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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새 정부에 바란다 (경제분야·下-세제개편)
“과도한 稅 부담 완화해야… 기술기업 세제 혜택 필요”
文정부 5년간 나라빚 60% 늘어… 국민 세금부담 가중에 ‘고통’
부동산 관련 중과세도 모자라 근로자 유리지갑에도 세율 급증
“과도한 세금 부과 보다는 경제 성장 통한 세수 증대 힘써야”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14 00:03:00
▲ 문재인정부 5년간 나라빚은 60%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국민의 세금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한원석 부장|김학형 팀장·윤승준 기자] 문재인정부에서 5년 동안 세금 관련 정책은 극과 극을 오갔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먼저 문정부에서 국가 채무가 급속도로 확대된 점을 들 수 있다. 공약으로 내세운 일자리 관련 예산이나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국가 재정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문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 660조2000억원이던 국가 채무는 불과 5년 만에 415조원(62.9%)이나 급증한 1075조7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양에 들어간 재원을 고려하더라도 나라 빚이 지나치게 커진 것이다. 올해에도 재원의 상당한 부분을 적자 국채 발행으로 조달하면 올해 국가채무는 1100조원대를 돌파하게 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초 추경 이후 50.1%로 늘었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시의 36%와 비교해 14.1%p 증가한 것으로 대한민국 재정 운용 사상 가장 높은 위험수위다. 전문가 가운데서는 국가채무비율이 2025년 60%에 다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지출이 갈수록 늘어가는 가운데 이에 따른 국민의 세금 부담도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널뛰는 부동산 세금에 국민 조세부담 가증
 
문정부 세제 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또 다른 원인으로 잦은 부동산 대책 발표가 꼽힌다. 4년여 만에 20여 차례나 발표된 대책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출렁이면서 세법은 물론 대출, 청약 등 부동산 관련 규정이 수시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현장에선 혼선이 야기됐고 다시 정부는 새로운 대책을 내놓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값을 잡겠다면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비롯한 보유세와 부동산을 팔아 얻은 차익에 물리는 양도소득세 등을 기하급수적으로 올렸다.
 
정부의 부동산 값 안정 정책 추진에 따라 관련 세금을 올린 결과, 지난해 6월부터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75%로 올랐다.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가 되면 기본세율(6~45%)에 20%p, 3주택자는 30%p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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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역시 올라 1주택자 기본세율은 0.5~2.7%에서 0.6~3.0%로 0.1~0.3%p, 조정대상지역 2·3주택자에 부과하는 세율은 0.6∼3.2%에서 1.2∼6.0%로 0.6~2.8%p 인상됐다. 여기에 정부가 종부세 부과기준인 공시가격을 ‘2030년까지 90%로 현실화하겠다’면서 급격히 올림에 따라 서울의 공시가 9억원 이상 아파트가 2019년 12.37%에서 지난해 24.2%로 두 배나 급증했다. 공시가가 연평균 집값 상승률보다 3배 넘게 과속 인상되면서 서울 아파트 보유자의 4분의 1이 졸지에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된 셈이다.
 
하지만 당초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이같은 양도세 폭탄은 오히려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내놓지 않고 증여나 버티기를 택하면서 매물 고갈 현상은 더 심화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재검토가 필요하고 세제 완화 역시 취득·보유·양도 전 과정에 걸쳐 손질해야 한다”면서 “보유, 양도세는 말할 것도 없고 취득세의 경우 동일한 주택이라도 그간의 가격변동이 컸던 반면 세율기준은 동일해 주택 매수에 따른 기타 비용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임금 상승률 두 배 넘는 소득세·사회보험료 상승률
 
▲ 부동산 관련 세금뿐만 아니라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지난해 자산 관련 국세수입은 68조1000억원으로 문정부 출범 첫해보다 2.4배나 불어났다. ⓒ스카이데일리
        
문제는 부동산 관련 세금만 급격히 늘어난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근로자 임금 상승률보다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 증가율이 더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달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016~2021년 고용노동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근로자 임금 상승률에 비교해 근로소득세 및 사회보험료 상승률이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근로자의 한 달 임금은 2016년 310만5000원에서 2021년 365만3000원으로 17.6% 올랐다. 같은 기간 근로소득세 부담은 2016년 10만2740원에서 2021년 17만5260원으로 70% 올랐고, 사회보험료 부담을 합하면 36만3000원에서 50만7000원으로 39.4% 올랐다.
 
