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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5.18 진실찾기
스카이데일리 창간 14돌… 광주를 가다
“5∙18 정신은 한국 민주주의 초석”
“우린 공산주의자 아니다” 불의 맞선 시민함성 들리는 듯
꽃잎처럼 뿌려진 금남로의 붉은 피… 민주주의 자양분
남궁서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1 15:31:16
 
▲ 5∙18 민주광장 시계탑은 1980년 참상을 지켜봤을까? 독일 공영방송 NDR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는 “시계탑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반드시 계속 전승되어야 한다”면서 “시계탑은 자유의 기념물이자 한국의 민주주의의 시작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광주=남궁서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5․18이 너무 정쟁의 도구가 됐다.” 서울시 남영동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만난 20대 광주 남성은 5․18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전두환이 이끈 신군부가 비상계엄을 확대했던 1980년 5월18일. 수많은 광주시민이 군인의 총칼에 목숨을 잃었다. 한국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랐지만 역사는 잊혀지기 마련이다. 최근 극우세력을 중심으로 북한 간첩이 광주에서 5․18을 일으켰다는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광주지방법원은 8월21일 광주시민을 북한특수군으로 지목한 지만원씨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차복환씨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북한 간첩이 5․18을 일으켰다는 지만원씨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판단했다. 지만원씨가 쓴 책 ‘5․18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는 발행과 배포가 금지됐다. 
 
 “12.3 비상계엄이 조기에 해제된 것은 5․18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을 탄핵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은 6월13일 말했다. 불의에 저항하는 5․18 정신 때문에 시민들이 장갑차 밑에 누웠고 군인의 총을 붙잡았다. 문형배 전 재판관은 5․18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군경의 소극적인 업무수행과 시민의 저항으로 비상계엄을 해제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스카이데일리 창간 14주년을 맞아 광주를 찾았다. 용산역에서 고속철도(KTX)와 광주 지하철 1호선을 탔더니 고작 2시간30분만에 민주광장(옛 전남도청)에 도착했다. 남영동에서 만난 청년의 조언을 떠올려 5․18기록관으로 가장 먼저 발길을 돌렸다.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총탄 흔적이 5․18기록관을 찾는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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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광주를 미식 도시로 알았다. 학창 시절 선생님이 “광주에는 맛없는 식당이 없다”고 말하셨기 때문이다. 총탄에 뚫린 광주은행 옛 본점 유리창을 보니 광주는 아픈 역사를 간직한 민주화 성지였다. 헌법에 5․18 정신을 수록하자는 정치권 논의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역사를 잊지 않으려면 5․18에 대한 교육도 강화돼야 하지 않을까. 
 
전남도청 옆에 5․18 탄흔을 간직한 전일빌딩이 있다. 광주민주화운동 사적지 28호로 지정된 전일빌딩은 245로 불렸다. 번지수가 금남로 245인데 탄흔수도 245였기 때문이다.(탄흔 25개가 추가로 발견돼 총 탄흔은 270개) 조비오 신부가 증언한 헬기사격의 대상도 바로 전일빌딩245다.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는 2018년 공격 헬기(500MD)와 기동 헬기(UH-1H)를 이용해서 광주시민을 향해 사격했다고 발표했다.
 
전일빌딩245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보였다. 역사교사들이 5․18 사적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도 배경이 광주와 민주항쟁이다. 어찌 보면 부정선거에 빠진 한국인보다 광주에서 만난 일본인이 광주를 더 잘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전남대 김영삼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5월 27일 새벽 마지막 전투에서 광주시민은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지금 도청은 축제와 기념의 장소지만 그때 살아남은 자들에게 죄책감의 장소다. 그날 누군가는 (도청에)남아서 죽음을 선택했고, 누군가는 살아서 역사의 기록을 선택했다. 따라서 동호(소년이 온다 주인공)는 죽었지만 지금도 살아있는 것이다.”
 
전일빌딩에서 나오자 금남로가 보였다. 시민군은 1980년 5월27일 도청을 지켰고 계엄군은 금남로에서 도청으로 진격했다. “꽃잎처럼 금남로에 뿌려진 너의 붉은 피.” 오월의 노래 노랫말이 나온 민주화의 성지였다. 하지만 올해 2월15일에는 극우세력에게도 장악됐다. 계엄군이 45년 전 모였던 곳에는 세이브코리아 집회(탄핵 반대)가 열렸고 시민군이 뭉쳤던 분수대 앞에는 탄핵 찬성 집회가 열렸다. 
  
금남로와 민주광장을 걷다 보니 묘한 감정이 들었다. 국가폭력과 민중항쟁, 북한간첩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배척하고 진실을 제대로 아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1층에 전시된 유리창. 당시 계엄군 총탄이 관통했던 흔적이다. 광주=남궁서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 전일빌딩245 옥상에서 본 5∙18 민주광장과 분수대. 광주=남궁서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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