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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새 정부에 바란다 (경제분야·中-부동산)
“부동산 정책, 文 정부 실패 교훈 삼아 시장에 맡겨라”
국민 60% “정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노력하지 않아”
부동산 전문가 “정부 잘못된 진단이 잘못된 정책 불러”
“다주택자 퇴로 열어 공급 확대… ‘임대차 3법’ 개선해야”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3-14 00:05:00
▲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은 임기 말 역대 최고 지지율과 정권 교체 여론이 과반을 넘는 역설을 만들어냈다. 사진은 작년 1월 신년사 후 인사하는 문 대통령. [사진=뉴시스]
   
[특별취재팀=한원석 팀장|김학형 팀장·윤승준 기자] 문재인정부에서 5년 동안 추진한 부동산 정책은 ‘주택 공공성 강화’(방향)와 ‘집값 하락 안정화’(목표)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수십 차례에 걸쳐 금융·세제·공급 등을 조정하는 대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임기 내내 집값이 치솟았고 온갖 부작용이 뒤따랐다. 이로 인해 피해를 입은 무주택자 뿐 아니라 주택 보유자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현재의 집값 폭등은 ‘유동성 과잉’이 불러일으켰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시장 안팎에서는 단순한 유동성 과잉보다는 정부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부동산 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은 과연 무엇일까. 학계·업계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확한 현실 진단에 기반해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주문하고 있다.
 
국민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집값 안정’” 
    
국민들이 차기 정부에 바라는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집값 안정’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 5명 중 4명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난달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부동산 이슈 관련 보도에 대한 수용자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05명 중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찬성한다'는 말에 동의하는 비율은 20.7%에 불과했다. ‘현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에는 40.8%가 동의하는데 그쳤다. 절반 이상의 국민이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이러한 국민의 인식은 수치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해 서울시 25개구 총 75개 단지 아파트 11만5000가구의 시세 변동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값은 평당(3.3㎡) 2061만원이었는데, 4년 6개월이 지난 작년 11월엔 평당 가격이 109% 오른 4309만원이 됐다. 같은 기간 노동자 평균 임금은 3096만원에서 3444만원으로 11% 올랐을 뿐이다.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시장 내에선 유주택, 무주택자를 막론하고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택을 가진 이들도 새집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집을 팔고 신규 구매하려 해도 새로 살 집도 덩달아 많이 올라 집을 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주택자의 경우는 매매는 물론 전세도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반전세, 월세 등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잘못된 진단이 잘못된 정책을 불러왔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문재인정부는 막연한 인구 감소론과 주택보급률 100% 도달을 근거로 공급이 충분하므로 투기꾼만 잡으면 집값이 안정된다고 봤다”며 “하지만 집이 필요한 가구수는 통계청 예측치를 빗나가며 많이 증가했고, 주택시장에 진입하는 30세 인구는 2022년부터 7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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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스카이데일리
  
“정부 정책 방향 일관돼야… 공급확대 정책 추진”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정부의 정책 방향이 일관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재인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은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잃는 결과를 가져왔다. 임대사업자 양성화가 대표적 사례다. 문 정부는 임기 초에는 집값 상승의 이유로 주택시장 내 팽배한 투기 심리를 이유로 꼽으며 임대사업자 등록을 활성화해 거래를 막는 데 집중했다. 그럼에도 매물 잠김 현상 등으로 오히려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이후 다주택자에게 원인을 돌려 세부담 강화 정책을 펼쳐 반발을 샀다.
 
일관된 정책을 바탕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공급 확대 정책이다. 전문가들은 먼저 시장에 매물이 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감면’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박 수석위원은 “6월 1일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가 부과되기 전 빠른 시일 안에 양도세에 대한 한시적 감면으로 다주택자에게 퇴로를 열어줘야 매물이 나오고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양도세 중과 폐지는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한시적 감면은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서 새 정부 의지로 추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는 민간 임대시장에 주택 80%가량을 공급하는데 규제를 가하면 그만큼 시장에 공급되는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규제를 완화해야 공급이 원활해지고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대책으로 제기되는 공공임대주택에 관해서는 확대와 축소로 의견이 엇갈렸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모두 공공이 직접 개발하고 토지임대건물분양, 30년 이상 장기임대 등 공공주택으로 공급해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원중 WJ부동산연구소장(건국대 겸임교수)은 “영국 등 유럽 선진국은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직접 공급하는 비중을 대폭 줄이는 정책을 시행한다”며 “대신 민간이 원할히 주택을 공급하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주거)취약계층에 보조금을 제공해 민간 임대주택을 구할 수 있게 한다”고 소개했다. 김 소장은 이어 “주거비 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하거나 병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결국 최선의 주택 정책은 공급을 확대하고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민간 사업자가 과도한 이득을 얻지 못하도록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성달 국장은 “화천대유 같은 민간업자에게 택지를 팔아 개발 사업을 맡기면 안 되고, 공공과 민간이 공동추진하는 것도 허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이른바 ‘임대차 3법’은 폐지보다 개선에 무게가 실린다. 사진은 한 부동산 중개소 입구. ⓒ스카이데일리
   
이른바 ‘임대차 3법’은 폐지 보다 개선에 무게가 실렸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임대차 3법의 도입 취지에 공감하나 시기가 일렀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임대차 3법’ 같은 제도가 도입되면 집주인이 가격을 올리기 마련”이라며 “임대 물량 가격 상승에 제한을 두는 제도는 무조건 공급과 싸움이 되는데. 공급이 충분할 때 해야지,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 시행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수석위원은 “세입자만을 위한 정책도 안 되지만 집주인만을 위한 정책도 곤란하다”면서 “이미 시행된 임대차 3법은 되돌리기 어렵고 임대인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게 대안이다”고 제안했다.
 
심교언 교수도 “일반 전월세는 민간 영역으로 공공이 과도하게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임대차 3법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지만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초기에는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싸게 공급하는 집주인에게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가격 안정을 유도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대치동 키즈’(필명·<내 집 없는 부자는 없다> 작가 겸 부동산 투자자)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 (부동산) 투자를 하는데 이것 때문에 부부가 갈라서고 만나는 자리마다 갈등이 생기는 세상은 즐거울 수 없다”며 “다음 5년은 모두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정부가 들어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덕례 연구실장은 “차기 정부는 이념에 치우친 정책 주도가 아닌 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추진할 능력이 있는 전문가가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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