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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달아오른 美 대선 풍향계에 분주한 시나리오 플래닝
섣부른 ‘트럼프 대세론’보다 경제·안보 관련 선제 대응을
완벽한 시나리오 대응으로 한국도 이익 챙겨야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3-12 06:31:40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한국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것과 유사하게 11월 미국 대선 분위기도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올해는 정치의 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지구촌 곳곳에서 각종 선거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세계 최강국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국가에 따라 다소간의 온도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단순 흥밋거리로 보기보다는 결과에 따른 상황의 추이에 벌써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듯하다. 이것은 그만큼 글로벌 정세가 불투명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각국의 이런 반응은 국익에 대한 이해득실이 민감하게 교차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와 안보가 하나의 축에서 움직이고 있는 시점이라 그렇다.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미국의 지위가 과거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여전히 절대강자다.
 
한국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며 어떻게 보면 가장 첨예하게 이익이 맞물려 있는 국가라 할 수 있다. 아직 7개월 이상 남아 있기는 해도 미국 대선의 향방을 가늠해 보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며칠 전 슈퍼 화요일 결과가 나오면서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대로 미국 대선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로 확정되었다. 바이든의 수성이냐 트럼프의 탈환이냐의 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미국 여론조사를 보면 3~4% 정도 트럼프 지지세가 우세해 트럼프의 백악관 귀환에 대한 예측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4건의 형사소송 불씨가 남아 있지만 출마 자격과 관련해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의 손을 들어 주었기 때문에 큰 산은 넘은 셈이다.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갈 공산이 크다. 파죽지세의 트럼프에 대항해 바이든이 어떤 역전 카드를 준비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세간에서 흔히 나오는 의구심 중 하나가 어떻게 트럼프 같은 사람이 미국 유권자의 높은 지지를 받을까 하는 점이다. 이를 두고 미국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어찌 보면 이것은 패권국가를 자처하는 미국의 위상이 현저하게 약화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경제력도 갈수록 약화되어 미국인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삶이 피폐해지다 보니 이대론 안 된다는 위기감이 증폭하고 있다. 반대편의 중국·러시아엔 시진핑이나 푸틴과 같은 ‘스트롱맨’이 등장해 철권 리더십으로 미국의 지위를 시시각각으로 위협하고 있기도 하다. 국익에 따라 어제의 동맹국이 오늘의 적이 되는 국가 이기주의가 곳곳에 만연해 있다. 시진핑·푸틴과 비슷한 캐릭터인 트럼프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러한 배경에 기인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따져 보면 바이든과 트럼프의 노선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의외로 일치하는 부분도 많다. 트럼프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다시 꺼내 들고 미국 일방주의를 외친다. 바이든은 ‘America is Back’으로 맞선다. 표면적으로 보면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자국 산업의 재건과 미국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국 봉쇄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꾀한다는 큰 그림을 놓고 보면 두 후보의 노선은 대체로 일치한다. 다만 바이든이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반면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에 동조하지 않는 동맹과는 관계를 절연하겠다고 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트럼프의 재집권에 대해 미국 안에서보다 밖에서 더 우려하는 이유다.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반대 진영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혼자가 아닌 동맹과의 협력을 우선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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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미국 대선 레이스는 시작되었다. 세계는 트럼프의 입을 주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바이든의 머리를 의심한다. 트럼프가 다소 우세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변수는 많다. 오리무중의 미국 대선과 관련해 두 개의 시나리오 플래닝이 준비되고 있다. 하나는 경제고, 다른 하나는 안보다. 러·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중국·대만의 양안 분쟁 등 국지적 화약고가 즐비하다. 경제도 걱정이지만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이 분담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공격을 용인하겠다는 발언까지 했다. 그래서 유럽이 전면전에 휩싸일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독일·라트비아 등 발트 3국, 그리고 일부 동유럽 국가들까지 전쟁 개입 혹은 확전에 대비하고 있다. 안보 지형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의 일환이다.
 
이러한 움직임의 불씨는 자연스럽게 군비 경쟁으로 옮겨붙는다. 美·유럽에 이어 한국 방산주(株)까지 들썩거린다. 유럽을 필두로 중동·동아시아 각국의 국방 예산이 천문학적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작년 세계 국방비 지출 총액이 전년보다 9% 증가한 2.2조 달러(약 2893조 원)에 달했지만 향후 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질수록 전쟁의 위협 고조·국방 지출의 지속적 증가는 필연적 귀결이 될 것이다.
 
누가 집권할 것인지는 아직 미궁 속이다. 관건은 미국 경제의 추이다. 트럼프 집권 시와 현 바이든 집권 시의 경제 성적표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인플레가 진정되고 파월의 미국 연준이 금리인하를 개시하면서 연착륙의 신호가 확실해지면 현직인 바이든 우세로의 반전 가능성도 상존한다. 시나리오의 플래닝은 한국에도 절실하며, 그것이 완벽함에 근접할수록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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