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과 은, 비트코인 가격이 동시에 급락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와 대체자산으로 주목받던 자산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자 유동성 축소와 투자심리 위축 우려가 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급격한 유동성 위기보다는 긴축 우려와 달러 강세, 투기 수요 이탈이 맞물린 일시적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나왔다.
iM증권은 25일 발간한 ‘금, 은 및 비트코인 동반 급락의 의미’ 보고서에서 금·은·비트코인이 이틀 연속 동반 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24일 종가 기준 금 가격은 전일보다 2.9% 내린 온스당 3997달러를 기록하며 4000달러 선 아래로 밀렸다. 은 가격은 23일과 24일 각각 5.4%, 6.8% 내렸고, 비트코인도 같은 기간 3.1%, 2.3% 하락했다.
iM증권은 자산가격 동반 급락의 배경으로 △긴축 우려와 달러 강세 △투기적 수요 급감 △대형 AI 기업으로의 유동성 쏠림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을 꼽았다.
가장 큰 변수는 긴축 리스크다. 연초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컸지만, 최근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나오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고 있다.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맞물리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과 은의 기회비용이 커진 점도 하락 요인이다.
달러 강세도 부담이다. 미국 경제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유로존은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정국 불안과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에도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졌다. 달러로 거래되는 금과 원자재 가격에는 부정적인 환경이다.
투기적 수요 이탈도 낙폭을 키웠다. 긴축 우려와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금·은·유가 상승에 베팅했던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특히 은 가격은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 축소와 맞물려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글로벌 유동성의 이동도 자산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iM증권은 스페이스X 상장과 대형 AI 기업의 자금 조달 등을 계기로 투자자금이 AI 산업으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산업용 금속과 원자재 수요가 둔화한 점도 금·은 등 원자재 가격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금 가격은 올해 1월 말 온스당 5417달러 이후 약 26% 떨어졌고, 은 가격은 1월28일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16.7달러를 기록한 뒤 이달 24일 기준 54% 폭락했다. 비트코인도 같은 날 장중 5만9118달러까지 내려앉으며 2024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금값 하락의 여파는 다른 자산시장으로도 번졌다. 금 가격이 심리적 지지선인 온스당 4000달러를 밑돌자 금 ETF 자금도 순유출로 돌아섰고, 구리와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4일 종가 기준 전일보다 2.87달러(3.92%) 하락한 배럴당 7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iM증권은 이번 조정을 유동성 위기의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하반기에는 긴축 우려가 완화되고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강화되면서 자산시장도 다시 모멘텀을 회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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