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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제조업 위기와 강성노조

국민지갑 노리는 산업계 최고대우 자동차·조선 귀족노조

국민적 위기 외면한 이기적 행태에 비판 봇물…“노조 변해야 나라 산다”

조성우기자(jsw565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8-11-14 0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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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전 세계 최빈국 중 한 곳이던 우리나라는 특유의 국민성을 바탕으로 역경의 시간을 거쳐 어느덧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르게 됐다. 변변한 자원하나 없이 불과 수십여 년 만에 선진국 문턱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데는 제조업 중심의 육성 정책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부족한 기술력과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도 훌륭한 품질의 제품을 앞세워 급속도의 성장속도를 보였다. 제조업의 성장은 국가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다. 제조업이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산업’이라 불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제조업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자동차와 조선업계 부진의 여파가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제조업 분야에 속한 기업들은 불확실성, 일감부족, 수요부족 등 다양한 변수에 맞서며 지속 성장을 도모하고 있지만 번번이 발목을 잡히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주체는 다름 아닌 노동조합이다. 이른바 ‘강성노조’라 불리는 이들 노조는 기업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안하무인 집단’으로 변질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조차 강성노조의 이기심으로 인해 제조업, 나아가 국가경제가 심각한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우리나라 제조업의 장애물로 지목되고 있는 강성노조의 최근 행보와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 자동차, 조선업 등 우리나라를 제조업 강국으로 이끈 분야의 기업들이 강성노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일고 있다. 이들 분야의 기업들은 시장 불확실성, 일감 부족, 수요 감소 등 각종 악재 속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강성노조는 여전히 자신들의 이익만 부르짖고 있다는 게 국민 여론이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사옥을 포위한 금속노조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의 경제지표가 하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 침체의 결정적 원인으로는 국가 근간 사업이라고 평가 받는 자동차, 조선업 등 제조업의 부진이 꼽힌다. 해당 산업들은 수요 감소 및 시장포화, 경쟁과열 등의 여파로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업의 노동조합(이하·노조)은 자신이 속한 회사와 산업분야, 국가경제 등의 어려움을 아랑곳 않고 제 배 불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8%에 머물렀다. 외완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국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제조업 분야의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이 많았다는 뜻이고 낮으면 그 반대다. 숫자가 100에 못 미칠수록 제조업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우리나라 제조업 침체의 원인으로는 해당 분야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자동차와 조선업계의 부진이 꼽힌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수요 감소 및 무역 분쟁 등으로 판매량 감소가 지속되고 있으며 조선업은 세계적인 일감부족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이들 산업분야에 속한 기업들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원가 절감, 구조조정 등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지만 번번이 노조에 발목이 잡혀 위기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벼랑 끝 내몰린 국내 완성차 업계, 귀족노조 강성 행보에 두 번 운다
 
국내 경제를 이끌어온 자동차산업이 최근 사상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신흥국가 통화 가치 급감, 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이하·현대차)는 올 3분기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28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76.0% 급감한 수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하락한 1.2%에 머물렀다.
 
현대차는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차 기술 확보를 위한 협업·투자 단행, 제네시스G90·팰리세이드 등 신차 출시 등이 그것이다.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공주 완성차공장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희라]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현대차의 이러한 노력은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막혀 좀처럼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 위기 극복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은 다름 아닌 ‘강성노조’로 유명한 현대차 노조다. 타 기업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처우로 ‘귀족노조’로까지 불리는 현대차 노조는 사측의 광주형 일자리 투자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성명을 통해 “현대차가 투자에 참여할 경우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하부영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도 “광주형 일자리 사업 결정에서 노조의 입장은 철저히 배제됐다”며 “이 사업으로 인해 현대차는 물론 울산광역시마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차노조는 금속노조와 연대해 끝까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저지할 것이다”고 밝혔다.
 
현대차노조는 오는 21일 민주노총의 ‘사회대개혁을 위한 사회적 총파업’ 선두에 서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노총 최대 산별 노조인 금속노조가 해당 파업에 선봉에 설 예정인 가운데 금속노조 최대조직인 현대차노조가 선두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노동계의 중론이다.
 
