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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아모레퍼시픽 상생외면 논란

개성상인 후예 서경배 돈벌이도구 전락한 아모레가맹점

“가맹점 죽이고 나 몰라라…가맹점주 소모품 취급하는 본사 행태 규탄”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4-05 13: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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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화장품의 역사와 함께 한 아모레퍼시픽은 창업주 서성환 전 회장의 어머니 윤독정 여사의 화장품 장사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서 창업주는 개성에서 동백기름을 짜 팔던 윤 여사의 대를 이어 화장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창립했고 메로디크림, ABC포마드 등을 판매하며 사업을 전개해 나갔다. 이들 모자는 특유의 ‘개성상인 정신’을 발휘하며 기업의 성장을 도모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창업주의 아들인 서경배 회장이 경영을 이끌고 있다. 서 회장은 선대 경영인들의 유지를 받들어 특유의 개성상인 정신으로 아모레퍼시픽의 도약을 주도했다.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국내를 넘어 해외에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서 회장의 이러한 성과에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제기돼 주목된다. 가맹사업자와의 상생을 외면하고 본사의 배만 불리는 행보로 가맹사업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가맹사업자들은 서 회장이 개성상인의 ‘삼도훈’ 중 하나인 ‘의(義)’를 지키지 않으며 선대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삼도훈에서 ‘의’는 함께 일하는 사람과 의리를 지키며 협력해야 함을 말한다. 가맹사업자들에 따르면 서 회장은 온라인몰 운영으로 가맹점이 본사와 경쟁해야 하는 구도를 만들었고 면세화장품 불법유통을 좌시하고 있다. 가맹사업자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며 폐업 위기에 내몰렸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본사 수익창출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스카이데일 리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경영행태를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최근 아모레퍼시픽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상생안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가맹점주들은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하락이 본사의 그릇된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본사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 사옥 ⓒ스카이데일리
 
최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가맹점사업자(이하·가맹점주)들은 서 회장이 창업 정신인 ‘개성상인’의 미덕을 내팽개쳐 선대 회장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불공정하고 부도덕한 본사의 횡포로 가맹점주들이 사실상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다는 이유에서다.
 
가맹점주들은 급기야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이하·화가연)’를 발족해 집단행동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면세화장품의 불법유통 방치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모레퍼시픽 계열 가맹점주들은 시위를 마친 후 따로 본사를 찾아 상생안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측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며 상생안 마련에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사 온라인몰에 밀린 가맹점들 매출하락 호소…“가맹점이 본사 길거리 광고판인가”
 
아모레퍼시픽은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2010년대 들어 K-뷰티 열풍의 선두주자로 불리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고 덕분에 서경배 회장은 우리나라 최고 주식부자로 우뚝 서기도 했다.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최근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아모레퍼시픽과 서 회장을 향한 원성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본사의 배를 불리는 데만 혈안이 됐다는 지적이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매장들의 매출감소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맹점주들에 따르면 본사가 직영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로드샵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화장품을 판매하는 바람에 오프라인 매장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특히 본사가 온라인몰 전용상품까지 판매하는 바람에 오프라인몰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됐다. 가맹점주들이 온라인몰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요구했지만 본사 측은 유통상의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를 대며 거절했다.
 
▲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몰 운영이 가맹점의 매출하락을 야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본사가 온라인몰을 통해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해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을 떨어트렸다는 주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몰 수익배분 등 상생안을 내놨지만 가맹점주들은 보다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이니스프리 매장 전경(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스카이데일리
 
서울 소재 한 가맹점주는 “아모레퍼시픽 본사의 행보를 보면 가맹점이 본사와 경쟁을 통해 수익을 가져가라는 셈인데 이는 말도 안 되는 불공정한 행위다”며 “소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화장품 시연을 해본 후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더욱 황당한 것은 온라인몰에서 산 제품에서 하자가 발생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교환 및 환불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며 “오프라인 매장은 본사 온라인몰의 홍보수단에 불과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아모레퍼시픽 측은 지난 1월부터 이니스프리 온라인몰 매출을 이니스프리 브랜드 가맹점주들과 나누는 상생안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이마저도 본사가 온라인몰 운영에 집중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전혁구 화가연 공동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은 가맹점들의 매출하락의 원인으로 불경기와 유통채널 확대 등만 지목하는 상황인데 이는 본사의 안이한 경영과 정책부재로 초래한 위기를 외부요인으로만 돌리는 수에 불과하다”며 “가맹점주들은 온라인과 가맹점의 동일 정책과 동일 가격을 지속적으로 요구 했지만 본사는 이를 방관했고 그 결과 가맹점에 대한 고객의 불신이 커져 오프라인몰 고객 이탈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맨 처음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장이 발족할 때 안세홍 대표는 대대손손 매장을 운영하고 물려주게 해주겠다고 공언했다”며 “그런데 지금 그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고 있고 본사는 그럴싸한 핑계만 반복하며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하락과 폐업 등을 방관하고만 있다”고 강조했다.
 
