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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보안 뚫린 中企 도울 방법 없을까
김기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08 00:02:30
▲ 김기찬 산업경제부 기자
“무섭다.”
 
최근 취재를 위해 온라인상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들여다본 후 내린 결론이다. 지난달 보안 업계에 종사하는 취재원과 만난 기자는 해커들의 커뮤니티에서 국내 개인정보들이 세계 곳곳에 팔려 나가는 현실을 보면서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시 ○○구 ○○동 ○○○아파트에 거주하시는 ○○○ 씨죠? 검찰청에서 연락드렸습니다’라고 얘기하면 속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런 말을 하는 취재원의 노트북에는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누군가의 주소·전화번호·이름·나이 등이 표시돼 있었다. 알 수 없는 알파벳으로 이뤄진 코드를 해독했을 때엔 주민등록번호까지 상세히 노출됐다. 해킹 포럼 ‘브리치포럼스’에서 거래 중인 개인정보 판매 글이었다.
 
심지어 이런 정보들의 가격은 고작 60달러. 한화로 8만 원 내외에 불과했다. 8만 원과 텔레그램만 있으면 수만 명의 개인정보를 탈취할 수 있는 것이다.
 
무섭지 않을 수 없었다. 거창한 정보는 아니었지만 이 개인정보가 수많은 범죄에 악용되고 있을 것 같았다.
 
“이런 게 몇 개나 있을 것 같아요?”
 
취재원은 기자에게 다크웹(특정 프로그램·브라우저로만 접속되는 비밀 사이트)을 통해 한 랜섬웨어(Ransomware·개인 문서를 인질로 잡아 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 집단의 홈페이지를 보여 줬다.
 
그곳에는 세계 곳곳 기업들의 정보가 암호화된 채로 초 단위의 ‘데드라인’이 걸려 있었다. ‘1초라도 빨리 돈을 보내라’는 식의 협박성 타이머가 제각기 움직이고 있었다.
 
랜섬웨어는 악성 프로그램이나 해킹 등의 공격을 통해 기업이나 기관의 정보를 탈취하고 암호화해 이를 인질로 삼아 금전을 요구하는 행각을 말한다. 보통 랜섬웨어 공격 집단은 데드라인까지 돈을 보내지 않으면 탈취한 정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랜섬웨어의 경우나 침해사고가 조기에 발견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기관의 연락을 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이들 기업이나 개인은 정보가 유출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개인정보가 털린 사례도 대부분 침해 사고에 대응할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이었다.
 
또 이미 침해 사고나 정보 탈취 시도 이후엔 다시 정보를 회수할 방법도 없기 때문에 ‘재발 방지’ 말고는 뚜렷한 방안도 없다. 유출을 막지도 못한 중소기업들이 침해 사고를 당한 이후에도 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뒷정리’뿐이라는 얘기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민간 분야 침해사고 신고 건수는 89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랜섬웨어 신고 건의 경우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비중이 93.5%에 달한다.
 
정보 보호는 처리 방침만 내세운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해야 하는 영역이다. 점차 교묘해지는 사이버 위협 속에서 중소기업들은 보안 컨설팅 등 정보 보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지금이라도 검토해야 할 때다.
 
KISA는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위해 보안 취약점 점검·웹 취약점 점검 및 웹 보안 강화 도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침해 사고 피해가 지속해서 누적되고 있는 만큼 기업을 대상으로 한 관련 지원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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