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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검단신도시 정신병원 설립
‘사람 보다 원칙’ 철밥통 정신에 구멍 뚫린 등굣길 안전
초등학교 옆 정신병원 논란에 관할 보건소 “절차 문제없으면 그대로 허가”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7-02 00:07:13
▲ 최근 인천의 한 지역에서 도심 내 정신병원 설립 문제를 두고 지역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은 정신병원 설립 예정인 건물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조현병 등 정신질환 환자에 의한 잔혹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인천의 한 지역에서는 도심 내 정신병원 설립 문제를 두고 지역민들과 사업주체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민들은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사고가 잦은 만큼 도심 한복판 정신병원 설립이 백지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립 예정지 반경 200m 내에 아파트 단지와 더불어 초등학교도 세 곳이나 존재해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업주체 측은 정신병원이 건립되면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 사회가 더 안전해진다며 사업 강행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할 지자체는 법적인 문제가 없을 경우 병원 건립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비쳐 지역민들과 사업주체 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린 학생들 등굣길에 조현병·알콜중독자 오가는 정신병원 폐쇄병동 건립이라니”
 
인천시 서구 보건소에 따르면 최근 한 의료사업자는 인천광역시 서구 당하동 1030-4 일원에 정신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신병원이 들어설 건물의 규모는 대지면적 615.5㎡(186평), 연면적 2946.25㎡(891평) 등이다. 지하 2층, 지상 5층 구조로 돼 있다. 총 186개의 병상을 두고 1층은 외래진료실, 2층에서 5층까지는 입원환자를 위한 폐쇄 병동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해당 건물에는 1층 음식점 등의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2층~5층까지 요양병원이 들어서 있었다. 당시 1층을 제외한 2층~5층은 인천 주민인 이모 씨의 명의로 돼 있었다. 이후 이 씨는 지난해 4월 1층까지 모두 매입한 후 한 의료사업자에게 건물을 통째로 임대했다. 건물을 임대한 의료사업자는 해당 건물에 정신병원 설립을 추진했고 현재는 리모델링까지 모두 마친 상태다. 앞으로 관할 보건소의 인·허가 절차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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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하게 진행되던 정신병원 설립은 인·허가 절차를 앞두고 중단 위기에 처했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정신병원 설립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병원이 개원하기 위해서는 보건소에 인·허가 신청을 한 이후 시설조사, 사업설명회를 통한 주민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 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지역민들은 정신병원이 들어설 건물이 주거밀집지역에 위치한데다 반경 600m 이내에 초등학교 세 곳이나 존재한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에 의한 잔혹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안전도 안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지역민들은 특히 사업주체가 정신병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요양병원이라고 속이며 리모델링을 진행한 점에 분통을 터뜨렸다. 정신병원 설립을 추진하면 주민들이 반발할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며 이는 곧 지역민들을 우습게 본 행동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주민 김지현(여·38) 씨는 “최근 해당 건물을 리모델링을 하면서 요양병원 설립이라고 안내가 돼 있어서 별 생각 없이 지나쳐 왔었다”며 “그런데 정작 뚜껑을 열어 보니 요양병원이 아닌 정신병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명백히 주민들을 기만한 행위다”며 “정신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아이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는 사안이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주민 윤정후(남·42) 씨는 “주변을 둘러보면 1층 음식점을 빼고는 전부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학원이다”며 “평소 아이들끼리만 학원에 가고 부모 입장에서 매일 데려다 줄 수도 없기 때문에 크게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조현병, 알콜중독자, 우울증 등의 환자들인데 이들이 병원에서 나와 아이들을 보고 범죄라도 벌이게 된다면 과언 사업주체가 책임질 지 묻고 싶다”고 피력했다.
 
김정선 원당동문굿모닝힐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병원 주변으로 3개 초등학교가 있고 초등학교 병원 바로 앞은 아이들의 통학로 이자 학원 밀집지역이다”며 “요즘 인터넷 등에서 조헌병 환자들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아이들 키우는 부모들은 상당히 불안할 수 밖에 없다”면서 “상권 중심지에 정신병원을 건립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으로, 외곽지역으로 위치를 옮겨야한다”고 성토했다.
 
현재 인근 아파트 입주자들은 정신병원 건립반대에 대한 반대 서명 운동을 진행해 5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냈다.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해당 내용을 게재해 2000명이 넘는 동의를 이끌어 냈다. 지역민들은 앞으로 병원반대 집회까지 전개할 예정이다.
 
사업주체 “치료받으면 오히려 안전”, 지자체 “법적 문제없으면 허가”
 
▲ 정신병원 설립 예정지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발산초등학교 ⓒ스카이데일리
 
지역민들이 집단행동까지 나선 상태지만 사업주체는 주민설명회 등을 거친 후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업주체인 제용진 아너스병원 병원장은 “조현병 환자들은 어느 정도 치료를 받고 나면 그 위험성이 어느 정도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며 “오히려 조현병 환자를 그대로 사회에 방치하게 되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은 더 높아져가는 만큼 병원은 지역 사회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질환환자들도 우리 사회에서 동화 돼 문제 지낼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도 편견을 버리고 포용해주길 바란다”며 “주민들의 반대를 이해는 하지만 문제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피력했다. 이어 “검찰청 자료 등을 찾아보면 오히려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훨씬 더 적다”고 강조했다.
 
제 병원장은 “그럼에도 지역민들의 충분한 동의를 얻기 위해 주민설명회를 열고자 했지만 동사무소 및 지자체는 ‘주민설명회 등을 열어줄 수 없으니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었다”며 “이에 병원 자체적으로 주민설명회 등을 개최하려고 시도했지만 지역민들이 협조를 안해주는 상황이라 좀처럼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그는 “주민들이 주장하는 요양병원을 건립한다고 속였다는 주장도 와전된 이야기다”며 “우리나라 의료법상 병원은 일반병원, 치과병원, 한의원, 요양병원 총 네 가지로 나뉘는데 정신병원은 요양병원에 속해있다”면서 “그럼에도 주민들이 오해할만한 요소가 있으니 정신병원으로 안내를 하려고 했으나 지자체에서 요양병원으로 안내하라고 지시했었다”고 설명했다.
 
정신병원 설립을 둘러싼 지역민들과 사업주체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관할 보건소는 문제가 없을 경우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앞으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영윤 인천 서구 보건소 인허가 팀장은 “의료기관 개설허가는 시설이나 인력 기준 등 의료법에서 정한 사항들이 충족되면 허가 처리를 하는 게 원칙이다”며 “현재 지역주민들이 반발이 커져가고 있는 만큼 이점을 고려해야하는 것도 맞지만 법적인 문제가 없을 경우 허가를 해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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