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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지자체 예산낭비

혈세 물 쓰듯 쓰는 지자체 막장행정에 국민들 등골휜다

황금바둑판, 흉물동상 등에 예산 펑펑…“견제장치 마련 시급”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8-16 13: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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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낭비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사전준비 없는 독단적 결정과 과시성 행정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재정자립도 낮은 지자체에서도 예산낭비 사례가 빈번해 정부차원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은 오는 10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월미바다열차 출발지인 월미바다역 외관 모습 ⓒ스카이데일리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낭비 행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서도 낭비성 예산 집행이 적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월미궤도차량…개통 앞두고 “혈세 먹는 하마될까” 우려 분분
 
부실시공으로 막대한 예산낭비를 불러 온 월미바다열차가 11년 만에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사업비 183억5500만원이 투입된 ‘월미궤도차량 도입사업’은 최근 공사를 완료하고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오는 10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폭 2.39m, 높이 3.54m, 길이 15.3m 크기의 2량 1편성인 월미바다열차는 월미바다역을 출발해 월미공원역~월미문화의거리역~박물관역을 거쳐 다시 월미공원역~월미바다역까지 돌아오는 6.1㎞ 구간을 운행한다. 승차인원은 46명, 최고속도는 20.0㎞/h다. 이용요금은 성인 8000원, 청소년·노인6000원, 어린이 5000원 등이다.
 
‘월미궤도차량 도입사업’은 당초 지난 2008년 ‘월미은하레일 사업’이라는 출발했다. 사업비 853억 원이 투입된 ‘월미은하레일 사업’은 월미관광특구 활성화와 구도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2010년 6월 준공 후 차량안내륜 축 절손사고 등 결함이 발견되면서 사업은 전면중단 됐고 대표적인 지자체 예산낭비 사례로 언론의 지탄을 받았다.
 
2013년 12월 ‘레일바이크형 궤도차량 사업’으로 변경해 추진됐지만 시행사의 협약 불이행 등으로 사업추진이 보류됐고 2017년 12월 기존 구조물(6.1km, 4개 정류장)을 활용해 중앙 주행레일을 두고 좌우측 보조레일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변경돼 추진됐다.
 
우여곡절 끝에 당초 계획보다 적은 예산으로 사업이 마무리되긴 했지만 여전히 사업의 실효성에 물음표가 뒤따른다. 월미바다열차 유지보수비로 연 43여억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를 충당하려면 하루 1700명이 이용해야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모노레일 사업 성공사례로 꼽히는 경남 거제관광모노레일의 하루 평균 탑승객이 6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1700명은 다소 비현실적인 수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용금액, 주변경관 면에서 거제관광모노레일은 물론 인근 관광시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아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공사는 시범운영 후 이용요금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가 추진중인 ‘월미궤도차량 도입사업’은 2008년 ‘월미은하레일 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준공 후 결함이 발견되면서 사업은 중단됐고 혈세 853억 원이 낭비됐다. 개통을 앞두고 있는 월미바다열차 역시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세금만 잡아먹는 하마가 될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월미바다열차, 열차 레일, 운행노선도 [사진=인천교통공사]
 
 
시민들 역시 월미바다열차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인천 월미도공원에서 만난 인천시민 김석현(39·남·가명) 씨는 “열차가 개통되면 호기심에 사람들이 몰리겠지만 볼거리가 월미도 앞바다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어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역민들 사이에선 차라리 근처 영종도 자기부상열차가 훨씬 낫다는 말들이 많다”며 “자기부상열차는 속도도 빠른데다 서해안이 눈앞에 펼쳐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원 인근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순정(55·여·가명) 씨는 “사람이 많이 오면 좋지만 두고 봐야할 일이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박 씨는 “처음 모노레일 만든다고 했다가 부실공사로 철회되고 다시 부순다고 했다가 또 다시 열차 만든다고 하면서 들어간 돈만 1000억 원 정도라고 들었다”며 “그동안 까먹은 1000억원 모두 혈세인데 과연 충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월미바다열차 운영방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통 두 달여를 앞둔 현재 공사 측이 내놓은 운영계획은 △주변 관광자원 연계형 통합패키지 개발 △주변 환경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마케팅 및 홍보 등이 전부다. 인천시 관계자는 “월미바다열차가 개통되면 주변 상권은 물론 인근 관광시설에까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며 “관련기관과 협력을 통해 월미바다열차가 지역 명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돈 없는 지자체도 예산낭비 곳곳서 적발…“주민참여 제도 마련돼야”
 
