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롯데가인 푸르밀의 사업종료와 해고 통보에 반발한 노조원들이 26일 서울 영등포 푸르밀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방적인 사업종료와 정리해고 통보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푸르밀 노조원들은 “근로기준법상 50일 전까지 정리해고 통보를 하고 노조와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경영진은 최소한의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적자 누적 등으로 인해 위기상황이라면서 신준호 전 회장에게는 퇴직금으로 30억원을 지급하면서 다른 노동자들에게는 임금 삭감 등을 강요하는 등의 비도덕적 행태를 자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푸르밀 생산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김모(56)씨는 “첫 직장으로 푸르밀에 입사해 32년 동안 열심히 다녔는데, 회사는 일방적 폐업을 게시판에 통보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면서 “회사가 노조와 협상테이블에 앉지 않는 이유가 협상보다는 정리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회사가 경영이 어렵다고 올해 상반기에 우리 부서에서만 9명이나 명예퇴직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렇게 해고 통보만 하고 사후 어떤 대책 마련도 없다. 최소한 고용승계 조치라도 해야 되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현장직 근로자 박모(50)씨도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오너 일가들은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자들을 해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노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전 직원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하면서 법인 청산이 아닌 사업종료를 통보한 것은 영업 손실에 따른 법인세 감면 혜택 반납을 회피한 후 향후 재매각 등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매각이 무산된 원인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일방적 정리해고 방침철회와 재매각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협의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에도 푸르밀 본사 앞에서 폐업을 규탄하고 낙농가의 생존권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집회가 있었다. 이들은 1979년부터 40여 년간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 왔지만 이번 영업 종료로 한순간에 공급처를 잃게 됐다. 농민 대표들은 이날 신동환 푸르밀 대표와 면담을 신청했으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푸르밀로부터 원유공급해지 내용증명을 받은 이후 신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해왔으나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르밀의 사업종료로 인한 파장은 점점 커지는 중이다. 당장 정리해고 통지를 받은 푸르밀 직원 약 360명과 협력 업체 직원 50명, 배송 기사 150여명을 비롯해 500여개 대리점 점주들과 직원·낙농가 등 수천 명 이상의 인원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됐다.
푸르밀은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가 모태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이 2007년 롯데우유를 롯데그룹에서 분사하면서 푸르밀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신 회장의 둘째 아들인 신동환씨가 2018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부터 푸르밀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동환 대표 취임 첫 해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 적자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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