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부동산PF 연체율 2배 급등… ‘부실뇌관’ 터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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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노출액 11.5조 원… 사상 최대 수준
은행권 대출도 껑충… 당국, 잇단 경고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3-26 10:46:52

▲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제2금융권 금융사의 부동산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 규모는 총 115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 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제2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115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연체율도 2배 이상으로 치솟는 등 잠재 부실이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은행도 2년 새 부동산 PF 대출액이 60% 가까이 급증한 만큼 안전지대는 아니다. 은행은 사전 관리 차원에서 PF 시장 유동성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보험·증권·여신전문금융(카드·캐피탈)·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금융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 규모는 총 115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출이 91조2000억 원·채무보증이 24조3000억 원이었다.

2017년 말 익스포저 수준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현재 업권별 익스포저를 지수로 환산하면 △여신전문금융사 432.6 △저축은행 249.8 △보험사 204.8 △증권사 167.0 수준이다. 5년 전과 비교해 익스포저가 각각 4.33배·2.50배·2.05배·1.67배로 급증했음을 의미한다.

익스포저 규모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연체율 상승세도 심각하다.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작년 9월 말 8.2%로 2021년 말(3.7%) 대비 2.2배 뛰었다. 같은 기간 여신전문금융사은 0.5%에서 1.1%, 저축은행은 1.2%에서 2.4%, 보험사는 0.1%에서 0.4%로 연체율이 급등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2018년 12월(5.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이처럼 제2금융권 부동산PF 관련 지표가 악화되자 당국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PF 대출과 대출유동화증권이 부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은행권의 부동산PF 리스크 관리에 한층 더 유의하고 민간 중심의 원활한 구조조정 여건을 마련해 부실 우려 PF사업장의 정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달 24일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에 대해 “브릿지론이나 본 PF 등 흐름에 있어서 부실화 부분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금융당국은 (부동산PF와 관련해) 너무 쏠림이 생기거나 일시에 리스크가 발생해 특정 기업이나 건설사의 ‘트리거 포인트’로 작용하지 않도록 리스크 분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부동산PF 대출도 2020년 이후 부동산 시장 활황과 저금리 환경 속에서 크게 불어난 상태다.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작년 말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4조6645억 원이었다. 2020년 말(9조2532억 원) 대비 2년 새 58.5% 늘어났다.

부동산 PF발 금융위기에 대비하고자 은행권은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유동성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다. KB금융그룹은 13일 5000억 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발행하기로 했다. CDO는 금융사 대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유동화) 파생상품이다.

CDO 발행으로 조성된 자금은 대형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한 부동산 사업장의 3∼6개월 만기 단기 브릿지론을 1년 만기의 시장금리 수준 브릿지론으로 차환하는 데 사용된다.

신한은행도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재건축 사업장 등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신규 자금 2500억 원에 브릿지대출 만기 연장 3000억 원을 더해 5500억 원 규모로 지원할 예정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등은 올 2월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관련 사업비를 공동 주선하기도 했다.

하나은행도 부동산PF 관련 정부 유동성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해 시장에 유동성을 지속 공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대전 도안지구 도시개발사업 관련 건설사 보증 브릿지론 4000억 원을 토지담보대출로 전환해 줬다.

NH농협은행 역시 부동산 시장 경착륙에 대비해 부동산PF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매입해 대출 위주로 진행된 유동성 공급 채널을 확대했다. 작년 말부터 현재까지 4000여억 원의 유동성을 부동산 시장에 투입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