전남 신안군은 지난 6월 ‘신안군 황금바둑판 조성 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신안군은 2022년 말까지 황금 189kg(순도 99%)의 매입금액 마련을 위해 ‘신안군 황금 바둑판 조성 기금’을 설치한다. 쉽게 말해 돈을 모아 황금으로 바둑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안군은 조례개정 이유로 안정적인 체육진흥 시책 추진과 주민의 체육 여건 개선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입법예고안은 조례규칙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군 의회에 상정된다. 신안군은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태어난 곳이다. 비금도에는 이세돌 바둑기념관이 있다.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신안 천일염 전국 대학생 바둑대회’ 등도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은 시작도 하기 전에 제동이 걸렸다. 지역민들 사이에서 “재정자립도가 꼴찌인 상태에서 황금바둑판을 만들겠다니 제정신이냐”는 비판 여론이 일면서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19년 기준 신안군 예산규모는 4253억4600만 원인데 비해 자제수입은 363억5600만원에 불과하다. 재정자립도는 8.55%로 전국 243개 지자체 중 242위다.
 
재정자립도가 8.75%에 불과한 전남 구례군은 전남라도 2019년 종합감사 결과 ‘백두대간 마루금 생태축 구름다리 설치를 위한 실시설계용역’ 등 총 5건의 사업을 추진했지만 토지 소유자 사용 부동의로 사업이 불발돼 용역비용 약 2억2000만원을 낭비한 것으로 적발됐다. ‘이향~오평 농어촌 확포장공사 실시설계용역’ 등 5건의 사업도 문화재청 불허가·토지 소유자 사용 부동의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면서 약 2억7000만원이 허공에 날아갔다.
 
▲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예산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체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고 사업추진예산집행 과정에 주민들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최근 철거가 결정된 포항시 ‘은빛 풍어’ 조형물 [사진=포항시청]
  
구례군은 당화혈색소 등 의료장비 4종을 구입(3615만5000원)해 7개 보건지소에 배정했지만 2016~2019년 현재까지 콜레스테롤·당화혈색소 측정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사전 검토와 준비 소홀로 인해 예산이 낭비된 사례다”며 “사전준비를 철저히 했다면 사업 중단에 따른 예산낭비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지난 6월 경관위원회를 열어 동해면 입구에 설치된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 철거를 결정했다. 그동안 지역민들이 “설치 당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데다 ‘은빛풍어’는 지역 주민과 고장을 상징하고 있지 못하다”며 철거를 주장한 결과였다.
 
‘은빛풍어’는 포항시가 지난 2009년 3억원의 예산을 들여 꽁치꼬리를 형상화 해 제작한 조형물이다. 제작 당시에도 주민들의 항의로 조형물 제막식이 무산될 만큼 반발이 거셌다. 포항시의 2019년 기준 재정자립도는 31.89%로 전국 평균 51.35%를 밑돌고 있다.
 
지자체 지원예산으로 운영되는 체육회 등 유관기관의 예산낭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자체가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시·도 체육회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지난 한 해만 전문·생활체육분야가 약 3700억원, 장애인체육 분야가 약 750억원 등에 달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3일 “지자체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시·도 체육회에서 운영비 부당집행과 예산낭비 사례가 확인됐다”며 지자체의 지도·감독 강화와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위한 개선방안 마련을 정부와 각 지자체에 권고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A시(市) 체육회는 2016년 8월~2017년 10월 총 40회에 걸쳐 1044만5000원의 부서운영업무추진비를 지출하면서 7차례에 걸쳐 개인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B시 체육회는 공용차량 이용 시 관외출장 여비를 2분에 1 감액 지급토록 한 규정을 총 59건 위반해 273만1000원을 부당 집행했다.
 
C시 체육회의 2018년 상근직원에 대한 초과근무수당 지급액을 확인한 결과 사무국장 K씨에게 1년간 940만7000원이, 총무과장 L씨에게는 799만1000원의 초과근무수당이 각각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 예산낭비 실태와 관련,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예산낭비는 권한을 남용하거나 부실한 재정관리 탓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산낭비는 곧 국민들의 부담으로 직결되는 만큼 각 지자체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주민참여 방식을 적극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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