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 주춤했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녹색채권이 자금 조달 창구로서 EGS 채권 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주요국의 통화긴축 마무리 국면과 정부의 녹색채권 이자 비용 지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후변화 상장지수펀드(ETF)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채권 공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5~7월)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행된 ESG 채권 금액은 총 24조2787억 원으로 작년 5~7월(16조4643억 원) 대비 47.5% 불어났다. 같은 기간 일반 회사채 발행액이 22조1287억 원에서 23조4178억 원으로 5.8%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특수채 발행액 증가율(26.8%)보다도 높았다.
ESG 채권은 기업의 사회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크게 녹색채권·사회적채권·지속가능채권으로 분류된다. 녹색채권은 친환경프로젝트·사회기반시설에, 사회적채권은 사회가치 창출 사업에, 지속가능채권은 두 가지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데 쓰인다.
이 중에서도 녹색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녹색채권의 5~7월 발행액은 3조4174억 원으로 전년동기(7300억 원) 대비 368.1% 급증했다. 녹색채권은 올 들어 4월까지만 해도 1조8000억 원 발행되는 데 그쳤지만 5월부터 급증하면서 현재 5조2174억 원 발행된 상태다.
일례로 7월24일 롯데카드는 친환경차 판매금융 지원 등을 위해 4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1년물 200억 원(표면이자율 4.43%)·2년물 200억 원(4.55%) 채권이었다. 한국서부발전·중부발전도 지난달 중순 각각 400억 원·300억 원의 녹색채권을 찍어냈다.
6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 이후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서며 1조 원 규모 전액을 녹색채권으로 조달했다. 수요예측에서 4조7200억 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이는 2012년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였다.
같은 달 현대카드와 GS에너지도 각각 2500억 원·1500억 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앞서 포스코퓨처엠과 한화도 녹색채권으로 자금을 모았다. 2일엔 우리금융캐피탈이 800억 원의 녹색채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녹색채권 발행 급증은 금리인상 사이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기준금리와 채권가격은 역의 관계로 금리가 오르면 채권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하락한다. 이렇다 보니 채권시장은 작년 한 해 부진을 겪었다.
다만 올해 들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 투자 심리는 안정을 되찾았다. 여기에 ESG 경영 확산과 맞물려 기업들은 일반 회사채 대신 ESG 채권 발행을 선호하고 있다.
정부 정책도 녹색채권 발행에 힘을 보탰다. 환경부는 올 2월부터 ‘한국형 녹색채권(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따라 발행되는 채권)’ 발행 시 한시적으로 이자비용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원 규모는 기업 당 최대 3억 원이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발행금액의 0.4%, 대기업·공공기관에는 0.2%의 금리를 지원한다. 지원 기간은 발행일로부터 1년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따라 전반적인 발행여건 악화로 인해 ESG 채권시장의 성장세도 다소 주춤해졌지만 올 2분기 들어 ESG 채권 발행이 다시 확대되기 시작했다”며 “ESG채권 중 여전히 사회적채권 비중이 높지만 녹색채권 발행량 또한 확대되면서 전체 회사채 대비 ESG 채권 비중이 전체 평균 7.9%에서 2분기에 13.4%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친환경 투자 열기는 ETF 시장으로도 옮겨 붙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기후변화·탄소중립 관련 ETF 6개 종목은 올 들어 2일까지 평균 65.5% 상승했다.
특히 ‘TIMEFOLIO 탄소중립액티브 ETF’의 수익률이 89.2%로 가장 높았다. 이 상품은 LS일렉트릭·파마리서치·엘오티베큠 등 저탄소경제 전환 및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종목을 적절히 발굴해 운용하는 액티브 ETF다.
이어 ‘TIGER KRX기후변화솔루션’ 62.4%, ‘KODEX KRX기후변화솔루션’ 60.9%, ‘SOL KRX기후변화솔루션’ 60.9%, ‘KBSTAR KRX기후변화솔루션’ 60.7%, ‘HANARO KRX기후변화솔루션’ 60.1% 순으로 치솟았다. ETF마다 투자 비중은 조금씩 다르지만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POSCO홀딩스 등 2차전지 관련주를 적절히 편입하며 상승랠리를 톡톡히 봤다.
증권가에서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 테마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이후 친환경·신재생에너지 테마 ETF의 성과가 부진한데 최근 지구촌 곳곳은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수록 친환경 주식의 성과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성과 개선을 기대해 볼만하다”고 분석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