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현 정국의 뜨거운 이슈인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22일 소회를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 하루 뒤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인맥을 쇄신해 달라는 한 대표의 건의에 대해 “누가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전달하면 그 내용을 보고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 요구에 대해선 “꼭 필요한 활동이 아니면 대외활동을 많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여권의 국정 추진력 확립 여부와 관련해 초미의 관심을 모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21일 회동은 이제 대통령실의 추후 태도에 달렸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한 정치 컨설턴트와 전 대통령실 행정관 때문에 연일 벌집 쑤신 듯하는 상황에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대외 활동 중단·의혹 사항 등에 대한 설명 및 해소를 건의했다.
한 대표가 제안한 내용은 여권이 처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인물인 컨설턴트 명태균 씨가 주장한 여권 실세와의 친분, 한동훈 대표에 대한 공격을 사주한 의혹에 휩싸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문제 등에 대해 국민은 윤석열정부의 내부가 어떻게 돌아가기에 그런 이들이 활개 칠 수 있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
대통령실이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 윤 정부에 대해 중도층은 물론 대선 당시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는 심각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보수 강세 지역에서의 하락세와 함께 다시 최저치를 경신한 것은 그냥 보아 넘길 문제가 아니다. 리얼미터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24.1%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선 특히 보수 강세 지역에서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게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 주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만 전주 대비 8.1%p 폭락해 27.1%를 기록했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7.1%p 떨어져 26%를 나타냈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44.2%, 국민의힘이 31.3%로 집계됐다.
정치와 정권을 좌우하는 민의란 대체로 여론조사 지표를 통해서 나타난다. 정확한 민심 측정은 어렵지만 아직까지는 현재의 방법이 가장 과학적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2022년 7월4일 국정수행평가에서 부정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나오자 “지지율은 의미 없다,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은 이 말 자체가 모순이다. 국민은 여론조사를 통해 그들의 의견을 표시하는데 이것을 무시한다는 것은 곧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 된다.
윤 대통령은 비상한 위기 의식을 갖고 국민의 피부에 닿는 해법을 제시할 때다. 김 여사를 둘러싼 온갖 의혹을 불식할 조치들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음 달 초 집권 후반기를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 자체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당대표 중 누가 이기고 지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자존심을 내세울 때도 아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 의견을 전폭 수렴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민주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1월15일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과 11월25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정부와 여당에 대한 총공세를 펼 태세다.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조차 “대통령 탄핵·하야” 같은 소리가 나올 정도다. 국회의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김 여사 관련 온갖 의혹을 내세워 장외투쟁을 본격화한다고 한다. 위정자가 민의를 경시하면 국정 실패와 실패한 대통령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인식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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