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투자 열풍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단기 대출’인 미수금 잔액은 7000억 원을 넘어섰고 미수금을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는 일평균 570억 원에 달했다. 신용거래융자도 20조 원에 육박하다.
이에 쏠림 현상으로 급격히 주가가 급등한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7월31일 기준 56조2242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51조8442억 원)과 비교해 한 달 새 4조 원 이상 불어났다. 7월27일에는 58조1991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7월4일(57조6693억 원) 이후 1년여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예치하거나 주식을 매도한 후 인출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언제든 주식시장에 다시 투입될 수 있어 증시 대기자금으로 평가받는다.
주식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는 거래대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174억 원으로 전달(19조1235억 원) 대비 41.3% 늘어났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27조4532억 원) 이후 처음이다.
투자자 예탁금·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코스피·코스닥지수도 날아올랐다. 1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1.31% 오른 2667.07로 마감하면서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종가는 연중 최고점이자 지난해 6월3일(2670.6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코스닥도 이날 939.67로 장을 마치면서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장중에는 엿새 만에 95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문제는 ‘빚투’를 중심으로 주식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미수금이 급증했다.
증권사 위탁매매 미수금은 7월31일 7290억5600만 원을 기록했다. 6월 말(4838억3900만 원) 대비 50.7% 불어난 규모다. 미수금은 그간 4000억 원대를 유지하다가 7월초 5000억 원대를 넘어섰고 27일부터는 7000억 원대마저 뚫었다.
미수거래란 주가의 20~40%의 증거금으로 주식을 산 뒤 이틀 안에 나머지 금액을 갚는 ‘단기 대출’을 뜻한다. 예를 들어 10만 원짜리 주식을 사고 싶다면 2만 원을 증거금으로 내고 이틀 안에 나머지 8만 원을 계좌에 넣어두는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미수거래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단타 매매’ 수단으로 활용된다. 3거래일 안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주식은 강제 처분된다.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이들이 속출하면서 반대매매는 급증하고 있다. 6월 일평균 467억 원이던 미수거래 반대매매 규모는 7월 570억 원으로 100억 원 이상 불어났다.
특히 2차 전지 업종이 폭락했던 7월26일 직후인 27일 575억 원, 28일 685억 원, 31일 743억 원 순으로 컸다. 반대매매 청산 비중은 31일 기준 9.6%로 10%에 육박한 상태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180일 내에 상환하는 ‘대출’인 신용거래융자도 급증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31일 19조7383억 원으로 6월 말(19조4002억 원)보다 3000억 원 이상 늘어났다. 코스피 시장 10조593억 원·코스닥 시장 9조6791억 원 수준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수거래가 증가했다는 것은 회전율 높은 초단기성 레버리지 거래가 증가했다는 의미이고 이는 급등주들의 시세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지난주 2차 전지 관련주 중심으로 변동성이 휘몰아친 후 급반등이 있었지만 단기 급등주들은 여전히 경계감이 필요하다. 당분간 미수금 동향을 잘 살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변동성 우려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국내 증시에서 변동성 완화장치(VI)는 총 4813번 발동되면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229회 발동된 셈이다. 3310회 발동한 6월과 비교해 한 달 만에 약 1500회 급증했다.
VI는 개별종목의 주가가 급격히 변동할 경우 추가 과열을 막기 위해 2분간 단일가 매매를 적용하는 경고 조치다.
투자 주의·경고 종목도 급증세다. 지난달 투자 ‘주의’로 지정된 종목은 217개고 ‘경고’로 지정된 종목은 18개로 집계됐다. 총 235개다. 6월 166개(주의 150개, 경고 16개)를 지정한 것과 비교해 크게 불어났다.
투자 ‘주의’란 투기적이거나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종목에 지정되고 ‘경고’는 전날 종가보다 75% 상승하는 등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는 경우 지정된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을 선도하는 주도주와 업종 쏠림은 늘 있었지만 7월 흐름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투자자들의 심리와 프로그램 수급 영향력이 컸다”며 “성장에 대한 기대로 많이 오른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본인 성향에 맞는 종목 선택과 매매 시점 판단이 필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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