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인 가게가 망해야 끝난다.”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는 CU 편의점은 옆에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생기자 전쟁을 선포했다. CU는 아이스크림을 원가를 판매하면서 “소비자 기만 그만하라! 편의점보다 비싸면서 할인점 간판 말이 되나?”란 글이 적힌 현수막을 붙였다. CU 현수막엔 “상도덕과 양심 둘 다 없네”란 문구를 적혔을 정도로 비방이 심하다.
편의점 CU가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상대로 갑질을 해왔지만 정작 본사가 갑질을 방치해서 논란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11일 스카이데일리에 문제의 비난 현수막을 인지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BGF리테일은 가격경쟁력이란 핑계를 앞세워 가맹점주가 무인 가게보다 아이스크림을 더 싸게 팔도록 허락했다. 대기업이 소상공인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볼 수 있는 대목이다.
CU 가맹점은 수박바·죠스바 등 아이스크림바를 500원에 판매해 무인 가게(600원)보다 저렴했다.
CU 편의점 주인 A씨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아이스크림만 판매하는 게 아니고 다른 제품들도 판매를 하기 때문에 CU를 찾는 소비자들이 무인 가게로 간다”면서 “아이스크림을 원가로 판매하고 있어 마진은 없고 전기세만 나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해당 가맹점이 포스터를 붙인 것을 알고 있다. 가맹점주가 대응 차원에서 붙인 것으로 봐야될 것 같다”면서 “점포마다 상권에 대응하기 때문에 가맹점주가 아이스크림을 원가로 판매하고 싶다고 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년 동안 비난 포스터를 봐온 무인 가게 가맹점주 B씨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포스터 때문에 상도덕이 없는 가게로 비춰지는게 속상하다고 운을 뗐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 B씨는 “작년 10월에 가게 오픈 일주일 후 CU 가맹점주가 유튜버를 데리고 상도덕 없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취지로 촬영을 했다”면서 “우리 가게가 오픈하자 CU 가맹점주는 아이스크림을 절반 가격에 판매하거나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게 오픈하고 CU 가맹점주를 찾아가 CU에서 판매하지 않는 제품들을 우리 가게에서 판매를 하자고 제안을 했는데, CU 가맹점주는 우리 가게가 망해가 끝나는 것”이라면서 “상생제안을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CU 가맹점주가 1년 동안 무인 가게를 상대로 한 갑질을 CU 본사는 나몰라라 했다는 지적이다. 1년 동안 붙인 비난 포스터를 CU 본사가 알고 있음에도 가맹점주가 대응 차원에서 했기 때문에 본사가 나설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CU는 대기업인데 1년 동안 비난 포스터가 붙여있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선 한심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면서 “대기업은 브랜드이미지가 중요한데, 비난 포스터는 브랜드 이미지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가판매는 자본이 취약한 상대방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용된다"면서 "만약 CU가 전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쭉 아이스크림을 원가판매를 한다면 상관없지만, 무인 가게가 사라진 후 가격을 원상복귀를 시킨다면 이건 갑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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