상생안 요구에 기다리라 답변만…창업주 개성상인 정신 팽겨친 아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측이 대책마련에 소극적으로 임하자 가맹점주들은 지난달 화가연을 발족해 집단적 행동에도 나섰다. 본사의 부당한 행태로 아모레퍼시픽은 매 년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르는데 반해 정작 가맹점들의 매출은 소폭 상승에 그치고 있어서다.
 
화가연 측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매출이 동반 하락했으나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 5개 브랜드 본사 매출이 2배 이상 상승한데 비해 가맹점주 연평균 매출액은 1.26배 상승하는데 그쳤다”며 “물가상승률 고려 시 가맹점주 매출만 답보상태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화가연은 면세상품의 국내 유통에 대한 근절을 요구함과 동시에 아모레퍼시픽 본사에 방문해 본사와 가맹점의 상생안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하기도 했다. 항의서한의 주된 내용은 오프라인 정책 강화, 면세 상품 전용 표기, 비정상유통 관리 강화 등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김해인] ⓒ스카이데일리
 
현재 본사 측은 가맹점주들의 요구에 실효성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본사는 오프라인 정책 강화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병행하여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사업 환경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면세 상품 전용 표기 요구에 대해선 ‘관련 기관과 협의를 통하여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으며 추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공유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을 남겼다.
 
전혁구 화가연 공동회장은 “아모레퍼시픽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상생안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제출했는데 이에 대한 본사의 답변은 대체로 ‘지금은 어려우니 기다려달라’, ‘노력중이다’ 등의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느낌을 들었다”며 “이에 다시 한 번 반박문을 내걸고 아모레퍼시픽 측의 변화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일방적인 의사 결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 공동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십수년간 판촉행사를 진행하면서 가맹점주들과 단 한 번도 사전협의를 거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본사의 일방적 행태를 지적했다.
 
전 공동회장은 본사의 암묵적인 갑질 행태도 자행돼 왔다고 폭로했다. 본사가 매장별로 공급물량을 조절하고 매장 이동을 요구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가맹점주들을 직원 부리듯 해 왔다는 주장이다.
 
전 공동회장은 “인기상품의 경우 금방 물량이 소진되는데 추가 제품을 본사에 요구하면 ‘매장별로 한정된 물량이 있기에 추가 공급이 어렵다’는 식의 답변만 돌아오곤 했다”며 “본사는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임에도 매장을 대로변으로 이동하라는 요구를 하는 등 압박을 가하는 상황인데 이는 가맹점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가치만 올리려는 이기적 행태다”고 비판했다.
 
면세화장품이 버젓히 국내에 유통되는데도 아모레퍼시픽이 팔짱만 끼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본사가 면세화장품에 면세상품 전용 표기 등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등 면세화장품이 국내에 불법으로 유통되는 상황을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의 아모레퍼시픽 소속 브랜드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방문해 상생안 등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제출했다. 하지만 본사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며 소극적인 태도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
 
가맹점주들은 “면세제품도 결국엔 본사의 매출에 포함되기 때문에 면제화장품 유통 근절에 소극적인게 아니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 “아모레퍼시픽은 업계 최초로 면세제품에 전용표기를 해 불법유통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불법유통 근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을 입증할 만한 사례가 전해져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동종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면세화장품 불법유통 근절을 위한 회의를 했는데 여기서 5월 중 제품 표기를 시행한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아모레퍼시픽측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이에 정부부처 관계자가 아모레퍼시픽측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하며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국감장에 세울 수 있다’고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전 공동회장은 “아모레퍼시픽이 그토록 자랑하는 개성상인 정신의 삼도훈 중 ‘함께 일하는 사람과 의리를 지키며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서 회장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며 “전국 각지에 퍼져 있는 매장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줄줄이 폐업 위기에 처해 있지만 본사는 페업비용은 고사하고 물품 반품도 100% 받지 않고 심지어 위약금까지 요구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전국 화장품 오프라인 매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상생안과 표준 운영안 등을 본사에 요구하고 수립할 방침이다”며 “하지만 전국 매장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며 폐업을 눈앞에 둔 상황이라 언제까지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용품 전용 표기, 온라인몰 수익 분담 등을 통해 가맹점주들과 상생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현재 가맹점주들의 요구를 수행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탐색 중이다”는 입장을 전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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