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타오르던 공모주 투자 열기가 한층 가라앉았다.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상장한 기업 17곳 중 6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특히 최근 2주일 사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성적은 더 저조했다.
‘단타성’ 기업공개(IPO) 투자가 약화되는 가운데 하반기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IPO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격제한폭 확대를 시행한 6월26일부터 3일까지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17개 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평균 25.6%로 집계됐다.
여전히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지만 상장 당시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121.4% 높게 형성됐던 것을 고려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상장 첫날 수익률(71.6%)과 비교해도 세 토막 가까이 쪼개졌다.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기업도 6곳에 달했다. 6월30일 상장한 오픈놀은 공모가(1만 원)보다 30% 높은 1만3000원으로 시작한 뒤 사흘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2만 원에 도달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며 4일 8200원까지 내려앉았다.
공모가 4500원으로 지난달 19일 입성한 센서뷰도 시초가 1만2700원을 찍었지만 4일 4090원까지 떨어졌다. 뷰티스킨(-9.04%)·버넥트(-26.88%)·에이엘티(-10.2%)·시지트로닉스(-15.4%) 주가도 공모가 대비 부진하다.
IPO 투자 열기도 점차 식고 있다. 신규 기업의 공모가와 시초가 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과열됐던 분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4일 이후 증시에 입성한 6곳(뷰티스킨·버넥트·유안타스팩14호·에이엘티·파로스아이바이오·시지트로닉스)의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40.87% 오르는 데 그쳤다. 상장 첫날 수익률도 6.62%에 불과했다.
청약 성적도 예전만 못하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는 지난달 27~28일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 청약에서 두 자릿수에 그친 79.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362.90대 1의 경쟁률을 올리면서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다. 파두를 포함해 24일 이후 공모 청약을 실시한 기업 8곳의 경쟁률은 평균 783대 1이다. 앞선 12곳(6월 26일 이후 실시)이 거둔 경쟁률(1194대 1)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는 제도 시행 초기에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적정 균형가격 조기형성 도모의 결과로 이어진다”며 “거래일이 지속될수록 상장 첫날 급등한 가격 안정화가 되고 있다. 다만 스팩의 이상 급등이나 신규상장일 기대 수익률이 높아져 높은 공모가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 등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대어급 종목들이 IPO를 진행할 하반기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서울보증보험·에코프로머티리얼즈·노브랜드·나이스평가정보 등이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오아시스·케이뱅크·LG CNS·SK에코플랜트·컬리·현대오일뱅크·SSG닷컴·카카오모빌리티·CJ올리브영·무신사·야놀자 등의 상장 가능성도 열려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어급 우량 종목이 IPO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제도적 뒷받침 등으로 어느 시점에서는 공모가 밴드가 매력적인 수준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형 공모주의 상장 절차가 시작되면 공모주 투자 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해 공모주 시장의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두의 상장 후 주가 향방이 하반기 IPO의 투심을 가늠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두가 상장 예정인데 상장 성공 여부에 따라 후속 대어급 종목의 IPO 추진 속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미 관망세를 보이던 대어급 기업의 IPO 청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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