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는 야구 선수로서 활동하는 꿈을 꿨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야구 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했죠. 그 시절에는 박찬호, 이승엽 같은 선수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야구 유망주로 고등학교 3학년까지 6년가량 활동했어요. 청량중학교와 덕수정보산업고에서 외야수로 활약했죠. 그런데 고3 때 연습 도중 타구에 왼쪽 눈을 맞아 시각장애 판정을 받게 됐어요. 그후 타석에 섰을 때 투수가 던지는 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평생 하고 싶어 했던 야구를 포기해야 했어요. 당시 정말 앞이 캄캄했죠. 그때는 저에게 가수라는 제2의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으니까요.”
방배동에 위치한 어느 카페에서 가수 차수빈 씨(35)를 만났을 때 그의 배우 같은 외모가 첫눈에 들어왔다. 그는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로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차 씨는 야구 유망주로 승승장구하다가 고등학생 때 심각한 부상을 당하면서 자신의 인생이라 생각했던 야구인의 꿈을 접는 아픔을 경험했다. 이후 골프 선수로도 활동했지만 다시 부상을 입고 힘든 20대를 보냈다. 그리고 뜻밖에 차 씨는 30대 들어 트로트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차 씨는 가수로 활동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사실 어린 시절에는 트로트 음악을 잘 듣지는 않았는데 어느 날 가족들과 함께 노래방에 갔다가 제 노래 실력을 보신 아버지께서 트로트 가수로 활동해 보라고 적극 권유하셨죠. 2017년 말 작곡가 김인효 선생님을 만나면서 노래를 배우고 가수로서 기본기를 다지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배호, 남진 등 훌륭한 분들의 명곡들을 듣고 따라 부르면서 트로트 가수 준비를 했죠.”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 지 3년… ‘미스터 트롯’ ‘트롯 전국체전’서 이름 알려
차 씨는 자신의 본명은 ‘이승우’지만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배우 차승원의 성씨인 차 씨와 아버지가 직접 정한 이름인 수빈을 합쳐서 ‘차수빈’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씨는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지 아래 가수의 길로 들어섰으며 데뷔곡인 ‘두 번 사랑’의 작사도 아버지께서 해줬다고 밝혔다.
“제가 데뷔한 앨범에 수록된 곡인 ‘두 번 사랑’은 아버지께서 노랫말을 지어주셨어요. 곡은 조항조의 ‘가지 마’, 최진희의 ‘와인’을 작곡하신 김인효 작곡가 선생님께서 만들어주셨죠. 슬픈 사랑의 언약을 그린 이 노래는 저의 중저음 미성과 애절하면서도 절제된 창법과 잘 어울린다는 평을 많이 듣고 있어요.”
차 씨는 2020년 방송된 TV조선 ‘미스터 트롯’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은 트로트를 소재로 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당시 결승전에 진출한 임영웅, 영탁, 장민호,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 TOP7은 모두 전국적인 스타가 됐다. ‘미스터 트롯’에 참가했던 차 씨는 출연 당시의 일화를 소개했다.
“제가 가수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 건 ‘미스터 트롯’을 통해서였어요.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저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저는 그 당시 운동과 노래 연습, 춤 연습으로 하루 10시간씩 투자했죠. 예선 때 센터 자리에 서게 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서주경 선배님의 ‘당돌한 여자’를 부르던 중 그만 가사를 잊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어요. 그 결과 결국 탈락하고 말았죠.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때는 제 가수 인생에 최대 위기가 찾아온 것처럼 너무나 실망스러웠어요. 그런데 장민호, 영탁, 영기 등 선배 가수들이 실의에 빠진 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주셨죠. 민호 형님이 전화를 해서 ‘노래 몇 년 했냐?’고 물었고 제가 ‘이제 한 2년 됐습니다’ 했더니 ‘형 20년 넘게 했어. 아직 병아리인데 그것 때문에 힘들어 하냐’고 위로해주셨고 영탁 형, 영기 형도 다음날 전화를 주셔서 많이 위로가 됐죠.”
차 씨는 ‘미스터 트롯’ 탈락 이후 방송된 ‘한끼줍쇼’ 프로그램에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깜짝 출연을 하게 된다. 그는 당시 MC 강호동과 배우 인교진이 차 씨의 부모님 집에 우연히 방문했다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라 집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한끼줍쇼’ 출연 이후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기도 했다. 차 씨는 그때 일화도 들려줬다.
“‘미스터 트롯’ 출연 이후 어느 날 밖에 있는데 부모님께서 ‘한끼줍쇼’ 촬영 팀이 집에 왔다고 연락을 주셔서 갔더니 강호동 씨와 인교진 씨가 저희 집에 계신 거예요. 방송에서 보던 사람들을 저희 집에서 만나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반가웠어요. 녹화도 재밌게 했고 부모님도 정말 좋아하셨어요. 제가 가사를 잊어버린 노래 ‘당돌한 여자’를 집 지하에 있는 노래방에서 불렀는데 이번엔 실수를 안 해서 다행이었죠. 탈락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한끼줍쇼’ 방송을 계기로 사라졌던 것 같아요.”
차 씨는 과거엔 박효신, 한동준 등이 부른 발라드 곡을 많이 들었으나 최근에는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면서 트로트 곡을 많이 듣고 부르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존경하는 가수로 국민가수로 잘 알려진 남진을 꼽으면서 모르는 노래가 없을 정도로 자주 듣고 많이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다른 가수들의 음악들도 꾸준히 듣고 연습한다고 덧붙였다. 차 씨는 좋은 선배 가수의 곡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리메이크해서 발표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차 씨가 생각하는 트로트의 매력은 많은 사람들이 따라 부를 수 있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준다는 것이다. ‘미스터 트롯’을 함께한 TOP7의 인기로 트로트 가수들이 다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면서 더 열심히 활동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 씨는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동료 가수들의 이야기도 언급했다.
“어떤 가수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자 생계에 위협을 느껴 택배 일을 한 분들도 있다고 들었어요. 저는 ‘미스터 트롯’ ‘전국 트롯체전’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지낸 편이지요. 트로트 가수들은 지역 축제나 행사를 많이 다니는 편이에요. 저 역시 데뷔 초에는 지방 축제에서 공연도 하고, 부산에 있는 노래교실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노래교실에서 팬클럽이 생기기도 했죠. 제가 가수로 활동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팬분들이 직접 편지와 선물도 보내주실 때 가수로서 뿌듯함을 느끼고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목표 의식이 생겨요.”
차 씨는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서 특별하게 노력하는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질문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익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가수에게 중요한 것은 목소리인 만큼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등 목 관리를 철저히 하고 꾸준하게 아침 운동을 하면서 체력 관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 씨는 가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자기만의 매력을 찾아보고 발전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에게 잘 맞는 음악 스타일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저 역시도 처음에는 제게 잘 맞는 음악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그런 후엔 몇 년간 가수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죠. 올 하반기에 발표할 신곡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곧 팬 여러분께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려요.”
끝으로 차 씨는 실의에 빠져있던 자신에게 새로운 인생의 꿈과 목표를 갖도록 격려해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가 야구 선수로 활동했을 때 부모님께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힘든 시간을 보낼 때 가수로 활동해보라고 적극 권유해주신 분이 아버지셨죠. 아버지는 제가 힘든 일이 있을 때 항상 많은 힘이 돼주신 분이에요. 제가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죠. 부모님께 늘 감사하면서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부모님’이란 노래의 작사는 제가 직접했어요. 제가 단독 콘서트를 하게 되면 부모님을 공연장 맨 앞 VVIP 좌석에 모시고 싶어요.”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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