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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도 패스’ 중앙선관위…QR코드 사실조회 요청 거부
“기업이익 해칠 우려 커 자료제출 불가”…개인정보 유출 의혹 ‘미궁’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09-03 13:58:01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진=중앙선관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빚고 있는 사전투표용지 QR코드(Quick Response code)와 관련해 ‘생성과정을 확인해 달라’는 사법부의 사실조회 요청을 거부했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6형사부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사전투표 통합명부시스템의 구조 등이 노출될 경우 이를 악용한 해킹이나 보안사고로 인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수 있다“며 법원이 요구한 사전투표 운영시스템의 사전투표용지 발급 프로그램 소스와 지난해 6월 실시된 전국 지방선거 사전투표용지의 발급 디지털 기록파일 제출을 거부했다.
 
앞선 지난 6월 26일 서울고법 재판부는 인천시선관위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용지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K씨를 고발한 항소심 재판에서 ‘QR코드 생성 과정에 대한 사실조회를 해 달라’는 변호인의 요청을 채택했다. 
 
이날 변호인은 “K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QR코드가 만들어지는 순서와 범위 등 구체적 과정에 대한 확인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1심 재판부(인천지법 제14형사부)는 “QR코드에 개인정보가 있다고 막연한 의심만 했을 뿐 구체적인 사실이나 근거를 확인한 사실이 없었다”며 “피고인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비밀투표 원칙에 위반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선거의 자유를 방해했다”고 판시하고 K씨에게 벌금 25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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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공직선거법·공직선거관리규칙에 따르면 사전투표용지에는 0000001, 0000002, 0000003 등 10진수 형태의 7자리 일련번호가 순차적으로 부여된 막대모양의 바코드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사전투표용지에 사용된 QR코드 판독결과 숫자와 영문알파벳이 뒤섞인 16진수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부정선거 시비를 불러왔다. 또한 중앙선관위는 “일련번호를 숫자와 알파벳으로 조합해 변환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변환과정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답변서에서 “사전투표용지의 QR코드는 33자리 또는 34자리의 숫자(일련번호의 경우 숫자와 알파벳)며 ‘선거명(12자리)+선거구명(7자리 또는 8자리)+관할 시·군·구 위원회명(4자리)+일련번호(7자리)+투표용지 길이(3자리)‘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중 일련번호 7자리의 알고리즘과 관련해 “7자리는 선거구분 없이 동일하게 부여된다”며 “다만 QR코드에는 선거, 선거구 등의 정보가 조합돼 있는 만큼 선거별 사전투표용지의 QR코드는 모두 다르게 생성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에 따라 선거구·선거인 수가 다른데도 어떻게 7자리 일련번호가 똑같을 수 있는지’에 대한 중앙선관위의 추가 해명이 필요한 사안이다.
 
중앙선관위는 이어 “사전투표용지의 QR코드 숫자는 사전투표를 한 선거인의 개인정보와 관련 없이 부여된다. 생성기록은 별도로 저장하지 않는다”며 밝혔다. 선거인과 일련번호를 연결할 수 있는 정보는 저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하지만 숫자와 알파벳으로 구성된 7자리의 생성 알고리즘을 알 수 있는 사전투표용지 발급 프로그램 소스의 사실조회와 관련해 “국가의 이익을 해칠 수 있고 시스템 개발업체의 영업비밀과 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피력하고 “선거인의 투표기록은 선거인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사실조회 요청에 대한 자료제출을 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전투표용지 QR코드 7자리에 개인정보가 심어져 있을 우려가 있다”는 K씨의 주장과 “K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인천선관위의 주장을 입증할 방법이 사실상 없어 향후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지난 3월 인천지방법원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중앙선관위 소속 이 모 주무관이 ‘사전투표용지의 QR코드 중 7자리가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증언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 같은 증언을 한 사실이 없으며 피고인(K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한 사실 또한 없다”고 밝혔다.
 
K씨 측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있는 QR에 대해 생성과정을 일반국민에게 전부 공개하라는 것도 아니고 재판부에 확인시켜 달라는 것인데도 이 또한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선관위는 국민들의 의혹에 대해 이를 해소시킬 의무가 있는 정부기관”이라고 비판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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