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각종 부작용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급기야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피해가 국민 개개인의 생활에까지 여파를 미치자 여론 안팎에선 ‘탈원전 폭주’라는 목소리까지 일고 있다. 야당 역시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탈원전 폭주의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태양광 거부 아파트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한 박원순의 서울시”
최근 탈원전 정책으로 국민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충격적 실태가 드러났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재임 10년간 미니태양광 설치사업에 수백억대 세금을 투입했다.
미니태양광 사업은 박 전 시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였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원전 감축을 위한 태양광 100만 가구 확산을 목표로 추진됐다. 해당 사업은 원전 1기가 연간 생산하는 에너지 200만 TOE(석유환산톤)를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대체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그 결과 미니태양광이 서울 시내 아파트 베란다, 주택 옥상 등에 대거 설치됐다. 서울시가 보급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산하 공기업들까지 동원해 태양광 설치를 독려한 결과였다. 심지어 지난해 10월엔 서울에너지공사에 미니태양광 보급이 부진한 247개 일반아파트 리스트 작성 및 단지 방문을 통한 홍보를 지시하는 수고까지 감수했다.
7년 간 서울시가 보급업체에 준 혈세는 592억원에 달했으며 설치 건수(2012~2020년)는 32만3909건에 달했다. 이렇게 도심을 뒤덮은 전체 태양광의 8년간 전기 생산량은 4만5487 TOE에 그쳤다. 원전 1기가 1년 간 생산하는 전력양(200만 TOE)의 2.3%에 불과한 수준이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됐음에도 효과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배경이다.
서울시의 무분별한 태양광 설치 남발은 오세훈 시장 출범 후에야 주춤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 향후 연료전지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전체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을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무분별한 태양광 설치로 인한 혈세 낭비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미 수혜기업 주머지 속으로 들어가 혈세는 누가 보전하겠냐는 지적이다. 구 의원은 “원전 하나 줄이기라는 비현실적 발상에 따라 추진된 미니태양광 사업으로 인해 수년 간 막대한 예산, 행정력이 낭비됐다”며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 올해 예상 적자액 1조 이상…野 “국정조사로 탈원전 민낯 밝혀야”
탈원전의 심각성은 비단 서울시의 문제만은 아니다. 출범 당시부터 탈원전을 고집해 온 문재인정부 출범 후 정책 부작용으로 인한 국민부담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탈원전 청구서가 속속 날아오고 있다. 국민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거짓해명을 하지만 (탈원전에 쓰이는)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은 전기요금 3.7%를 따로 떼어내 적립한 기금이다. 국민 돈으로 탈원전을 지속하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전력산업기반기금 상세사용 내역’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전력기금 2조6914억원 중 1조6893억원(62.8%)을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소요했다. 반면 원전 부문 예산은 1442억원을 전체의 5.4%에 그쳤다.
전력기금이 투입되는 사업은 110개로 이 중 태양광, 풍력, 신재생에너지, 전력피크용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이름을 가진 사업만 26개 이르렀다. 원전 관련 사업은 8개였다. 그나마 원전 핵심기술 개발사업은 원전 안전, 환경, 해체 등이 내용이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전력기금을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손실보상에 투입하려고도 했다. 당초 전력기금은 전력산업의 지속적 발전 등을 위한 재원 마련이 목적이지만 정부는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등을 통해 수정을 시도했다.
한 의원은 “탈원전으로 발생되는 영수증을 국민들께 부담시키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전 세계가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시 원전에 주목하고 있는데 한국만 거꾸로 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면서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원전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탈원전에 따른 국가적 손실은 막대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전력공사(한전) 적자액을 최대 1조775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론 안팎에선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구자근 의원실이 입수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산업부 전력정책심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감축, 신재생 확대 등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예상된다. 비용상승 수준보다는 요금인상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럼에도 산업부는 RE3020(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0% 달성) 정책을 멈추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해 전기료인상에 따른 국민부담 증가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서 여론 일각에선 한전이 당초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한전은 동결을 못 박으며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구 의원은 “RE3020이라는 비현실적 정책 때문에 전 국토가 태양광, 풍력 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실현가능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