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사용되는 다회용 보냉가방 ‘프레시백’에서 떨어지는 이물질 논란이 단순 민원을 넘어, 회사 측이 관련 위험을 인지하고도 장기간 사용을 지속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4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2023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맘카페 등에는 “집 바닥과 아기 매트, 옷감 사이에서 정체 모를 까슬까슬한 검은 조각이 반복적으로 발견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프레시백에서 떨어진 파편인지 인지를 못한 채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해당 파편이 집안에서 계속 발견돼 불안과 공포 및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해당 이물질은 길이 수 mm 안팎의 갈고리형 경질 플라스틱 파편으로 추정되며, 끝이 굽은 형태를 띠고 있다. 해당 파편이 쿠팡 신선식품 배송에 쓰이는 프레시백 내부 벨크로(찍찍이)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정체를 몰라 장기간 혼란을 겪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몇 달째 집 안에서 계속 발견돼 원인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검색 끝에 같은 경험담을 보고서야 원인을 알게 됐다”, “몇 년 동안 거실에서 발견됐는데 범인이 쿠팡 프레시백이었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해당 이물질을 ‘철사’, ‘수염 털’, ‘까칠한 플라스틱 조각’ 등으로 표현하며, 오랫동안 정체를 몰라 불안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집 안에서 계속 발견돼 세탁기 문제인 줄 알았는데 배송 가방 벨크로에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수십 개가 떨어져 신발 바닥과 양말에 박힌다”는 반응도 있었다.
특히 영유아가 있는 가정에서는 우려가 더 컸다. “아기가 기어 다니다가 집어 먹거나 눈에 튈까 걱정됐다”는 글이 이어졌고, “아기 매트에 박혀 청소기로도 잘 제거되지 않아 손톱으로 하나하나 뜯어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일부 소비자들은 스스로 대응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배송 가방을 집 안으로 들이지 않고 현관에서 내용물만 꺼낸 뒤 바로 반납하거나, 가방 배송 대신 종이박스 배송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프레시백은 다회용으로 회수·재사용되는 구조다. 내부에는 아이스팩 고정이나 내용물 흔들림 방지를 위해 벨크로 부착 부위가 사용된다. 섬유·부자재 업계에 따르면 벨크로의 갈고리 부분은 플라스틱 사출 구조로, 반복 마찰과 세척, 물류 이동 과정에서 마모되면 일부가 부러지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다회용 물류 포장재의 관리 범위가 단순 세척을 넘어 ‘마모·파손으로 인한 이물 발생 가능성’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경질 소재 파편이 실내 공간에 잔류할 경우 피부에 박히거나 식품 포장 표면에 부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본지가 현장에서 확보한 프레시백을 확인한 결과, 가방 한 면의 벨크로 부위를 열자 검은색 갈고리 모양의 경질 파편이 다수 떨어지는 장면이 목격됐다. 일부 파편은 식탁 표면과 냉장고 선반, 금속 재질 휴지통 외벽 등 생활 공간 곳곳에서도 확인됐다.
배송된 식품은 개별 포장 상태였지만, 포장 겉면에 파편이 달라붙어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쿠팡은 프레시백을 회수 당일 세척해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사용 횟수 100회를 기준으로 폐기한다는 내부 운영 지침을 안내하고 있다. 다만 가방 내부 부자재의 마모나 파편 이탈 가능성 등과 관련한 별도의 안전 고지나 이용자 안내는 현재까지 공개된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커지는 배경에는 ‘회사 측 인지 여부’가 있다. 쿠팡 고객센터 상담사는 해당 현상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는 부분”, “입수된 내용들이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인지가 된 상황에서도 계속 사용한 이유’에 대해 묻자 “물량을 한 번에 모두 교체하기는 어려워 순차적으로 개선 중”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측은 지난해 5월부터 프레시백을 뚜껑과 상자가 분리되는 새로운 형태로 순차 교체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온라인 공론화는 2023년부터 이어져 왔고, 프레시백이 도입된 지 1년 만인 2021년에도 벨크로 불량 문제를 지적하는 현장 근로자 제보가 외부에 알려진 바 있어, 약 5년 만에 진행되는 교체 작업에 대해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본지는 쿠팡 측에 서면으로 △프레시백 벨크로 및 부직포 부위에서 경질 섬유 또는 금속성 섬유 이탈 가능성을 언제 인지했는지 △내부 공유 및 관리 조치 여부 △식품 배송 용기로 계속 사용한 근거 △소비자 사전 고지 여부 △식품 혼입 및 인체 위해성 평가 여부 △최근 수년간 관련 민원 건수 등을 묻는 공식 질의서를 두 차례 전달했으나, 기사 마감 시점까지 서면 답변은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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