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8 11:32
뉴스 > 일반
[창간 10주년 특집-사장님들 힘내세요<7>] 김은정 나우커피 사장
“월급 70만원 생활 견뎌 마침내 커피숍 2곳 사장됐죠”
탈북 10년 만에 된 커피숍 사장님… “사장 아닌 직원이라 생각하고 일하죠”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23 00:03:01
▲ 나우커피 체인점 3곳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정(·36) 사장은 “사장이 아닌 직원이라 생각하고 일한다”고 말한다. 사진은 김 사장이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종원 대기자]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목감신도시에서 산현공원을 마주보고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상가건물에 ‘나우 커피’라는 이름의 커피숍이 있다. 여기는 종업원 없이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김은정 사장(36)이 올해 5월 처음으로 문을 연 가게다. 김 사장은 이곳과 인근 상가건물에 가게 두 곳을 동시에 열었다. 겉으로 보기에 김 사장은 남들과 별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김 사장은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넘어온 지 10년이 넘은 탈북민이다.
 
중국에 있는 친척집을 오가다가 자연스럽게 가족보다 먼저 탈북한 김 사장은 친척 소개로 한국 여행객을 상대로 한 여행 가이드로 2년 정도 일했다. 어릴 때부터 배운 중국어를 잘한다는 점을 살린 선택이었다.
 
중국에 있던 김 사장은 2011년 한국에 입국해 하나원을 거쳐 미용을 배우며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돈을 모았다. 이러던 와중에 김 사장은 북한에 남아있던 오빠가 숙청 사건과 연루돼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오빠가 도와달라고 해서 그동안 모은 돈을 들고 중국으로 들어갔어요. 오빠 구하려고 백방으로 뛰는 와중에 오빠와의 연락이 끊겨서 가슴이 철렁하기도 했죠. 다행히 한 달 만에 오빠는 탈북에 성공했어요.”
 
광고
이후 김 사장과 오빠는 북한에 남아 있던 부모님을 빼내오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오빠가 탈북한 지 1년 만인 2013년 부모님을 한국으로 모실 수 있었다. 그는 “부모님도 (한국에) 오겠다는 의지가 강하셨다”면서 “부모님을 여기(한국)로 모셔오려고 해도 (원하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 들어와서 한 2년 동안은 갑질로 힘들었죠. 미용학원을 나와서 미용실에 들어가 스탭일을 했는데 월급이 70만원이었어요. 중국에서 늦게 들어와 24살에 들어가니 나보다 다 나이어린 선배들뿐이었죠. 아랫사람이라고 막 대하는 일이 있어서 속병이 났죠. 결국 1년 동안 참다가 대판 싸우고 나왔죠. 그 이후로는 헤어 미용일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미용실을 나온 후에 피부미용샵이나 국수집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모았죠. 직원을 쓰는 커피숍이었다면 직원에게 그리 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사장이 되면 갑질하지 말아야지 하고 절실히 느꼈죠. 그게 정말 중요해요.”
 
▲ 김은정 사장이 운영하는 나우커피 외부 모습(사진 위)과 내부 모습(사진 아래). [사진=이종원 대기자]
 
3년 전 김 사장은 한국 출신 남성과 결혼해 슬하에 2명의 아이를 두고 있다. 커피숍을 여는데 남편의 외조가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남편이 가끔 ‘내가 어떻게 북한출신 여자를 만나서 결혼했지’라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남남북녀 모르냐’고 대꾸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가운데 김 사장은 지난달 12일 시흥시 정왕동에 3호점을 열었다. 아침부터 가게 3군데를 돌려면 바쁘다. 집에서 아침 8시에 나와서 1호점부터 3호점까지 두 바퀴를 돌면 금방 밤 8, 9시가 된다.
 
이런 노력에도 김 사장은 요즘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매상이 잘 나오지 않아 울상이다. 무인점포 특성상 거리두기 지침을 따르지 않는 손님들 때문에 속을 끓이기도 한다. 그는 “밤 9시 넘어서 착석하는 손님들은 CCTV로 확인하고 마이크로 나가달라고 말씀드린다”면서 “다행히 아직까진 버티는 손님은 없었다”고 말했다.
 
“개업한지 3개월이 됐지만 코로나로 인해 아직 적자에요. 사업자금을 빌리려 소상공인 대출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사업한지 1년이 지나지 않아 대상이 아니어서 빌릴 수 없었어요. 개업한지 얼마 안된 사람한테도 빌려주면 좋을 텐데요. 사장이 아닌 직원이라 생각하고 일하죠. 그게 기본이죠.”
 
모든 사람이 그렇듯 김 사장도 코로나가 빨리 종식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66,798 ▶
어제 140,566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