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은 스타 강사에서 국민 강사로 뜬 멋진 남자다. 지난 설 명절을 전후해 그가 잔다르크가 아닌 전다르크로 변신해 국민을 일깨워 온 역할은 자유우파로선 크게 감사해 할 일이다. 온몸을 비트는 방식의 독특한 사자후는 설득력도 크다. 본인도 자신만의 매력을 안다. 그래서 종종 자학 개그를 연출한다. 자신의 외모를 필리핀 권투선수인 매니 파퀴아오 등에 비유하는 것이다.
즉 전한길은 학벌 좋고 외모 멋진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 이웃 같기 때문에 그걸 무기로 외연을 넓힌다. 어째서 부정선거야말로 윤통이 계몽령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되는지, 지금의 혼란은 사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초래했다는 이슈에서 그의 발언은 빛난다. 안타깝게도 그런 전한길은 2%가 부족해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그 문제로 요즘 논란을 빚고 있어서 내심 걱정이다.
최근 광화문운동의 총사령관 전광훈 목사가 그를 저격했다. “전한길이 역사를 아는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것이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기세 좋게 치고 올라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일부 40%대로 주저앉은 배경에도 자꾸 삑사리를 내는 전한길의 악영향 탓이란 비판까지 일각에서 일고 있다.
뭐가 문제일까. 두 가지다. 그는 노사모 출신의 노무현 팬이고, 그에 더해 ‘행동하는 욕심’ 김대중을 두고 “50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지도자”라고 종종 치켜세운다. 15일 광주 대첩에서도 그러했다. 심지어 김대중 동상을 광화문광장에 세우자는 말까지 그곳에서 나왔다 한다. 그리고 전한길은 결정적으로 광주 5·18을 헌법전문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허튼 목소리도 낸다. 이건 아니다. 잠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보자. 아스팔트 우파에 젊은 피가 수혈되는 건 좋은 일이고, 이 과정에서 약간 생각이 다른 것도 허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짚을 것은 짚을 필요가 있고, 필요하다면 노선 투쟁도 병행해야 한다. 우선 그가 노무현·김대중 지지자란 점인데, 본래 경북 대구가 고향인 그의 그런 정치 성향이란 문제될 게 없어 보인다. 자유우파 진영의 너비가 그만큼 넓어진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사실 지금까지 자유우파 진영의 아이콘은 누가 뭐래도 건국 대통령 이승만이고, 부국 대통령 박정희였다. 대한민국이 영속하는 한 이건 변함없으며, 그게 주류가 되어야 한다.
이 가운데 일부 젊은 세대가 자유우파로 넘어오면서 친노무현·친김대중 정서를 가진 것도 대수롭지 않다. 바로 그런 게 요지부동 호남을 변화시킬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품어봄 직하다. 단 예전 전한길이 다큐 영화 ‘건국전쟁’을 본 뒤 삐딱한 반응을 보였다는 건 그의 현대사 공부가 아직 설익었음을 보여준다. 정말 문제는 광주 5·18에 대한 그의 짧은 인식이다. 이 대목은 눈꼽만치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
그건 주사파 운동권에 빼앗겼던 현대사 속의 1980년대 재해석 작업이다. 터놓고 말하자. 피 터지는 주사파와의 전투는 결국 현대사 인식을 둘러싼 3개의 고지전으로 구성됐다. 첫 고지전이 건국 전후사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고 하는 저들의 헛소리에 맞서는 담대한 싸움이다. 2차 고지전은 박정희시대 1960·70년대 개발 연대 해석을 둘러싼 싸움이다.
두 전쟁에서 자유우파는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역사 속의 성취와 팩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1980년대 재해석을 둘러싼 3차 전쟁이다. 여기에서 승리해야 비로소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다는 걸 눈 밝은 많은 이들이 점점 더 공감해 주는 대목이다. 즉 1980년대 재인식 없이는 대한민국의 내일이 없다고 단언해도 된다. 그 시기를 좌파의 놀이터로 변질되도록 놔둔다면 주사파 권력을 막아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 전두환정부는 이승만·박정희에서 시작한 건국과 산업화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산업화의 완성은 바로 그 시기다. 이걸 부정당하는 순간 주사파의 역습에 노출되며 대한민국 현대사를 놓치게 된다. 실제로 지난 40년 우린 운동권 전략에 내내 휘말려 왔다. 외려 그들은 전두환과 80년대를 악마화해 왔다. 즉 좌익 세력은 광주5·18을 자신들의 정치·도덕적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자명하다. 1980년대 재해석 전쟁에서 자유우파가 깨지면 우린 갈 곳이 없다는 걸 전한길을 비롯한 젊은 자유우파들이 인식해 주길 바란다. 바꿔 말해 전한길이 광주 5·18을 헌법 전문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생각이란 알게 모르게 저들의 논리에 자신이 오염됐다는 걸 말해주는 증거가 아닐까.
실은 이 글을 쓸까 말까 망설였다. 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싸움은 3월 중순 헌재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자유우파의 움직임은 오직 거기에 바쳐져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2% 모자라는 전한길에 대한 충고는 그 때문인데, 서로 다른 건 접어둔 채 지금은 한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확전은 안 된다. 거듭 밝히지만 우린 여전히 스타 전한길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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