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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기업 근본 흔드는 아모레퍼시픽 상생 외면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7-31 0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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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주현 기자 (산업부)
아모레퍼시픽 윤리강령엔 ‘아모레퍼시픽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정한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생 경영을 추구해야 한다’라는 문구가 있다. 거래처, 협력업체 등과의 거래 관계에 있어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공정한 거래를 통한 상생을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거래처, 협력업체 등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며 상호 혁신을 통해 창출된 수익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주 서성환 전 회장과 그의 어머니 윤독정 여사의 유지가 깃든 윤리강령으로 해석된다. 윤 여사는 조선시대부터 국내 상업을 주름잡았던 ‘개성상인’ 중 한 명으로 유명하다. 서 전 회장은 어머니의 개성상인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아 적극 실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개성상인의 경영철학 격인 ‘삼도훈’ 중 하나가 ‘의(義)’다. 삼도훈의 ‘의’는 함께 일하는 사람과 의리를 지키며 협력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 정신이 고스란히 이어져 아모레퍼시픽 윤리강령 기틀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다보니 아모레퍼시픽은 개성상인의 피가 흐르는 기업 중 하나로 지목되곤 한다. 국내 화장품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로 도약할 수 있던 배경도 특유의 개성상인 정신이 발휘된 게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개성상인 정신을 아모레퍼시픽이 놓쳐선 안 될 주요 가치로 해석해도 무리가 아닌 셈이다.
 
다만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행보를 보면 개성상인 정신에 어긋난 것은 물론 자사의 윤리강령과도 크게 어긋나는 듯 보인다. 가맹사업자들과의 상생에 소홀한 게 그 이유다. 아모레퍼시픽의 상생외면 논란은 사실 꽤 오래시간 지속된 사안이다. 아모레퍼시픽이 본사 이익추구에 급급한 나머지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맹점 지원에 소홀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 유통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가맹점이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쿠팡, G마켓 등 기존 유통 사업자들은 물론 아모레퍼시픽 자사 온라인 매장에서까지 가맹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매장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구매 편의성 면에서 큰 경쟁우위를 갖는다. 가격경쟁력은 경쟁우위를 한 층 더 단단하게 만든다. 가맹점주가 본사의 행태를 비판했던 이유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브랜드 가맹점에는 공급하지 않는 기획상품을 자사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타 기업 오프라인 유통채널에도 공급하고 있다. 가맹점 고객을 자사 온라인 몰이나 타 매장으로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여기서 기획상품은 소위 말하는 ‘1+1’ 등 묶음 상품이나 ‘스킨+로션’ 등 구성상품 등이 해당한다.
 
일련의 행태가 반복되는 가운데 올해 코로나 사태까지 발생했다. 가맹점주는 절규했고 급기야 한 청원글이 화제를 사기도 했다. ‘전국의 이니스프리 매장을 모두 없애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었다. 이런 식으로 운영할 것이라면 차라리 전국 가맹점을 없애라는 취지의 청원이다. 가맹점을 버린 본사와는 더 이상 함께 일할 생각이 없다는 내용과 폐점하고 싶어도 임대기간, 본사계약 기간 등이 묶여있으니 손해배상을 해주고 전국 매장을 폐점하라는 내용이었다.
 
스카이데일리는 관련 내용에 대해 최근 취재에 나섰다. 가맹점주들은 억울한 심정을 호소했다. 장사하기가 너무 어렵고 본사의 이기적인 가격·판촉정책 등으로 피해가 막심하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사태 등으로 매출 피해가 심각하니 지원을 요청했지만 실질적 지원은 없었다고도 비판했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상투적인 답변을 내놨다. 상생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비슷한 내용에 대해 1년 전에도 취재를 진행했지만 당시 들었던 답변도 비슷했다.
 
생계유지마저 위태로운 가맹점주들에게 필요한 건 매뉴얼에 적힌 답변이 아니라 진심어린 대책과 답변이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같은 내용의 논란이 지속됐음에도 내놓을 수 있는 답변이 ‘노력중이다’라는 말뿐이라면 어느 누가 노력한다는 말을 납득할 수 있을까. 아모레퍼시픽, 그리고 서경배 회장은 자신들이 오늘날 위치에 오를 수 있기까지 가맹점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스스로가 개성상인 정신, 상생 정신 등을 강조하고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기업의 근간을 소홀히 하지 않는 아모레퍼시픽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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