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주변이나 향후 비무장지대를 관통해 건설하게 될 도로는 생태계 보호를 최우선 해 자연을 닮은 도로, 세계적인 경관도로로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대부분의 도로는 속도 중심의 통과형으로 설계되고 있다. 반면 DMZ 주변 도로는 도로 자체를 명소화해 ‘머물며 구경하는 관광형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굽은 흙길’ 같은 획기적 방안 수립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23일 발간한 ‘DMZ 도로는 굽은 흙길로’ 보고서를 보면 한반도 신경제 정책은 DMZ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철도 개설을 수반한다. 반면 이는 동서로 넓게 펼쳐진 DMZ 생태보전과 교차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자칫 한반도 신경제가 DMZ 생태계의 허리를 잘라 버릴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경기연구원이 지난 7월 수도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DMZ와 남북 접경지역 활용 시 우선시해야 할 핵심가치로 ‘경제적 가치’(17.5%)보다 ‘환경적 가치’(81.9%)를 꼽았다.
보고서는 생태계를 배려한 5가지 도로건설 기본원칙으로 △도로 면적보다는 개수 제한 △교통량에 따라 완충구역 폭 설정 △습지 등 주요 생태계는 우회 또는 저속 설계 △노선 결정 후 생태통로 계획 △도로 운영 시 양쪽 경관 복원 등을 제시했다.
도로 개수를 최소화하고 교통량 증가에 따른 완충구역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생물종이 의존하는 습지와 같은 민감한 생태계는 피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저속 도로로 설계하자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일부러 구불구불한 흙길을 조성하는 등 생태계를 고려한 판단도 필요한 상황이다.
동물이동을 위한 통로 등으로 좁게 해석했던 생태통로도 선형(하천, 다리, 터널, 굴), 징검다리(공원녹지, 습지와 연못, 정원, 도시숲), 경관(가로수, 제방)과 같이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적용한다면 DMZ를 ‘생태통로 박람회 장’으로 여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연구를 수행한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MZ와 일원 생태계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도시가 아닌 도로 건설”이라며 “굽은 흙길 등 생태계를 최우선으로 하는 도로를 설계하는 한편 기발한 노선, 아름다운 구간, 멋진 다리 등 도로 자체가 충분히 관광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 허리가 될 평화로(국도3호선)를 선택해 세계적인 경관도로로 집중해야 한다”며 “통일로(국도1호선)는 국가·경기도·고양시·파주시가 협력해 경관을 개선하고 향후 북으로 확산시킨다면 통일 한국을 위한 좋은 준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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