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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열의 스파이 세계]<42> 뉴욕 주지사 보좌관 ‘린다 쑨’은 中비밀요원이었다
유동열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1-27 00:02:50
 
▲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미국에서 행해지는 중국 스파이들의 악의적인 활동으로 방첩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와중에 연방수사국(FBI)은 9월3일 뉴욕주 롱아일랜드 자택에서 한 부부를 체포했다. 중국계 미국 시민권자인 린다 쑨(Linda Sun·41세)과 공범인 그의 남편 크리스 후(Chris Hu·40세)였다. 이날 체포는 FBI가 이들 부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지 6주 만에 단행되었다.
 
뉴욕동부지구 연방검찰청의 기소장에 의하면 쑨은 뉴욕 주 정부에서 고위 공직자로 14년간 재직하면서 중국 정부와 중국공산당의 비밀요원으로 중국의 이익을 위해 정치활동에 참여해 미국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했다. 그녀는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및 위반 공모·비자 사기·외국인 밀수 및 자금 세탁 공모 등 8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남편 후도 자금 세탁 공모·은행 사기 공모 및 신분 확인 수단 오용 혐의로 기소되었다. 
 
중국 정부는 쑨에게 수백만 달러의 재정적 보상을 제공했고, 남편 후의 중국 내 사업을 지원했다. 이들 부부는 불법으로 수령한 자금을 사용해 2024년형 고급 자동차 페라리와 하와이·뉴욕 롱아일랜드에 수백만 달러짜리 단독 주택을 구매하며 호화생활을 누렸다. 쑨은 누구인가.
 
 
▲ 연방법원에 출두했다가 돌아가는 린다 쑨. 필자 제공
  
쑨은 1983년 중국 남경에서 태어나 5세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2006년에 바너드 칼리지에서 정치학 학사, 2009년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2009년 뉴욕 6선거구의 주의원인 그레이스 멩(Grace Meng·대만계 여성)의 선거 운동을 도와 당선 후 수석 보좌관에 임명되면서 주 의회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제56대 뉴욕 주지사(2011~2021)였던 앤드류 쿠오모(Andrew Cuomo) 주정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문제 책임자와 퀸즈 지역 대표가 되었다. 또한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쿠오모 주정부의 다양성 책임자로 근무했다. 2021년부터는 제57대 뉴욕주지사인 캐시 호철(Kathy Hochul)의 부 수석보좌관을 역임하고 뉴욕 주 전역의 경제 개발을 담당하는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2022년 11월부터 뉴욕주 노동부에서 근무했다. 2023년 3월 호철 주지사는 쑨의 부정행위를 발견하고 해고했다. 해고된 후 쑨은 뉴욕 3선거구에서 주의원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 쑨·후 부부는 중국 정부가 지원한 자금으로 하와이·뉴욕 롱아일랜드에 수백만 달러짜리 단독 주택을 구매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렸다. 필자 제공
  
FBI가 쑨에 주목한 것은 뉴욕 주 정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중국 정부와 중국 공산당의 비공개 대리인 역할도 했다는 여러 사실을 포착한 이후였다. 2020년 FBI는 그녀를 소환하여 중국 정부 대리 활동에 대해 경고했으나 그녀는 이를 무시하고 활동을 지속했다. 그로부터 4년 후 FBI는 이들 부부를 체포한다. 
 
기소장을 보면 대만 정부 대표와 뉴욕 주 고위 관리의 접촉을 고의로 차단, 중국을 위해 중요한 문제에 대한 뉴욕 주 고위 관리의 메시지 임의 변경,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중국과 관련한 뉴욕 주 문서를 입수하여 전달, 뉴욕 주 고위 정치인들의 중국 방문 주선, 뉴욕 방문 중국 정부 대표단과 뉴욕 주 정부 관리 간의 회의 주선 등 범죄 혐의가 상세히 적시되어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 그녀는 중국 정부를 대리해 대만 정부 관리들이 뉴욕 주 고위 관리들과 접촉하는 것을 방해했다. 2019년 대만 총통이었던 차이잉원이 미국을 방문해 뉴욕시에 들렀는데, 차이잉원의 뉴욕 주 정부 방문을 허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또한 그녀는 맨해튼에서 열린 차이잉원에 대한 항의 시위에 지역 중국인협회 지도자들과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뉴욕주와 미국 타이베이 경제문화대표부 대표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반면, 중국에는 위조한 뉴욕 주정부의 초대장을 보내 중국 대표단의 미국 방문을 주선했다. 그녀는 재(在)뉴욕 중국 총영사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주정부의 중국 관련 중요한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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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억압해 온 위구르 무슬림 소수민족을 대변하는 미국 내 움직임을 잠재우려는 활동을 했다. 호철 뉴욕 부지사 연설 시 위구르 상황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이 언급돼야 한다는 중국계 미국인 커뮤니티의 주장을 대변해 연설문 작성자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녀는 주로 무슬림으로 구성된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탄압을 주 정부관료들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녀는 이러한 활동의 대가로 여러 대의 고급 자동차(2024년형 페라리 로마·2024년형 레인지로버/L460·2022년형 메르세데스 벤츠 GLB250W4 등)를 구입했고, 뉴욕 롱아일랜드 맨하셋에 있는 5베드룸 주택(시가 360만~410만 달러·약 57억 원)·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콘도미니엄(시가 190만~210만 달러·약 30억 원) 등을 구매했으나 뉴욕 주정부에 신고하지 않았고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하지도 않았다. 
 
또한 그녀의 남편 후와 관련된 중국 내 사업의 수백만 달러 거래 지원·여행 혜택·카네기 홀에서 중국 국립 전통 오케스트라의 공연 행사의 티켓·퀸즈 화물 사업 홍보 등도 제공받았다. 그녀의 남편 후는 뉴욕 퀸즈에 기반을 둔 해산물 사업과 와인 매장·금융 컨설팅 회사를 운영했는데 이를 통해 자금세탁·은행 사기 공모 및 신분 확인 수단(운전면허증) 오용 등의 활동을 이어 갔다. 이들 활동에는 무려 80개가 넘는 차명 계좌가 활용되었다.
 
이들 부부가 체포된 것은 중국이 남중국해와 대만에 대한 침략을 감행하고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무역 통제를 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긴장된 시기였다. 쑨이 체포되자 호철 뉴욕 주지사는 라디오에 출연하여 쑨의 행동이 얼마나 뻔뻔스러웠는지에 대해 분노하고 격노했다고 밝히며 ‘신뢰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말했다.
 
쑨은 체포된 후 연방법원에 15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그녀는 연방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지만 여러 사건에서 보듯이 결국 감형받기 위해 혐의 사실을 인정하고 형량 조정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중국 정부가 대미공작을 위해 정교한 노력과 엄청난 물량 공세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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