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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경제생활

사이비 4+1 협의체에 휘둘리는 국회

국민 세금 이용해 실속 챙겨…읍참마속 없는 한국당 안타깝기만 하다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19-12-14 09:49:11

“내 아들아 완전한 지혜와 근신을 지키고 이것들이 네 눈앞에서 떠나지 말게 하라 그리하면 그것이 네 영혼의 생명이 되며 네 목에 장식이 되리니.” <잠언 3 : 21 ~ 22>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1970년 대한민국 선거 사(史)에 길이 남은 불후의 선거구호다. 집권당인 이승만 대통령이 국론분열을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했다. 돌이켜보면 비슷한 구호의 무한 변형 되풀이가 계속되고 있다. 뭉쳐야 살고 무조건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해야 국민들에게 먹힌다.
 
정치가 모를 리 없다. 총선을 불과 넉 달 앞둔 시점에서 그 구호가 현실로 나타났다. 집권당인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집권에만 혈안이 되어 국론분열을 선동하며 나라 전체를 전쟁터로 내몰았다. 그 여세를 틈타 국회가 제 1야당을 배제한 채 내년도 예산안을 일방 처리했다. 그야말로 뭉치면 산다는 구호가 먹혀들었다.
 
여당은 다수결 원칙을 지켰다고 항변하겠지만 그러나 형식적 다수를 위해 교섭단체 요건도 갖추지 못한 군소정당을 들러리로 내세우면서 정작 107석을 갖고 있는 원내 제2당을 패싱한 것은 어떤 설명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이는 20대 국회가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한 초법적 발상으로 두고두고 헌정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더우기 독재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입만 벙긋하면 민주화 운동 경력을 앞세우며 개혁을 외치던 민주당 정권 아래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
 
평소 의회주의자를 자처했던 문희상 국회의장이 예산안 처리 직전 당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시간만 기다려 달라는 요청을 무시하고 의장 화장실에서 주승용 부의장에게 의사봉을 넘겨줘 예산안을 기습처리 하게 하면서 공정성, 중립성 시비에 휘말린 것은 안타깝고 아쉽다.
 
무려 512조 2505억원이란 천문학적 예산안을 일명 4+1협의체라는 법적 구속력 없는 일종의 의원 모임에서 예산안을 확정한 자체부터 문제가 될 요지가 크다. 특히 지위나 이익이 보장되면 굳이 당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파행을 자초한 건 민주당이다. 자유한국당이 의사진행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핑계로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4+1협의체를 구성해 밀실에서 증액, 삭감을 통해 수정안을 만들어 밀어붙였다. 법과 국회법에 명시된 예결위 심사-본회의 부의 절차는 아예 무시된 상황에서 강행처리 됐다.
 
게다가 4+1협의체는 예산 심사회의록 조차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명성을 의심받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깜깜이 심사는 주권자이자 납세의무가 있는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아주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다. 문제는 선거법이 개정돼 다당제로 됐을 때 당리당략으로 국회가 운영된다면 이번 예산안처럼 강행처리 되어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각 정당들의 이해(利害)를 따져 이번처럼 담합이 될 경우 의석 과반수가 되지 않는 정당의 권리는 아예 무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후 정치적 부담과 후유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국회의 파행이 당초 성격이 다른 쟁점 법안(선거법, 공수처법 등)을 군소정당들이 정치적으로 맞교환함으로써 시작된 만큼 앞으로의 국회 운영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국회를 통과한 대폭 증액된 슈퍼 예산안의 내용이다. 모두 문제투성이다. 내년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 예산과 나랏돈을 마구 퍼부어 구멍을 메우려는 선심성 복지, 사업 예산이 주를 이루며 넘쳐나고 있다. 올 10월 현재 누적 재정적자가 벌써 45조 5000억원에 달했는데도 문재인 정권이 내년에 60조원에 달하는 적자 국책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적자 재정과 국가 부채로 부족분을 메우겠다는 못된 심보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고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 미래 세대에 감당 할 수 없는 빚을 떠넘기는 몰염치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예산안 날치기 강행에서 더욱 분개하고 놀라운 것은 이른바 실세를 자처하는 지역구 의원들의 민원성 예산이 다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예산안 수정안을 주도한 일명 사이비라 불리는 4+1협의체에 참석한 의원들이 암암리에 실속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세종시에는 정부안보다 5억 1200만원이 증액됐다. 여당의 살림살이를 도맡은 윤호중 사무총장은 정부안에 없던 사업까지도 포함, 정부안보다 10억원을 늘렸다. 예산 결산 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지역구인 안산시와 관련, 정부안보다 2억원을 추가로 증액했다.
 
