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에서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과 국내 기업의 자금력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AI 시장이 수조 원이 오가는 ‘쩐의 전쟁’이 되면서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상황이다.
3월29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는 생성형 AI 구동을 위한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센터 구축에 2028년까지 1000억 달러(134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생성형 AI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현재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MS와 오픈 AI가 지배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네이버의 경우 2023년 총 연구개발비가 1조9926억 원이었다. 네이버의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은 9조6706억 원이었다. 네이버는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 개발에 투입 중이고 이 중 AI의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MS에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이다.
카카오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카카오가 공시한 2023년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1조2235억 원이다. 카카오의 2023년 매출은 7조5570억 원이었다. 카카오의 매출 대비 연구 개발비 비중 역시 2021년 12.9%에서 2023년 16.2%로 확대됐으나 MS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MS 외에도 미국 기업과 한국 기업의 AI 투자액 차이는 크다. 아마존은 3월27일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27억5000만 달러(3조7023억 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전 투자액까지 합하면 총 투자금은 40억 달러(5조3852억 원)다.
구글 또한 2023년 10월 앤트로픽에 20억 달러(2조6926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1년 연구개발 예산이 해외 빅테크 기업이 IT 스타트업 하나에 투자하는 금액보다 적은 셈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가 주목받으면서 AI 산업은 입장료가 1000억 원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자금력에 자신 없는 기업들은 다 나가떨어졌다”며 “글로벌 단위로 가면 MS나 구글을 상대하는 우리나라 대기업도 AI 산업에서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AI로 상대할 때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한국어를 사용할 때의 성능이다. 국내 기업이 한국어 데이터를 찾기 더 쉽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오픈소스 언어모델 연구팀 ‘해례’에 따르면 한국에 맞은 AI 성능 평가 체계 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 AI 모델이 오픈 AI나 구글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생성형 AI가 국내 시장에서만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재성 중앙대 인공지능연구소 소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작정하고 덤빈다면 당연히 경쟁이 불가능하지만 한국 시장이 작은 만큼 그 정도 적극성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진출을 한다면 마찬가지로 미국 기업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남아시아나 중동 쪽을 노리는 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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