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경기둔화까지 겹치면서 은행권 연체율이 높아지자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작년의 2배 넘는 규모로 부실 대출 채권을 털어냈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KB·하나·우리·신한·NH농협 등 국내 주요 5대 은행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조2201억 원 수준의 부실 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했다.
작년 같은 기간 동안 처분한 부실 채권인 1조5406억 원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다. 작년 규모인 2조2711억 원도 넘어섰다. 통상적으로 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채권을 ‘고정 이하’ 등급 부실 채권으로 분류해 별도 관리한다.
이후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할 때 떼인 자산으로 보고 장부에서 지우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으로 파는(매각) 방식으로 처리한다.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이 주로 상각 대상이 된다.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은 매각 위주로 진행된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으로 연체율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4분기에도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제고를 위해 대손 상각·매각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상·매각이 대규모로 이어지면 가계대출 증가세도 가속화된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9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8월 말과 비교해 4조9000억 원 늘었다. 전체 금융권 가계 대출도 같은 기간 비교해 2조4000억 원 늘었다.
은행들이 부실채권 처분에 나서면서 9월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9월 말 5대 은행 단순 평균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평균 0.31%·가계대출 0.27%·기업대출 0.34%를 기록했다.
평균 0.34%·가계 0.30%·기업 0.37%였던 8월 말보다 낮아졌지만 작년(평균 0.18%·가계 0.16%·기업0.20%)보다는 높은 수치다. NPL 비율도 8월 말 평균 0.29%에서 9월 말 0.26%까지 내려왔지만 0.21%였던 작년보다 높다.
9월 말 기준 신규 연체율(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 평균은 0.09%로 8월 말과 같았다. 신규 연체율은 새로운 부실 채권 증감 추이가 드러나는 지표다.
금융권에서는 고금리와 경기둔화 장기화로 연체율과 가계대출 잔액이 당분간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79조8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6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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