사회보험료 중 증가율이 가장 높은 항목은 고용보험료였다. 실업급여 지급 확대 등으로 요율을 인상하면서 고용보험료는 2016년 2만187원에서 2만9229원으로 44.8% 올랐다. 건강보험료 또한 2016년 10만1261원에서 2021년 13만8536원으로 3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과도한 근로소득세 및 사회보험 부담은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소비 여력을 축소시키는 요인”이라며 “소득세제 개선과 물가안정을 통해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급격한 세율과 공시가 인상으로 인해 국민의 세금 부담은 커졌지만 반대로 정부의 세수는 급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등 자산 관련 국세수입은 6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문정부 출범 첫해였던 2017년의 자산세수 28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2.4배나 불어난 규모다. 양도세로 36조7000억원, 상속증여세로 15조원, 종합부동산세로 6조1000억원, 증권거래세로 10조3000억원을 걷었다.
 
자산세수는 △2018년 33조5000억원 △2019년 31조6천억원 등 30조원 안팎에서 오르내리다 △2020년 46조4000억원 △2021년 68조1000억원으로 최근 2년간 폭증했다. 전체 국세수입에서 자산 세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7∼2019년 중 11% 수준에서 2020년 16.3%, 지난해 19.8%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관련 세금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거래세수 비중은 1.8%다. 반면 OECD 37개국 평균치는 0.4%로, 우리가 4.5배 높다. 2020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자산세 비중이 3.976%로 OECD 회원국 중 프랑스와 공동1위며 이중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부담이 가장 크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석열 당선인, 부동산세·법인세 등 완화 추진
    
▲ 윤석열(사진) 대통령 당선인은 부동산관련 세금뿐만 아니라 법인세 등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밖에도 과도한 법인세, 상속세 부과, 이에 따른 기업 승계 포기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스웨덴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들이 상속세를 폐지했고 미국은 상속세율을 인하함과 동시에 기초공제액을 높여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이웃 일본도 가업 상속에 대한 특례확대 조치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고 가업 상속을 용이하게 해주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와 다르게 우리나라 상속세 제도는 거꾸로 가고 있다. 상속세 명목세율은 우리나라가 50%로 일본의 55% 보다 낮지만, 전체 평균 실효세율로 따지면 오히려 28.09%로 일본(12.9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실정이다. 상속세 공제 혜택 역시 공제 상한이 없는 일본이나 영국, 기업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은 아일랜드, 스페인 등과 달리 혜택이 적고 제한도 큰 편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처럼 장수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국내 가업 승계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막대한 조세부담 우려’를 꼽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행 최고 50%인 상속세율을 25%로 인하하고 연부연납 기한을 현행 5년에서 10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과도하게 높다”며 “오너 중심의 기업인데 승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기업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속세 등을 완화한다면 기업 운영에 더욱 신경을 쓸 수 있을 것이다”며 “특히 막대한 돈으로 투자, 인력 고용 등의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업인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조세정책 방향으로 ‘경제성장 지원’이 가장 많이 꼽혔다. 늘어나는 복지 수요 등 재원확보방안 역시 증세보다는 경제성장을 통해 세수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지난달 국내기업 CEO 252명을 대상으로 ‘새 정부에 바라는 조세제도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기업 CEO들은 새 정부가 경제성장 지원에 방점을 두고 조세정책을 펴줄 것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디지털전환, 탄소중립 등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친환경 기술 관련 R&D·설비투자 세제지원 강화(43.7%)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고, 국가전략기술·신성장기술 관련 세제지원을 위해 ‘R&D 인건비 등 비용인정범위 확대(39.3%)’를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부동산 세제뿐만 아니라 법인세 인하와 가업승계제도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해 12월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암참) 간담회에서 윤 당선인은 “한국도 역외 기업 국내 유치하는 등 투자 유인책으로서 세금 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법인세 인하에 찬성했다.
 
다만 부동산 관련 세금과 관련해 윤 당선인이 실제 공약을 이행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종부세는 지방자치단체에 전액이 배분되는데, 재정이 열악한 지역에 조금 더 많은 재원이 가도록 설계돼 있어 추진 과정에서 지자체의 세수 부족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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