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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

채찍뿐인 일회용컵 사용 규제…영세업체 곡소리

시행 1년, 자율적 협약 업체 위주 준수…영세업체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시급

장수홍기자(shj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9-04 00: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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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환경부와 16개 커피전문업체 및 5개 패스트푸드업체가 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금지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사진은 서초구 소재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1회용 컵 제공 불가 안내문. ⓒ스카이데일리
 
최근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를 두고 실효성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시행 당시만 해도 각 자치구별로 대대적인 집중 단속에 나서면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지만 단속이 느슨해진 현재 영세업체를 중심으로 매장 내에서 1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업체 및 소상공인들은 플라스틱용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경쟁 구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유인책 없이 비용부담만 가중시키는 1회용 컵 사용 규제의 개선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유인책 없는 1회용 컵 사용 규제…“소상공인 부담만 가중” 성토 
 
정부는 지난 2003년 폐기물의 발생을 억제하고 자원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마련해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 관련 업계의 편리함 추구 및 사회적 관심 부족 등 큰 이목을 끌지 못했고 지난 2008년 컵 보증금 제도마저 취소 된 후에는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점차 증가하게 됐다.
 
이에 지난해 환경부는 칼을 빼들어 관련 시행규칙을 일부 개정했다. 엔제리너스, 스타벅스, 이디야 커피 등 커피 프랜차이즈 16개 및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파파이스 등 5개의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자발적 협약을 맺고 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했다.
 
협약에 따르면 사업주는 적정량의 다회용 컵을 비치하고 세척시설을 마련해야한다. 또 1회용 플라스틱 컵 제공금지 안내문을 비치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사업장의 경우 각 자치구가 위반횟수와 매장면적을 기준으로 최소 5만원에서 200만원까지 계도장 없이 차등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단속을 시작으로 같은해 12월까지 총 3만3950번의 단속이 이뤄졌다. 특히 무더운 날씨에 소비자들의 냉음료 수요가 급증하는 8월 한 달에만 무려 1만7678번의 단속을 실시했다. 단속에 따른 과태료 부과 건수는 41건으로 나타나 제도 시행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 지난해 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규제를 시행한 후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시행 후 1년이 지난 현재 단속이 뜸해진 이유로 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진은 서초구 소재 개인카페. ⓒ스카이데일리
 
하지만 제도시행 이후 영세업체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경우 본사차원에서 관련된 지원과 관리를 통해 제도 정착이 잘 되는 반면 소상공인들은 기본적으로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저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다회용 컵 사용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실제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시 소재 커피전문점을 방문한 결과 자율적 협약을 맺은 엔제리너스,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할리스커피, 투썸플레이스 등 총 5곳에선 모두 계산대나 테이블위에 매장 내 고객에게 플라스틱 컵을 제공할 수 없다는 안내문을 볼 수 있었다. 주문을 하고 매장 내 이용고객을 살펴보니 20여명의 손님 중 1회용 플라스틱 컵을 이용하고 있는 손님은 3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근 영세업체들은 상황이 달랐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달리 1회용 플라스틱 컵 제공 불가 안내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방문한 5곳 모두 매장 내 고객들에게 1회용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고 있었다.
 
대다수 영세업체들은 플라스틱 컵 사용규제가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영세업체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저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지 않으면 인건비 등 비용 부담으로 인해 제대로 된 경쟁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관련해 마포구 합정동에서 개인카페를 운영 중인 김모(39·남)씨는 정부의 1회용 컵 사용규제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 씨는 “현재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에는 소상공인을 고려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무조건 과태료만 부과할 생각인 것 같다”며 “영세업체들은 주로 단골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데 머그잔을 제공하려고 해도 고객들이 불편해하거나, 1회용 플라스틱 컵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거절하기가 힘든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적인 측면에서도 최저시급도 인상돼 인건비 부담도 심한데 다회용 컵을 사용하면 다량의 설거지로 직원 업무 부담도 늘고 그만큼 수도와 세제 사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저렴하고 편리한 1회용 컵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초구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송모(30·여) 씨는 “영세업체의 경우 설거지가 쌓이면 주문도 바로 받을 수 없고 주문이 밀려있으면 기다리다 다른 가게로 가는 고객도 종종 있어 현실적으로 다회용 컵으로만 제공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시급…“정부·고객·소상공인 3박자 고루 맞아야”  
 
     
▲ 영세업체들도 고객들에게 다회용 컵 사용 권장을 위해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사진은 마포구 내 개인카페 테이블 상 협조 안내문 ⓒ스카이데일리
 
영세업체 및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정부의 실효성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펼치고 있는 자원재활용법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소상공인들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다보니 단속을 위한 단속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영세업체들도 대기업 프랜차이즈처럼 제도를 잘 이행할 수 있게끔 관련 제도를 재정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객이 커피전문점 이용 시 텀블러를 휴대하는 등 1회용 컵 사용 금지에 대한 인식 변화와 그에 발맞춰 정부의 다회용 컵 구매비용 지원 또는 관련 지원 대책이 있어야 소상공인들의 자율적 협약 참여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사실 상 지난 2003년부터 1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면 안됐지만 업계에서 편한 것을 추구하고 사회적으로도 크게 문제시 되지 않아서 계속 사용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지난해부터 협약의 내용을 갱신하고 집중적으로 단속해 과태료도 부과하고 있지만 각 자치구 당 단속인원이 1~2명 정도라서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발적 협약을 맺은 업체들은 텀블러 이용 시 요금할인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펼치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을 위한 예산 투입 부분이 거의 없어 유인책을 지원할 만큼의 재정적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국장은 “현재 법 자체로는 자발적 협약을 맺지 않은 영세업체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무작정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보다 영세업체가 1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지 않게끔 관련 부처의 법과 제도 개정이 필요하다”며 “일선 자치구에서 단속도 늘리고 소비자들의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에 대한 인식 개선 등 3박자가 고루 맞아야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장수홍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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