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에 즈음하여 때아니게 국론 분열이 확산되고 있다. 그 발단은 정부 지원금을 받고 운영되는 보훈부 산하단체인 ‘광복회’의 이종찬 회장이 8·15 정부 행사에 불참을 선언한 데 기인한다. 이 회장은 10일 “정부가 건국절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행사에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광복회 홈페이지는 ‘뉴라이트 판독법 9가지’라는 인포그래픽이 게시되었는데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말하고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1948년이라고 하거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임의단체로 깎아내려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면 뉴라이트”라는 것이다.
문제는 현 정부가 건국절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었는데 국가 원로급 인사가 앞장서서 거짓 주장을 하며 선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가유공자법에 따라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없는 단체임에도 8월15일 당일 자체 행사에서 회원들이 “타도 윤석열”을 외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는 김갑년 광복회 독립영웅 아카데미 단장이 ‘친일 편향의 국정 기조를 내려놓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발언하자 나온 것으로 이 자리에는 예상대로 민주당 박찬대·박홍근·김용만, 조국혁신당 조국·용혜인·황운하 등 야당 정치인들도 참석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1948년 헌법 제정과 대한민국 건국보다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는 1919년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은 다름 아닌 그들이 그토록 폄훼하는 인물 이승만이다. 임시정부와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을 분리하는 이런 앞뒤 안 맞는 인지 체계는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나. 더욱이 국가의 존망을 가르는 전쟁도 없이 국제조약의 형식으로 체결된 한일병합 이후 조선의 왕은 이왕가(李王家·1910.8.29.~1947.5.3.)의 자격으로 천황 다음 서열의 대접을 받으며 극소수만이 참석하는 ‘황족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1945년 일본제국주의 패망 때까지 호의호식하며 살았다.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에 있던 영친왕 입국을 막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임시정부가 수립되었지만 한일병합조약 당사자인 조선(대한제국) 왕족의 세계(世系)는 일본 제국에서 유지되었으며 그들은 천황가의 일원으로 살았다. 지금도 종로에 가면 조선 왕조를 계승한 ‘대한황실문화원’이 있다. 대한민국이 1948년 헌법을 제정하고 임시정부의 전통을 계승하여 건국된 나라가 아니라면, 그리고 한일병합 시기를 ‘머리만 숨기는 타조’처럼 부정한다면 대한황실문화원 총재인 이조 황태자(皇太子) ‘이원(李源)’이 지금 한반도의 ‘왕(王)’이란 말인가.
아무리 역사를 왜곡하려 해도 ‘부끄러운 역사는 부끄러운 역사로 남는 것’이다. 조선의 왕과 정치인들이 ‘주권과 국민과 영토’를 일본 제국에 넘긴 이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8.6)와 나가사키(8.9)에 원자폭탄을 투하함으로써 일본 제국이 무조건 항복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건국이나 되었을까. 임시정부의 공식 광복군 수는 339명에 불과했는데 말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 논란도 좌파들의 전형적인 선동 수단의 하나로 그저 자의적 해석의 왜곡된 역사관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이적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좌파 그룹은 해방 이후 지금까지 한결같이 대한민국의 전통성을 부정하기 위해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폄훼하는 일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임시정부의 정통성 역시 초대 대통령 이승만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고 다시 대통령이 된 이승만에 의해 ‘주권·국민·영토’를 가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인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공식적으로 선포되었으며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완전한 국가가 되었는데 말이다.
이스라엘은 서기 70년 로마군에 의해 마사다 요새가 함락된 이후 무려 2000년간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았으며 1948년 5월14일 서방국가들의 도움으로 건국을 선포했다. 자유 대한민국 건국과 같은 연도에 말이다. 유대인들이 1948년에 이스라엘을 건국했다는 사실을 과연 창피해 할까. 그리고 자신들은 1948년 건국한 것이 아니라 2000년 전 건국된 나라라고 주장할까.
한민족 역사 5000년 동안 고조선 건국(BC 5세기)·고구려 건국(BC37년)·발해 건국(698년)·고려 건국(918년)·조선 건국(1392년·1897년 이후 대한제국)이 있었으며 고조선은 한(漢)에 의해 멸망해 식민지로, 고려는 원(元)에 패배하여 부마국으로, 조선은 스스로 명(明)의 제후국이 되었고 이후 청(淸)에 패배해 조공국이 되었으며 1910년에는 강대국 일본 제국에 병합되었다.
1919년 이승만과 같은 선각자들의 노력으로 임시정부가 수립되었고 1945년 일본의 무조건 항복 이후 1948년 봉건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으로 건국된 유구한 역사를 가진 ‘민족 국가’이다. 이것이 진실이며 역사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한민족은 더 단단해졌으며 이제는 G-7에 근접한 경제력과 세계 5위의 군사력을 가진 강건한 자유주의 국가가 되었다. 역사는 주도해 나가는 것이지 과거에 함몰되어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다. 좌파 세력들처럼 국가 미래를 외면한 채 오직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과거에 집착해 억지를 부리며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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