또 4+1협의체에 참여한 김관영 바른미래당 전 원내대표는 모두 25억원을 확보했으며 조배숙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전북 익산을 지역구 사업비로 17억 2500만원을 확보했는데 이중에는 정부안에 없던 사업비도 책정됐다. 대안신당 대표로 참여한 장병완 무소속의원도 광주~강진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예산 23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역시 정부안 보다 20억원을 증액했다. 유성엽 가칭 대안 신당 창당준비위원장도 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더 화가 치미는 것은 전날 예산통과를 두고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 피 같은 세금이 특정 정치 세력의 정치적 뒷거래 떡고물처럼 이리저리 나눠지고 있다”고 비난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실속을 챙겼다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특히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은 지역구 예산에서 정부안 외에도 신설사업예산으로 18억원을 확보하는 등 총 109억원을 추가로 챙기면서 실세임을 입증했다. 또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이종배 의원도 정부 원안에 없던 사업비 8억 1200만원의 예산을 새로 확보한 것을 알려졌다.
 
날치기 예산안 통과 후 지역구 의원들은 홍보에 열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의 경우 전날 밤 9시쯤 예산안이 통과된 지 불과 1분 만에 구미에 295억원 로봇인력 양성기관 유치된다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발송, 배포해 논란이 일었다. 장 의원은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이해해  달라”는 말로 대신했다. 장 의원이 보도 자료를 배포할 시간에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날치기 예산이라며 항의하고 있었다.
 
자유한국당의 극한 상황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참화(慘禍)가 벌어진데 대해서는 툭하면 반대, 장외투쟁을 일삼는 자유한국당에도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제 1야당이라 해도 수적우세와 담합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독선, 독주의 정치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회가 더 이상 하면 안 된다. 이번으로 멈춰야 한다. 더욱이 선거법은 게임의 룰을 정하는 것이고 공수처법 등은 사법행정의 근간을 새로 만드는 중차대한 법안이다. 그럼에도 이 안건마저도 지금처럼 사이비 4+1협의체가 당리당략을 앞세워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정치 파탄은 물론 국민적 저항에 직면 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조국 사태, 청와대 선거개입 등의 보도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갖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아쉬운 것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런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목전에 있는 것만 보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집권 여당, 국회는 본연의 자리에서 국민을 기만하고 선동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년 총선을 장담하고 있는 여당이지만 다수의 국민들에게 이미 신뢰를 잃은 대통령과 정당이다. 단지 자유한국당이 내려놓겠다, 변하겠다, 통합해야 한다는 말만 무성 할 뿐 적당히 분칠하며 바람 따라, 강물 따라 흘러 다니는 안일함에 어부지리로 민주당이 덕을 보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을 자유한국당이 모를 리 없는데 읍참마속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민심을 얻지 못하니 선거 때마다 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한국당도, 총선에서 이기려면 쇄신이 필요하다. 4+1협의체의 오만함이 자칫 역사를 그르칠 수도 있다. 더 큰 불행한 사태에 빠지지 않도록 20대 국회의 마지막에라도 타협의 정치, 공정한 정치로 마무리 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리를 사되 팔지는 말며 지혜와 훈계와 명철도 그리할지니라.”<잠언 23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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