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대법관 서면 제청에 대한 현안질의 요구에 조희대 대법원장은 “증언이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에 반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출석 의무가 있다”면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했다. 대법관 임명동의권을 가진 국회가 제청권 행사에 대한 문제를 검증하겠다는 명분에는 일리가 있다. 사법부 독립 못지 않게 국회의견제도 중요하다.
관례를 어긴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은 비판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서면 제청은 불법이 아니다. 어차피 대법관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임명 동의권은 국회에 있다. 비판을 넘어서 총력전을 펼칠 사안이 아니란 뜻이다. 8·17 전당대회 이후 계파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조희대 때리기는 당내 갈등을 잠재우려는 정쟁으로 보인다. 김민석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민생을 외치지만 서민의 삶은 내팽개쳐지고 있다.
가계지출 통계는 서민의 삶을 보여준다. 저소득 가구 엥겔지수는 올해 2분기에 30.3%였다. 나라는 선진국이 됐지만 서민의 삶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쌀 가격이 13%대로 폭등하고 달걀마저 한 판에 1만원 안팎이다. 민생 제일주의로 내우외환을 돌파하자는 김민석 대표의 일성과 달리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을 위한 사법 압박에 매달리고 있다. 대법원장 압박에 매달리는 집권여당의 행태는 지독한 자기모순이다.
민주당은 사법부 압박보다 민생 챙기기에 앞장서라. 사법 개혁이란 거창한 핑계보다 서민의 고통부터 해결해야 한다. 달걀을 사려다 머뭇거리고 점심 먹기가 부담되는 서민의 삶부터 챙겨라. 사법부가 아닌 민생에서 서생적 문제의식을 갖고,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정쟁보다 서민에게 집중해야 한다. 먹고사는 문제에 허덕이는 서민들을 눈앞에 두고 언제까지 사법개혁만 외칠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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