현재 완성차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노조의 행보를 두고 현대차 뿐 아니라 완성차업계 전체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노조의 강성 행보로 인한 현대차의 위기가 자동차 부품업계 등 산업분야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임단협 협상 당시 현대차노조는 수차례의 파업을 전개했으며 이로 인해 4000억원이 이르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현대차 뿐 아니라 협력업체들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현대차노조의 강경한 태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차의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자동차 판매에 있어 해당 기업과 차량에 스며든 스토리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노사 갈등은 소비자 입장에서도 결고 달갑지 않은 사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내수시장 판매량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이하·르노삼성) 역시 노조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르노삼성노조는 지난 2016년 금속노조를 탈퇴한 후 3년간 무분규 임금타결을 약속했다. 하지만 노조가 약속을 어기면서 르노삼성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 강성노조로 분류되는 현대자동차노조는 지속적으로 파업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한국GM노조 역시 법인 분리 결정 이후 수습은 커녕 파업 시사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강성노조의 등장으로 앞으로 험난한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한국GM 노조 ⓒ스카이데일리
 
르노삼성노조는 올해 △기본급 10만667원 △자기계발비 20%(2만133원) 인상 △조합원 특별 격려금 300만원 △노사 신뢰 생산·판매 격려금 250% △문화생활비·중식대 보조금액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닛산 로그 후속차종 유치 등을 이유로 최소한의 임금인상을 제시하고 있다. 후속 모델의 추가 물량 확보에 있어 인건비를 비롯한 생산성, 품질력이 중요한 잣대로 작용한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사의 이견 차이가 큰 상황에서 강성성향의 박성규 위원장이 새롭게 르노삼성노조를 이끌 수장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11년 르노삼성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을 주도한 인물이다. 기존 집행부가 지난 6월부터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잠정합의안조차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강성 성향의 박 위원장이 다소 과격한 대응을 전개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한국GM노조는 ‘법인 분리’로 회사가 국민적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오히려 자신들의 밥 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GM노조는 특히 회사가 혈세까지 지원 받는 위기 상황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을 상대로 협박을 일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GM노조는 “그동안 사측에 법인분리와 관련해 특별단체교섭을 8차례 요청했지만 사측은 요지부동이다”며 “끝내 단체 교섭 거부로 노조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위기 내몰린 대우조선 강성노조에 시름…적자에도 임금인상 압박하는 현대重노조
 
한때 세계 1위를 수성했던 우리나라 조선업계 역시 강성노조로 시름하고 있다. 특히 17년간 13조원 규모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하·대우조선)의 경우 막 회생의 기지개를 켜는 순간에 노조라는 암초를 만났다. 대우조선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출자전환 및 신규자금 투입 등으로 지난해 7391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후 올 상반기까지도 5618억원 가량 흑자를 달성했다.
 
▲ 국내 조선업계는 세계적인 일감 절벽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 노조들은 금속노조에 가입하며 자신들의 목소릴 키우기 위한 행보를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노조 [사진=뉴시스]
 
하지만 공적자금 투입과 대손충당금 환입 등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경영 정상화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조선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 △전 직급 단일호봉제 도입 △시급 인상 등 사내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및 사내 근로복지기금 50억원 출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 및 성과급 600%를 제시한 상태다.
 
국내 조선업계 맏형 현대중공업도 노사갈등의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수주 회복세를 보이곤 있지만 일감부족 여파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올 3분기 2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조선부문에서 3046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노조는 7.9%의 기본급 인상(14만6746원) 및 250% 이상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20% 반납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이견차이가 커 이번 임단협은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 조선업계가 당장 내년도 일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강성노조와의 갈등으로 인해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는 시선이 높게 일고 있다. 특히 노조파업 등으로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글로벌 선주들의 신뢰 하락 가능성이 커 앞으로 일감 수주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는 “조합원의 이해대변은 노조의 기본 속성의 하나이긴 하나 사회 연대의 추구라는 노동조합의 역사적 역할을 망각 안 된다”며 “노조가 노사관계에 있어 그동안 전형적인 투쟁의 후진국형 행태를 보여 왔는데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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