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계획부터 여행 중까지 인공지능(AI)의 활용도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스카이스캐너는 지난 14일 한국인 응답자의 61%가 여행 계획 및 예약 시 AI를 사용하는 것에 자신감을 느낀다고 답하고, 주요 활용 분야로 여행 옵션 및 가격 비교(34%)와 일정 수립(32%)을 꼽았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단순히 저렴한 것보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여행 소비 경향도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스카이스캐너는 2027년 주목할 7가지 여행 트렌드도 발표했다. 이 발표행사에 참여했던 기자는 그 트렌드를 들으며 여행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내가 여행갔을 때 AI가 있었다면 정말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문명 로드트립'이다. 문명 로드트립은 역사적 건축물이나 유적을 직접 탐방하는 여행이다. 과거 유럽여행 당시 기자가 정한 목표는 '각 도시의 대표적인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꼭 가보자'는 것이었다.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런던의 대영박물관, 피렌체의 아카데미아 미술관 등 유명한 문화 유산들을 빠짐없이 찾았다.
가장 인상적인 기억은 현장에서 만난 유물이나 그림에 압도되었던 순간들이다. 교과서나 매체로 접했을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생생한 실물의 위용은 물론, 유화 물감의 오돌토돌한 질감과 붓 터치까지 눈앞에서 느껴질 때의 감동은 오랫동안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명확했다. 작품의 깊은 배경지식을 알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벽면에 적힌 영어 설명문은 그림을 감상하는데 방해됐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제공되는 곳도 기기 조작법이 어렵고 복잡해 작품에 몰입하는 걸 방해했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카메라로 작품이나 유물을 찍기만 하면 AI가 알아서 작품명과 작가, 작품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이 유물이 어떻게 이 박물관에 오게 되었는지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줬을 텐데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또한 로컬 사운드 헌터에도 AI는 충분히 활용될 수 있었을 것 같다. 로컬사운드 헌터는 언더그라운드 재즈 클럽, 창고 공연장, 숲속 페스티벌까지 특색 있는 현지 공연과 공연장을 찾는 여행이다. 유럽 여행하면서 한 숙박시설에 갔을 때 근처 펍을 둘러보는 로컬 투어 프로그램이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현지 펍의 분위기를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며 유럽 챔피언스리그 중계를 함께 봤던 기억은 지금도 잊지 못할 생생한 추억이다.
이렇게 현지인만 아는 곳을 가는 것도 기자의 여행 모토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AI가 없어 그냥 발길이 닿는 곳을 갔고 한인 민박 사장의 추천에 의존했다. 만약 그때 AI가 있었다면 현지인 추천 맛집이라던지, 분위기 좋은 술집이라던지 다양한 질문을 AI에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과거의 여행이 정보의 한계 속에서 발길 닿는 대로 헤매는 낭만이 있었다면 AI 시대에는 나만의 취향과 깊이를 채워주는 스마트한 여행이 되고 있다. 다음 여행에서는 손안의 AI와 함께 더욱 깊고 풍성한 추억을 만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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