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걸쳐 증권거래세 인하‧폐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증권거래세가 그동안 이중과세 논란과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도 있다’는 과세원칙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기회에 폐지돼야 한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특히 자본시장 침체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그러나 과세당국인 기획재정부는 당장의 세수감소를 이유로 증권거래세 인하·폐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재부가 국가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성과에만 급급다하는 지적이다. 현재 정치권 뿐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증권거래세 폐지·인하를 촉구하고 있어 기재부의 반발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시장 활성화 위해 증권거래세 폐지·인하” 한 목소리에 기재부만 난색
지난달 29일 국회 정무위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권거래세율을 현행 0.5%에서 0.15%로 낮추는 내용의 증권거래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높은 증권거래세가 자본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OECD 회원국 중 미국, 일본, 독일 등 16개국이 증권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인 최운열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증권세 폐지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도 증권거래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 추경호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자본시장 전문가들을 초청해 증권거래세 개편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며 한 목소리로 증권세 인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은 성급한 법안 추진보다는 각 분야의 여론을 수렴해 현실가능한 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도 증권거래세 만큼은 정치권과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증권거래세 폐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다”고 언급한바 있다. 특히 손실이 나도 내야 하는 비합리성과 앞으로 주식 양도소득세 범위가 넓어지게 되는 데 따른 이중과세의 문제도 지적하며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증권업계를 포함한 자본시장업계 관계자들도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하고 있다.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무조건 지불해야 하는 증권거래세가 인하·또는 폐지되면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사회 전반적으로 증권거래세 인하·폐지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기획재정부만이 유독 반대 입장을 펼치고 있다. 세수 감소 우려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증권거래세 조정은 향후 주식 양도소득 전면과세를 시행하는 시점에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 토론회에서 기재부 법인세담당 정책관도 “과거 사례를 참고하면 증권거래세율 조정이 주식 거래량이나 주가 상승과 상관관계는 없어 보인다”며 반대 입장을 공고히 했다.
“증권거래세 인하·폐지는 경기침체 해소, 4차산업 육성 등 위기 빠진 한국경제 돌파구”
자본시장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기업들은 증권세 인하가 침체된 한국산업 위기 돌파의 기회이자 성장의 디딤돌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거래세가 인하‧폐지될 경우 중소기업, 특히 코스닥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의미가 클 것이다”며 “자본시장 유동성이 증가되고 시장의 가격발견 효율성이 높아지게 돼 정확한 주가반영 이라는 혜택을 받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중소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더 정확한 가격을 책정 받게 되면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하게 되고 이를 통해 기업 자금조달을 위한 유상증자나 IPO(기업공개)등도 훨씬 수월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유동성 증가로 인한 기업가치 재평가는 기존 대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도 적지 않다.
코스피 위주의 한국 증시가 세계적으로 저평가 된 상황에서 증권거래세를 인하·폐지로 인해 주요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혁신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이사는 “한국 코스피는 일본·대만 등에 비해 저평가 돼 있지만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2차 전지 등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며 “주식 시장 과세제도 개편으로 직접 금융시장의 역할이 활성화 되면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역량이 더욱 커질 것이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4차산업 기술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기업 삼성전자의 경우 단순 액면분할 등이 아니라 기술혁신이 있었을 때 과거 주가가 올랐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증권거래세 인하로 직접금융시장의 투자가 증가할 경우 폭발적인 4차산업 혁신과 함께 전체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1차 스마트폰 빅 사이클과 4차산업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빅사이클로 주가가 레벨업 됐다”고 해석했다.
한국 기업들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함께 국민들의 투자문화와 자산관리 선진화를 위해서도 증권거래세 인하가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국민의 자산배분 구조를 살펴보면 아직도 우리의 가계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과 예·적금에 머물러 있다”며 “증권거래세 인하 등 자본시장 관련 정책·조세제도가 정비 돼 국민의 자산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면 산업경쟁력 강화와 함께 국민재산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고 전했다.
[곽성규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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