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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재개발일몰제 전망

달동네 서민들 “개발무산 보다 무서운 박원순식 재개발”

정비구역해제 후 도시재생사업 전망…주거환경 개선 효과 ‘글쎄’

배태용기자(tybae@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4-08 17: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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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부터 서울 내 다수의 재개발 정비지구에 일몰제가 적용된다. ‘재개발 일몰제’란 일정기간 동안 재개발·재건축 등의 도시정비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지연될 경우 정비구역 및 사업자체를 자동해제 또는 폐지해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을 해산시키는 제도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내년 봄 일몰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약 3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재개발 정비구역이 해제될 경우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도시정비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재개발정비지구가 해제된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런 만큼 부동산전문가들은 내년에 일몰제 적용으로 인해 재개발정비지구가 해제되면 해당 지역은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도시재생사업은 주거환경 개선 효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외형만 바꾸는 도시재생사업으로는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스카이데일리가 재개발 일몰제로 인해 속도를 내고 있는 재개발정비지구의 상황과 향후 전망,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전문가 의견 등을 취재했다.

▲ 현재 서울 내에는 재개발일몰제가 적용될 경우 재개발정비지구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여럿 존재한다. 각 지구의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을 하기위해 속도를 내는 모습이지만 부동산 경기불황 등의 요인으로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모습이다. 내년에 일몰제가 적용 돼 정비지구가 해제되면 다시 재개발지구로 지정되기 어렵고 도시재생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주민들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은 재개발일몰제 적용 대상 단지인 성수전략정비구역 제2지구 ⓒ스카이데일리
 
최근 내년 봄 적용 예정인 ‘재개발일몰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와 주목된다. ‘재개발 일몰제’란 일정기간 동안 재개발·재건축 등의 도시정비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지연될 경우 정비구역 및 사업 자체를 자동해제 또는 폐지해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해산시키는 제도다. 현재 서울 내에는 30여곳의 대상지가 존재한다.
 
재개발일몰제 적용 지역 주민들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비구역해제에 따른 부작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업계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개발보다 도시재생사업을 선호해 온 만큼 재개발 일몰제가 적용되면 많은 곳이 재개발정비지구에서 해체돼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은 거주민들이 원하는 수준만큼의 주거환경 개선 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돼 왔다.
 
재개발 일몰제 적용 대상 지역 다수…정비지구해제되면 도시재생사업 진행 가능성 높아
 
지난 2015년 정비계획 수립일과 관계없이 모든 정비사업 추진위원회가 일몰제 적용을 받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 중 일몰기간이 적용되는 내년 3월에는 서울시의 재개발 정비구역 해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 내 재개발일몰제 적용 대상지역으로는 △관악구 봉천13구역 △신림1구역 △동대문구 전농8구역 △전농 12구역 △동작구 흑석1구역 △마포구 공덕 6구역 △서대문구 가재울7구역 △성동구 성수전략2지구 △성북구 길음5구역 등이 있다.
 
일몰제 적용 대상 지역은 대부분 낙후된 도심지역으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선 재개발이 시급한 곳들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번에 일몰제가 적용돼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경우 개발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실제로 은평구 은평뉴타운 중 최대 규모인 증산4구역의 경우 2014년 8월 조합설립추진위가 설립됐지만 조합설립 동의율인 75%를 2년 안에 채우지 못했다. 추진위는 토지 등 소유자의 32% 동의를 얻어 해제 기한 연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일몰제 적용 대상 지역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경우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사업 같은 소규모 개발공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서울시는 뉴타운·재개발 해제지역을 대상으로 도시재생 준비단계인 희망지사업지 선정 절차를 밟아 박원순 시장의 역점 사업이기도 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김윤화] ⓒ스카이데일리
 
‘희망지사업’이란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7년 14개소가 선정됐다. 선정된 14개소 중 △성동구 송정동 △강북구 인수동 △은평구 음앙3동 △양천구 신월1동 등 총 9곳의 사업지가 정비구역 해제지역이었다.
 
일몰제 적용 대상 주민들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도시재생사업은 시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삶의 질까지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학과 교수는 “재개발 일몰제가 적용돼 정비구역이 해제될 경우 도시재생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낙후된 지역 자체를 허물고 새로 짓는 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의 경우 주차장 건설이나 도로 건설, 리모델링 등의 조치가 이뤄지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주민들의 실질적인 주거환경개선에는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강변에서 유일하게 50층 높이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곳인 성수전략정비구역2지구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1~4지구까지 통합개발을 원칙으로 했던 만큼 일몰제 적용대상인 2지구가 정비구역에서 해제될 경우 일대 지역 재개발이 올스톱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인근 J부동산 관계자는 “입법을 통해 일몰제가 만들어진 만큼 일몰제 자체에 대해선 문제점이 있더라도 따라야하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에 일몰제가 적용돼 지구해제가 된다 해도 향후 도시재생사업이라든가 기타 소규모 개발을 추진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는 일몰제로 인해 정비구역에서 해제가 된 지역에 대해선 정비구역 재지정 등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주민들이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개인의 역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정비구역 재지정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기원 성수전략정비구역 제2지구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일몰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추진위원회에서도 다급하게 조합설립에 나서고 있다”며 “현재 53% 정도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며 “올해 안에 75%의 동의를 얻고 조합설립을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도시재생사업 방향 잘못돼…낙후지역은 재개발이 우선시 돼야”
 
▲ 다수의 전문가들은 내년 봄에 일몰제가 적용돼 지구가 해제될 경우 서울시가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지면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일몰제 적용 대상지역 추진위는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진은 성수전략정비2지구 추진위원회 사무실 입구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은 내년 봄 일몰제가 적용돼, 재개발 지구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 많고 재개발 지구가 해제된 지역은 도시재생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재개발지구가 해제된 지역에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지면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몰제 적용 대상지역의 추진위는 조합설립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은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부동산 시장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시장이 호황일 경우 재개발 속도도 빨라지지만 불황일 경우 그 반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시장이 좋지 않아 속도를 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각종 법률적 규제도 있어서 재개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몰제 기한까지 다가오는 점은 재개발 추진을 더욱 더디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한학과 교수는 “서울시는 현재 재개발·재건축 등을 지양하고 마을 만들기 사업과 같은 도시재생사업 등을 추진해 온 만큼 현재 일몰 대상지역이 정비구역 해제가 떨어지면 도시재생사업과 같은 사업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모습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시재생사업은 보존적 가치가 있는 지구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서울시는 보존적 가치를 따지기보다 대부분에 지역에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과거 1960~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될 당시 가장 큰 문제가 주택 문제였는데 이 때 지어진 주택단지들은 100년 이상 보존될 목적으로 지어진 주택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공급을 늘리기 위해 만들어진 주택들이다”며 “이러한 주택들은 대부분 오래 각종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어, 허물고 재개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보존가치도 크게 없고 낡아서 허물고 재개발을 해야할 지역에 리모델링, 도로개선 등의 사업 등을 진행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러한 지역은 재건축·재개발이 이뤄지는게 옳다”고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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