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영관급 장교가 특수부대에서 훈련받은 살인 기술을 사용했다는 프로파일러 말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특수전학교 출신 특전사 소식통이 이를 전면 부정했다.
10일 소식통은 “소설에 가까운 소리”라며 “군사기관에서 토막 살해와 시신 훼손 및 은닉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특공무술에 인명 살상 기술이 있는 것은 맞지만 특수전 부대만 배운다”며 “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육사 출신 장교가 배울 수 없는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정규전과 달리 비정규전인 특수전은 적진에 ‘빠르고 은밀히 침투’하여 첩보 수집·암살·폭파·사보타주·인질 구출 등을 지원한다. 특수전은 소수정예 병력으로 이루어지는 데, 정규전 대비 사상자가 적고 적에게 적발 시 빠른 제거를 위해 기도비닉을 통한 암살을 한다. 일촉즉발의 작전 상황에서 적을 제거하는 데, 토막 살해나 시신 훼손 등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전사는 육군 전문특기병으로 기존의 ‘징병’이 아닌 ‘지원’을 통해 선발하는 소수정예 전투병력이다. 특수 부대 간부 혹은 지휘관도 보통은 지원 후 선발되는 방식을 따른다. 육사 출신 장교라도 특수 부대 임무를 할 것이라는 추측 또한 섣부르다는 의미다.
앞서 ‘화천 토막 살인 사건’ 용의자인 육군 소령 A(38)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부대 내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 차량에서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던 군무원 B(33)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 A 씨는 같은 날 오후 9시쯤 부대 인근 공사 현장에서 B 씨의 시신을 훼손했으며, 훼손한 시신은 10개의 비닐봉지에 담아 다음 날 오후 9시40분쯤 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유기했다.
A 씨는 시체 훼손 후 은폐를 위해 유기한 시체가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봉지에 돌덩이를 함께 담았으며, 범행도 구는 유기 장소로 이동하며 곳곳에 버렸다. 이와 함께 B 씨가 출근을 하지 않으면 범행이 들통이 날 것을 우려해 A 씨의 휴대전화로 부대 측에 “휴가 처리를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하기도 했다.
‘A 씨가 특수부대 출신 살인 병기였다’는 소문은 이 같은 경찰 수사 결과가 언론에 나오자, 유명 프로파일러 등이 주요 언론에서 “특수부대 요인 암살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시작됐다.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A 씨가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오랫동안 복무하며 배운 고도의 살해 기법으로 B 씨를 제거했다는 추측이 떠돌았다.
관련해 손수호 변호사는 8일 CBS 인터뷰에서 ‘우발적 살해’를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처음부터 살인을 계획했다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 유인하거나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시도했을 텐데 근무 중인 부대의 주차장을 살해 장소로 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을 계획했다면 살해 장소로 택할 이유가 없는 곳”이라며 “시신 훼손 장비도 준비한 게 아니라 사후 따로 갖춘 것을 보면 우발적으로 죽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시신 훼손 이유에 대해 손 변호사는 “자수하기 싫어 범행을 은폐해야 할 때 없애야 할 증거가 바로 시신”이라며 “운반하기 위해 크기를 줄여야 하고, 사람들 눈에서 감추게 하려고 훼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도 “다른 사람이 다 볼 수 있는 데서 죽였으니까 이거는 요인 암살 방법으로 빠르게 살해했으며,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 확인된 이야기인지 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원경찰청은 7일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시체 은닉·시체 훼손 혐의로 구속된 A 씨에 대한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범행의 잔인성·중대한 피해·국민의 알권리· 재범 방지 등이 중대범죄 신상 공개법이 규정한 요건에 충족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은 이 같은 내용을 A 씨에게 통지했으나 A 씨는 공개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 신상 공개가 보류됐다. 이에 A 씨의 신상 공개 여부는 12일까지 최대 5일간 유예되며 A 씨는 법원에 신상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낼 수 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A 씨의 신상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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