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오랜만에 문장대를 오르는 길이었다. 꼭대기에 깔딱고개(숨이 깔딱거릴 정도로 힘들게 오르는 고개)가 있어서 그곳에 이르면 친구들 대부분이 숨을 헐떡거리며 주저앉는다. 그러면서 “너무 가파라 못 올라가겠어.”라고 한다. 그러면 필자는 직업 의식이 발동하여 “‘가파라’가 아니고 ‘가팔라’가 맞는 말이야”라고 하면서 잘난 척을 한다. 우리말에는 불규칙 용언이 많다. 특히 ‘르 불규칙’이 어렵다.
'르' 불규칙이란 무엇일까. 우리말의 동사와 형용사 중에 어간의 끝음절이 '르'로 끝나는 단어들이 있다. 이 단어들이 모음 어미인 '-아(요)/어(요)'를 만나면 특별한 변화가 일어난다. 즉 ‘르’의 ‘ㅡ’가 탈락하고, 앞 음절 받침에 ‘ㄹ’이 추가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면 ‘모르다(몰라요)’ ‘부르다(불러요)’ ‘다르다(달라요)’ ‘가파르다(가팔라요)’ ‘흐르다(흘러요)’와 같은 것들이다.
그러므로 ‘가파르다(몹시 경사지고 험하다)’는 ‘르 불규칙’으로 예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울퉁불퉁하고 가팔라 산세가 험하다” “이 산은 매우 가팔라 오르기가 무척 힘들다” “최근 들어 계단이 더 가팔라 보이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그 주택가의 어둑어둑하고 좁은 골목길은 점차 가팔라지고 있었다”와 같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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