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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200>]-한국 반려문화 현주소
반려문화도 양극화 된 한국…이쪽은 가족, 저쪽은 짐짝
반려동물 동반 산책·여행 일상화…이웃 간 갈등, 유기·학대행태 여전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4-05 01:05:38
 
▲ 반려견과의 산책, 여행 등은 우리사회에서 일상생활로 자리잡고 있다. 교육·의료·문화 등 각 분야에서 ‘반려동물’이란 말은 이제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사진은 경기도 한 공원에서 반려인과 반려견이 함께 산책을 즐기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반려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반려동물 시장은 지속적인 확대추세인데 반해 우리나라 반려문화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려동물 학대사례가 꾸준히 증가하는가 하면 반려동물 유기건수도 매 년 늘고 있다.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 간 갈등도 적지 않아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 잡은 반려동물…시장규모도 매년 껑충
 
오락의 대상이나 재산의 일부로 취급하던 반려동물은 이제 함께 공원을 산책하거나 해외여행에 동반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울 만큼 우리사회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각종 쇼핑몰에는 반려동물 코너가 상당한 비중한 차지하고 있다. 대학에 반려동물 관련 학과가 신설되는가 하면 반려동물 관련 창업과 자격증도 증가하고 있다. 대다수 지자체에서 벌이는 반려문화 확산 캠페인은 낯설지 않을 정도다.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에서 반려견과 산책중인 이미현(28·여) 씨는 “매주 2~3차례 반려견과 산책을 즐긴다”며 “단순한 산책이라기보다는 반려견이 뛰어놀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반려견과도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이어 “양육한지 3년 정도됐다”며 “반려견과 내 생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반려동물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시장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반려시장 규모는 2018년 2조3000억원에서 매년 10%대의 성장하며 2022년 4조1000억 원, 2027년 6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고급화·웰빙 제품이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IT기술을 결합한 서비스 제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숫자는 2017년 기준 874마리에서 2027년 1320마리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파생되는 일자리 규모는 2017년 3만2000개에서 2020년 4만1000개로 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반려동물관리사, 반려동물행동교정사, 반려동물장례지도사, 반려동물수제간식전문가, 반려동물교감사, 도그워커, 펫로스상담사, 펫택시매니저 등 반려동물 관련 직업들도 점차 다양화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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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겨냥한 금융상품들도 눈에 띈다. KB국민카드의 ‘KB국민펫코노미카드’, ‘골든라이프 올림카드’, 삼성카드의 ‘삼성카드 6V3’, NH농협카드의 ‘SolSol(쏠쏠)카드’ 등은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관련시설을 이용하거나 상품구매 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반려동물 보험상품 가입율도 점차 증가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반려동물 보호자가 죽거나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신 돌봐줄 사람에게 재산 일부를 물려주는 ‘펫(pet)신탁’도 등장했다. 
 
 
▲ 반려산업의 외형적 성장에 비해 반려문화는 아직 성숙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기동물의 증가와 반려인과 비반려인간의 다툼은 반려문화가 더 성숙해지기 위한 해결과제다. 사진은 지난 3일 용산구청에서 열린 반려동물 문화교실 모습. 반려동물 행동분석 전문가 설채현 수의사가 강사로 나섰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김성일 펫저널 대표는 “인구고령화, 1인가구의 급증, 소득증가 등의 요인에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사회 곳곳이 반려동물 관련분야가 속속 스며들고 있다”며 “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교육·의료·문화 등 각 분야에서 ‘반려동물’이란 말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 반려시장이 외국에 비해 작은 만큼, 반려시장 성장과 반려문화 확산은 계속될 것이다”고 진단했다.
 
동물학대·유기 꾸준히 증가…반려동물 인식개선 교육 필요
 
반려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는 만큼 어두운 측면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동물학대·유기 등의 사례가 날로 늘고 있다. ‘펫티켓’(펫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이웃 간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제도가 미비할 뿐 아니라 ‘주먹구구’식 의료체계로 인해 반려문화 성숙도는 해외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울산에서는 화상을 입은 길고양이가 연이어 발견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에서는 한 남성이 개의 네 발을 묶고 머리에 포대를 씌운 채 오토바이에 실고 가는 장면이 SNS에 공개돼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해 2월 부산시 한 옥탑방에 고양이 40여 마리가 돌봄 없이 갇혀있어 구조되는가 하면 고양시의 한 PC방 업주는 고양이 목 졸라 기절시키고 바닥에 내동댕이친 채로 발로 밟는 등 동물학대 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 2017년 한 해 동물보호단체 ‘케어’에 접수된 1930건의 제보 중 동물학대는 763건으로 40%를 차지했다.
 
반려동물 유기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 보호소에 구조된 유기동물 정보제공 플랫폼인 ‘포인핸드’에 따르면 보호 중 또는 입양됐거나 안락사 등으로 처리된 유기동물 수는 지난 2016년 8만8636마리에서 2017년 10만1070마리, 2018년 11만8883마리 등으로 꾸준히 늘어다. 올해 역시(1월 1일~4월 3일) 유기동물 수는 2만7124마리에 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의사는 “반려동물 입양 수만큼 반려동물이 유기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유기행위가 바로잡혀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반려문화는 더 성숙해진 단계로 나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국에 비해 체계적이지 못한 유기동물 보호시스템이 반려동물 유기행위를 방조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유기동물의 안락사 비율이 높다는 점도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반려문화의 성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정확한 통계에 의한 관리와 정책수립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기동물 관리실태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사진 위는 지난달 29일 경북 영양군청 직원들이 벌인 ‘행복한 반려동물 문화 조성 및 정착’ 홍보 캠페인 모습. 아래는 경기 동두천시 직원들이 지난달 28일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조성 및 반려견 안전사고 발생 예방’ 홍보캠페인을 벌이는 모습. [사진=영양군청·동두천시청]
   
2017년 기준 국내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는 모두 229곳으로 지자체 직접운영은 35곳, 지자체 위탁운영은 194곳 등이다. 지자체 직접운영 보호소는 안락사율이 낮고 입양율이 높지만 위탁운영소는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유기동물의 안전 환경과 관련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실정이다.
 
해외의 경우 안락사를 금지하거나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독일은 우리나라와 달리 유기동물 관련 업무는 동물보호 단체가 일임 받아 진행한다. 노킬(No-Kill) 정책을 기반으로 유기동물을 보호·관리하며 동물보호소를 통한 입양율도 매우 높다. 프랑스는 반려동물이 태어나면 의무적으로 칩을 삽입하도록 해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분실해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고의로 반려동물을 유기하면 약 4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동물보호 단체인 동물해방물결 이지현 대표는 “정부가 반려동물 산업 육성에만 치우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반려동물 시장성장에 맞춰 반려문화가 성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 보험시장의 성장의 걸림돌인 주먹구구식 동물병원의 의료체계도 반려문화의 성숙을 가로막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불법적인 반려동물 판매·번식·장묘 업체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 강화 역시 시급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둘러싼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해결을 위해서는 반려동물 놀이터 등 물리적 공간 확보와 함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김성일 펫저널 대표는 “반려인구 1000만 시대라 해도 비반려인에게 무조건 반려동물을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기는 어렵다”며 “반려인들도 체계적인 교육이나 지식 없이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갈등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를 대상으로 펫티켓 등의 교육과 홍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정부 역시 정확한 통계에 기반한 반려동물의 관리와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며 “반려문화 성숙을 위한 정부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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