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 시동거는 아모레,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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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G, 지배구조 강화 차원…증권가 “10년 뒤 보통주 전환, 경영승계 포석”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9-10-13 13:15:33

▲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최근 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아모레퍼시픽그룹이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되는 전환우선주를 발행했다. 최근 서경배 회장의 장녀 민정 씨가 경영일선으로 복귀한 것과 맞물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 됐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1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은 지난 10일 주당 2만8200원에 전환우선주 709만2200만주를 발행했다. 조달 규모는 2000억원이다. 전환우선주는 10년 후 1대 1 비율로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조달한 자금 2000억원 중 1600억원은 그룹 내 핵심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지분을 취득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1600억원에 아모레G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400억원을 투입해 총 2000억원 규모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매입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남은 400억원은 오설록 출자금 등에 쓰인다.

2000억원 규모 주식 매입을 통해 아모레G의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35.4%에서 37.7%로 2.3%p 상승하게 된다.

이번 전환우선주 발행의 목적은 경영권 승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측은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총수 일가의 지분율 등을 고려하면 현재도 그룹 내 지배력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결국 10년 뒤 보통주 전환을 핵심에 둔 경영승계 목적 유상증자라는 해석이다.

일찌감치 민정 씨를 경영승계권자로 낙점한 서 회장은 민정 씨가 미성년자일 때부터 순차적으로 지분을 분배해 왔다. 서 회장은 2006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민정 씨에게 전환우선주를 증여한 바 있다. 민정 씨의 전환우선주는 2016년 보통주로 전환됐다. 여기서 민정 씨는 보통주 기준으로 아모레G 지분 2.71%를 확보했다.

이 밖에도 서 회장은 민정 씨에게 계열사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의 주식도 증여해 왔다. 민정 씨가 전 계열사에 걸쳐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배경이다. 민정 씨는 이니스프리 지분 18.18%와 에뛰드 지분 19.52%를 소유하고 있다. 또 다른 계열사 에스쁘아 지분도 19.52% 소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이번 전환우선주도 민정 씨에게 증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서 회장이 보유하게 될 전환우선주 전량인 약 374만977주가 민정 씨에게 증여된다고 가정하면 민정 씨는 증여세 명목으로 납부하는 50%를 제외한 약 187만489주를 보유하게 된다. 이 전환우선주가 10년 후 보통주로 전환되면 민정 씨의 아모레G 지분율은 4.67%로 뛸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민정 씨는 1991년 출생으로 미국 코넬대를 졸업했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2017년에서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는데 수 개월만에 퇴사하고 중국 장강상학원(CKGSB) 경영대학원(MBA)과정에 입학했다. 장강상학원은 중국의 사립 경영학 석사학원으로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이 공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으로 떠났던 민정 씨가 회사에 복귀한 건 2년 만이다. MBA과정을 수료한 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뷰티영업전략팀 ‘프로페셔널’ 직급을 맡게 됐다. 프로페셔널 직급은 과장 급에 해당한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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