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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이후 이어지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지난달 26일부터 전격 해제됐다. 하지만 아직 마스크로부터의 해방은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실내외 장소 이동 시 탈부착의 번거로움·개인 방역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여전히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는 시민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이 마스크 착용 의무에 대한 규제 완화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실내로까지 확대할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여전히 찬반 논의가 뜨겁기만 하다.
번거로움·불안 이유로 실외서 여전히 마스크 쓰고 다니는 시민들
코로나19가 발생한 첫해인 2020년 10월13일 국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작됐다. 코로나19 확진세가 정점을 찍었던 2021년 4월12일부터는 실외라도 사람 간 2m 거리두기가 안되는 곳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토록 의무화했다.
이후 올해 초 오미크론 대유행이 지나고 감염병 대응 체계를 일상 방역 기조로 전환하면서 5월2일에는 ‘50인 이상 집회·공연·경기’만을 제외하고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방역당국은 1년 5개월 만에 실외 마스크 의무를 없애고 실외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개인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정부가 최근 재유행 감소세가 뚜렷해지자 ‘50인 이상’ 규제까지 모두 풀기로 한 것이다.
실외 마스크가 착용 의무가 없어지고 자율적인 착용이 가능해진 상황이지만 거리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시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단순히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실내·외 장소가 몇 차례 바뀔 때마다 마스크를 탈부착하는 것이 귀찮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까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음에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물론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취업준비생 A(30)씨는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는 해제됐지만 어차피 대중교통 등 실내에서는 착용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썼다 벗었다를 수차례나 반복하게 돼 귀찮기 때문에 아예 그냥 쓰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B(64)씨는 “마스크를 벗고 다니기에는 아직 코로나에 걸릴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고 있다”며 “그런 이유 때문에 실외에서도 아직은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직장인 C(35)씨는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는 사라졌지만 최근 몇 년 마스크를 쓰고 다니다 보니 익숙해져서 계속 쓰고 다니고 있다”며 “향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다고 해도 한동안은 계속 착용하고 다닐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직장인 D씨(32)는 “안경을 쓰는 입장에서는 마스크 탈부착이 귀찮기 때문에 실외 구분 없이 그냥 계속 쓰고 있다”며 “더욱이 날씨도 요즘 시원해져서 여름처럼 답답한 느낌도 줄어들어 더 벗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방침을 밝히자 여당에서도 마스크 착용 규제에 대한 완화를 점차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코로나19 방역 관련 당·정협의에서 “아직 많은 분들이 개인 방역과 위생 차원에서 실내는 물론 실외까지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마스크 착용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다수 선진국은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기고 있고, 방역 모범국으로 불리던 대만도 올해 11월부터 마스크 의무착용을 해제하는 방침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영유아의 경우 입 모양을 보고 말을 배워야 함에도 마스크 때문에 말이 늦어지고 정서나 사회성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며 “장애인들도 많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실외에 이어 실내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방역당국 내부에서는 이를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한 바 있다.
정기석 “실내 마스크 규제 푸는 것,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
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실내 마스크 해제는 아직 이르다며 7차 유행이 지난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지난달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특별대응단 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한 질문에 “실내 마스크를 과감하게 푸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7차 유행 규모를 예상 할수 없지만 재난 대비는 과도하게 하는 것이 미비한 대응보다 훨씬 낫다”며 “규모와 별개로 유행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나서 일시에 벗는 것이 혼선이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역설했다.
정 단장은 영유아의 언어발달을 이유로 마스크 착용 규제 해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그는 “언어발달 때문에 영유아가 먼저 벗어야 된다고 하는데 중·고등학생의 언어발달은 안 중요하겠느냐”며 “실내 마스크를 순차적으로 해제하면 아이들만 (마스크를) 벗고 어른들은 그렇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 단장은 “자문위와 방역당국 내에서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과 연령 등의 논의는 계속 진행될 것이며, 언젠가는 입장을 밝힐 때가 온다”고 강조했다.
정 단장은 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상황에서도 기침예절과 자율적인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과학적으로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시기가 왔다”며 “다만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 하기 위해 자신의 옷소매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는 이른바 ‘기침예절’ 문화와 자율적인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실외 마스크 해제 상황이지만 자율적인 개인 방역을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백 청장은 “과태료 부과 강제적 조치를 없애는 것이지 실외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며 “상황에 따른 개인 자율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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