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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사전투표 개인정보 유출 의혹

중앙선관위, 사전투표 불법의혹 ‘객관적검증’ 반발 파문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생성과정 공개 법원 요구 거절에 시민단체 공분

김진강기자(kjk560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10-02 14: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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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고등법원(제6형사부)은 지난 25일 사전투표용지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검찰에 고발된 K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중앙선관위가 제출을 거부한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생성과정 자료를 재요청하지 않고 그대로 판결을 선고 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고등법원 ⓒ스카이데일리
 
사전투표용지 QR코드(Quick Response code)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여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특히 관련 의혹의 객관적 검증을 중앙선관위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어 논란은 더해지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 역시 해당 사안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해 개인의 투표정보 유출 의혹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QR코드 생성과정 객관적 검증 없이 내달 재판결과 선고…시민단체·피고 반발
 
서울고등법원(제6형사부)은 지난달 25일 사전투표용지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와 관련 항소심 재판 결과를 이달 18일 선고한다고 밝혔다. 허위사실의 진위를 가릴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생성과정 자료를 선관위가 거부한 상태에서 재요청 없이 판결이 내려지게 되는 셈이다.
 
‘부정선거진상규명연합회’ 등 시민단체들은 “재판부가 재판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증거에 의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중앙선관위의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판결한다면 민주주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다”며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중대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사건은 지난해 6월 인천선거관리위원회가 한 시민단체 소속 K씨를 상대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혐의에 대한 검찰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K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전투표용지에 인쇄된 QR코드에 개인정보가 들어 있고 선관위는 선거인이 누구를 찍었는지 알 수 있는 등 비밀투표를 위반하고 있어 사전투표를 하지 말자’는 내용을 웹툰에 게시했다.
 
▲ 중앙선관위는 전자투표시스템의 경우 지난 2006년 한국통신기술협회 인증을 받은 반면 사전투표용지 발급시스템은 외부의 독립된 검증기관에서 소프트웨어의 무결성·안전성 인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부정선거진상규명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25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사전투표용지 발급 프로그램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난 4월 1심 재판부(인천지법 제14형사부)는 “QR코드에 개인정보가 있다는 구체적인 사실이나 근거가 없다”며 K씨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선거자유방해죄로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
 
K씨는 즉각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지난 6월 ‘QR코드 생성과정에 대한 재판부 확인 없이 1심 판결이 내려졌다’는 변호인의 의견을 받아들여 중앙선관위에 QR코드 생성과정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지만 중앙선관위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수 있다’며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K씨는 2심 최후 진술에서 유무죄 판단은 사전투표용지 발급 전산프로그램과 개인정보 유출 간의 인과관계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판결 전 프로그램 검증’을 재차 요청했다. ‘사전투표용지 QR코드에 개인정보가 들어있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사실 확인 없는 판결은 부당하다는 주장이었다.
 
K씨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디지털선거시스템에 대해 우리나라는 관련법도 없을 뿐 아니라 선관위는 시스템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사전투표용지의 QR코드와 선거인 개인정보 간 관련 여부는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문제인데도 원심 재판부는 사실 확인 없이 증언만으로 유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재판부가 사실 확인 없이 임의적 자의적 판단으로 사전투표용지 QR코드가 개인정보와 관련이 있다 없다 판단하고 선고한 것은 부당하고 납득할 수 없다”며 “2심 재판부는 사전투표용지 발급과 관련해 선거인의 개인정보 침해가 있는지 없는지 밝혀질 수 있도록 사전투표용지 발급 통합선거인 전산프로그램 소스를 확인한 후에 선고해 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에는 사전투표용지에 바코드를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선관위는 임의로 QR코드로 불법 사용했다”며 “이 사실은 선관위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증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 행위는 선관위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불법행위를 막고자 했던 정당행위다”며 위법성 조각(阻却·죄가 되지 않음)을 주장했다.
 
법조계 내부에서도 디지털증거에 의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허위사실 유무를 판단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동 소재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307조에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피고인 K씨 유포 내용이 허위사실인지 여부 판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투표용지 발급프로그램 등의 디지털증거에 의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죄가 입증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중앙선관위의 통합선거인명부 프로그램과 사전투표용지 발급 프로그램의 검증을 통해 비밀투표 침해 소지가 없다는 입증이 전제돼야 한다”며 “범죄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죄로 인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고 밝혔다.
 
미국·독일 등 사전투표 디지털 기기 사용에 각별한 주의…국회 침묵에 논란 장기화 전망
 
▲ 국회는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사용에 대한 위법성을 지적하면서도 정작 법 개정에는 미온적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선관위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현장 ⓒ스카이데일리
 
사전투표와 관련된 디지털 프로그램 검증 문제는 선진국에서도 심각한 사안으로 다루는 사안이다. 미국의 경우 사전투표용지 발급시스템에 대해 투표의 비밀 보장과 이중투표 방지를 위해 국가 또는 각 주 정부에서 지정하는 기관에서 소프트웨어 무결성·안전성 인증을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철저한 검증작업이 없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아예 금지시켰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지난 2009년 3월 전자투표기 사용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고의의 부정투표 가능성과 기계 오류 가능성이 큰 만큼 선거의 공공성 원칙을 지키기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국민이 투표 순서나 투표 결과 확정의 기본적인 과정을 특별한 IT지식이 없어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거 전문가는 “문제의 발단은 민주적 절차에 의한 무결점·안전성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선거시스템 도입에 있다”며 “투표의 비밀 보장과 관련한 합리적 의심과 공공이익을 위한 문제 제기는 정치적·시민적 권리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는 해당 사안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사전투표용지 QR코드 사용과 관련해 지난해 9월 검토보고서에서 QR코드 사용은 공직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바코드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지만 이후 법령 개정 등 아직까지 후속 조치를 이행하진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선거법이란 무기를 쥐고 있는 선관위를 건드려서 좋을 것이 있겠느냐”며 “중앙선관위가 적극적으로 법 개정을 요청하지 않는 이상 누구도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이다”고 귀띔했다.
 
[김진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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