퍼스트 SK건설 현장에선 근로자들이 사고에 노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는 안전발판, 추락보호망, 안전대 등이 미설치 돼 있었고 많은 작업자들이 안전대를 미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고소작업 대 자재 방치, 작업자 안전고리 미체결, 폭발위험물 지게차 운반, 고소작업 시 안전난간 및 통로시설 위반 모습 ⓒ스카이데일리ⓒ스카이데일리
 
SK건설은 공사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 관리에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SK건설 현장을 찾았을 당시에도 보기에도 아찔한 상황들이 수 차례 목격됐다. 근로자의 안전대 미착용, 추락 방지망 미설치, 안전대 미설치, 작업자 안전 고리 미착용, 폭발위험물 지게차 운반 등으로 모두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위반한 사항이었다.
 
현장 근로자 김정훈(가명·남·43)씨는 “솔직히 현장에선 안전보다 얼마나 작업 속도를 올리는 게 중요하다”며 “입주 예정일에 맞춰 작업하다 보니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은 솔직히 형식적인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K건설이 하청을 주고는 있지만 원청업체로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데 사실 여기서 일하면서 그런 관리를 목격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경기남부 관계자는 “노총 관계자들이 직접 현장에 와보니 건설 현장 주변에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아 이와 관련해 안양시, 동안구, SK건설 등과 대화를 했지만 변화는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 또한 너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어 이 부분 역시 SK건설 측에 시정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SK건설 관계자는 “노총이 말하고 있는 내용은 전부 거짓으로 현장에선 산업안전보건기준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며 “하청업체에 일을 넘긴 상황이라 원청업체인 SK건설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관리청 부장은 “안전사고는 공사비가 낮아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발생한다”며 “원청업체는 관리감독 부실 등 안전과 관련된 사안 대부분을 하청업체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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