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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목동 아파트단지 석면사태

정부 막장규제에 발암물질 공포 떠는 노후APT 주민들

건강피해 우려에도 정부대책 전무…안전진단 강화에 재건축 미지수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1-08 13:5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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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노후아파트 석면 문제가 재조명 되고 있다. 석면 위협에 노출돼 있음에도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석면안전관리법 상 일반·공동주택의 석면 문제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 쟁점사항이다.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는 주민들의 석면 위협에 결국 재건축을 선택했지만 안전진단 강화로 사업에 지장이 생길성이 높아 정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사진은 목동5단지. ⓒ스카이데일리
 
최근 안전진단 기준 강화로 재건축 연한을 넘긴 사업장들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노후로 인한 석면 발생, 내진 설계 미흡 등의 문제로 재건축을 진행 중인 사업장에선 반발 여론이 특히 높다. 안전진단을 앞둔 목동5단지가 대표적이다. 최근 이곳 주민들 사이에선 정부가 국민들의 생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반응이 일고 있다.
 
지난 2018년 초 국토교통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를 발표했다. 국토부는 그간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인 안전진단의 절차와 기준이 지속 완화돼 왔고 사회적 자원 낭비와 사업에 동의하지 않은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 등 부작용 등의 이유로 규정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안전진단 종합판정을 위한 평가항목별 가중치가 조정됐다. 기존까진 구조안전성 20%, 주거환경 40%, 시설노후도 30%, 비용분석 10% 등을 고려해 재건축 여부를 결정했으나 구조안전성 비중을 50%까지 상향조정했다. 주거환경은 15%, 시설노후도는 25% 등으로 줄었다.
 
“석면 위협에도 재건축 추진 미지수…원인은 文정부 안전진단 강화”
 
최근 목동신시가지 6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았다. 재건축 안전진단 A~C등급은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은 재건축 확정 판정으로 분류할 수 있다. 6단지처럼 D등급을 받을 경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의 적정성 심사를 거쳐 재건축 여부가 확정되나 업계 안팎에선 어렵지 않게 넘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주변 재건축 단지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문재인정부의 안전진단 강화 때문이다. 6단지 인근에 위치한 5단지 주민들은 아파트 노후로 석면 등의 위협에 시달리는데도 재건축의 시작 단계인 안전진단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성토의 목소리 냈다.
 
5단지에서 만난 안인근(남) 씨는 “목동으로 들어오는 많은 분들이 리모델링을 진행한다”며 “관할 지자체인 양천구청도 무리 없이 통과시켜 주는 상황으로 이는 노후 아파트의 불편함, 여러 위협을 제거하는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목동5단지를 비롯해 이 일대는 대규모 단지들이다”며 “개별적으로 고치고 사는 수준에서 그칠게 아니라 재건축을 통해 정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목동6단지 인근에서 만난 김대훈(남·가명)씨는 “목동도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때가 됐다”며 “노후 아파트가 가진 석면, 내진설계·소방도로 확보 미흡 등의 문제는 조속히 해결돼야할 문제로 우리보다 낡은 서울 내 단지들 역시 하루 빨리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목동5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재준위) 관계자들은 “석면으로 시공된 모든 단지들은 지자체와 국가로부터 보호 받지 못하고 있다”며 “내진 설계까지 미흡한 상황에서 집 값 상승을 막는다는 목적 때문에 입주까지 짧게는 8년 길게는 10여년이 걸리는 초기 단계인 재건축 안전진단까지 막힌다면 주민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목동5단지 재준위 김주형 대표는 “옛날 아파트는 석면을 단열 재료로 사용했다”며 “비용을 들여 수리하지 않은 분들은 석면에 노출돼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하게 말하면 발암물질과 같이 살고 있는 셈이다”며 “석면 가루는 폐에 박히면 나오지 않는 물질로 전해 들었다”고 지적했다.
 
건축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목동5단지 재준위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법이 제정되면서 석면 규제가 생긴 후 지어진 건축물들은 문제가 없지만 그 전에 지어진 건물은 석면이 발생한다”며 “우리 단지도 지자체인 양천구청에 석면 문제를 해결해 달라 민원을 넣었지만 공동주택은 석면관리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공시설물, 다중이용시설 등의 석면 문제가 불거졌을 때 규제를 하는 수준에 지자체의 역할이 제한돼 있다”며 “통계가 잡히는 1977년부터 석면관련 법이 제정돼 석면 건축물이 사라진 2009년 경 이전까지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주택 수는 84만호로 파악됐는데 국가에선 이들을 손 놓고 있는 셈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신축 외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양천구청 측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목동5단지 뿐 아니라 모든 아파트는 지도·관리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법이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연면적 500㎡ 이상 공공건축물, 다중이용시설, 유치원·학교 등도 지도·관리 대상이지 특별히 지원하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주택의 석면조사는 해당건물의 소유자가 실시해야 하기 때문에 목동5단지는 관리주체에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하도록 협조 요청했다”며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가 이뤄지지 않으면 계속 살거나 직접 리모델링을 하는 수 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무서운 발암물질 석면…전문가들 “목동 재건축은 국민건강과 직결” 
                 
▲ 석면은 암을 일으키는 위험 물질로 악명 높다. 전문가들은 국민 안전 때문에라도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목동5단지 내부 [사진제공=목동5단지 재건축준비위원회]
 
석면은 화산활동에 의해 발생된 화성암의 일종인 규산 광물에서 추출한 천연 섬유다. 의학계에 따르면 미세먼지보다 더 무서운 물질이다. 1군 발암물질로 소멸하지 않고 장기간 체내에 축적돼 잠복기를 거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25만명이 직업 상 석면에 노출되고 약 9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석면 관련 질병은 폐암, 악성종피종 등이다.
 
목동5단지 재준위 관계자에 따르면 석면의 위헙성에도 불구하고 일반·공동 주택의 경우 국가석면관리망의 석면지도 등 실태조사와 관리가 전무한 실정이다. 사실상 노후 건축물에 사는 영유아까지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민건강을 위해서라도 목동 재건축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국민들의 생명은 중요하다”며 “석면의 경우 반드시 재건축을 통해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암물질이니 경제적으로 최소비용을 들여서 진행해야 한다”며 “석면 문제 외에도 노후 아파트는 일반인이 겉으로 봤을 때 안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난방방식이 특이해 외국보다 콩크리트 노후화가 빠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외관상으로 비교적 깨끗하다고 해도 재건축이 진행되는 시간이 10년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목동은 올해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점점 안전상의 위험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며 “내진 설계도 대부분의 단지가 안됐다고 봐야하고 석면도 비용을 따져봐야겠지만 개별적으로 진행하도록 두는 것이 아니라 재건축을 통해 한 번에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진단은 초기 단계라 기대감이 실제 집 값 상승을 부추길 확률은 적다”며 “목동은 지금 쯤 안전진단이 통과돼야 향후 서울 내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시기가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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