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코로나 호황에 달러 약세까지 호재가 겹치면서 웃음이 가득하다. 특히 최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하는 만큼 국내 식품업계의 실적 호전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는 내년에도 이 같은 실적이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나타내고 있다. 내년에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냉동식품이나 가정간편식(HMR) 소비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해외 시장 공략이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에 수출과 온라인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인수를 마무리한 슈완스의 유통망을 통해 월마트, 크로거, 타깃, 푸드시티, 하이비 등 미국 전역의 글로서리 채널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김치와 만두, 김 등의 제품을 전개하고 있는 비비고 브랜드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온라인 몰 강화를 위해서 CJ제일제당은 공식 온라인몰 'CJ더마켓'이 운영하고 있는 프리미엄 멤버십 '더프라임' 제도를 대폭 개편했다.
대상 역시 청정원과 종가집 등 자사 유명 브랜드를 앞세워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요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거점 해외 사업 영역 확대를 추진한다.
대상은 온라인 전용 브랜드 '집으로ON'과 최근 론칭한 '라이틀리'를 통해 온라인 사업도 강화랄 예정이다. 대상의 온라인 사업 매출은 지난 2017년 568억원에서 2019년 893억원 규모로 연평균 약 25.3% 성장했다. 올해는 이미 2019년 매출액을 뛰어넘었다. 내년에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 상품 출시로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동원F&B는 코로나19 이후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참치의 건강성을 강조하고 참치캔을 활용하는 레시피를 보급하는 한편 각종 양념이 곁들여진 요리용 참치캔 등을 선보일 방침이다. 아울러 온라인 몰인 '더반찬&'을 최근 리뉴얼하고 온라인 전용 멥버십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식품업계는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호황에다 환율 하락까지 더해진 잇따른 호재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식품의 원재료가 되는 곡물을 전량 수입하는 상황에서 환율이 내려가면 수입 단가도 감소,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식품회사의 2020년 3분기 보고서를 보면 CJ제일제당은 앞으로 원화 가치가 10% 상승(환율 하락)하면 회사의 세후 이익은 98억원 증가하고 10% 하락하면 98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각각 내다봤다.
전망은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이 3분기 기준(9월30일)으로 잡은 원 달러 환율은 1200.74원인데 24일 마감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103.50원이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8.8% 하락했다. 미국이 제로 금리(통화)와 경기 부양책(재정)을 펴면서 미국 달러화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공급된 것이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 주요 원인이다.
환율보다 중요한 원자재 가격도 안정을 보이며 힘을 보탰다. 환율이 하락해도 현지 작황이 안 좋아 상승하면 수혜를 보기 어렵다. CJ제일제당 3분기 톤(t)당 원맥(밀가루) 수입 가격은 작년보다 5% 내려간 267달러였다. 밀가루 수입업체 대한제분의 같은 기간 t당 원맥 수입액도 1%가량 하락했다. 대한제분도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익이 51억원 가량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타 식품회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주요 곡물인 밀가루, 콩, 옥수수 등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다시피 하므로 환율이 하락하면 실적에 유리한 요인이다. 환율이 10% 하락하면 SPC삼립은 44억원, 대상은 약 28억원이 각각 세후 이익으로 늘어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환율과 실적을 절대적으로 연결 짓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곡물 수입이 선물(특정 시점의 가격) 거래로 이뤄져서 환율 효과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익이든 손해든 당장 셈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운임료와 국제유가 등도 가격을 좌우하는 변수다.
이런 이유로 식품회사의 환율변동 손익 전망에는 ‘다른 모든 변수가 일정하고’라는 단서가 달리게 마련이다. 식품회사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하는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면서도 “수입 단가를 좌우하는 변수는 환율 외에도 여럿이라서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귀띔한다.
[이재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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