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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지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5년이란 시간 동안 국내 정치를 포함해 외교 점수는 사실상 ‘F’ 학점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겉으로는 국민대통합을 천명했으나 오히려 국민 분열만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참여정부 이후 10년 만에 진보정권 탄생으로 냉각상태였던 남북관계의 훈풍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기대감이 컸지만 노골적인 북한 눈치보기 행태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원성만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속화되고 있는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한국 외교에 대한 우려도 높다.
스카이데일리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10년 뒤를 보다’를 주제로 24일 정치·외교 분야 비대면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주재우 경희대 교수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정현호 내일을 위한 오늘 대표 △김경동 영텐트 대표 등이 참석했다. 현재 정치·외교 영역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대한민국의 방향과 비전 등에 짚어봤다.
포퓰리즘 성격 짙은 한국 정치…“국민들의 계몽된 사상 및 향상된 집단지성 발전해야”
조국·윤미향 사태 이후 진보의 위기가 대두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가 야당의 압승으로 끝난 데다 청년 세대의 지지가 보수진영에 쏠리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0년 뒤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해선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청년정치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경동: 청년층 지지가 보수진영에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만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제1 야당의 당대표로 선출된 건 청년정치의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과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독일의 경우 기민당과 기독당에서 국회의 도움을 받아 ‘영유니온’이란 청년생태계를 만들었다. 이를 모델로 삼아 기존 정치인들이 청년정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지원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정현호: 지난 보수 정권의 탄핵 이후 청년들은 현 정부에 새로운 정책전환점을 기대했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 일자리 문제 등 연이은 실패로 자산격차 벌어지기 일쑤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이어지면서 20대들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생겨 보수쪽으로 돌아섰다. 정치권은 청년들이 자신의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기회와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해야한다.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노인 공공일자리 알바’, ‘현금 살포복지’ 등으로 대표되는 포퓰리즘 정책은 결국 국가재정 악화와 미래세대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선심성 정책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정책을 펼쳐나가기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재우: 국제정치 측면에서 보게 되면 포퓰리즘을 동원한 정부의 성공 사례는 드물다. 우리나라는 민주화가 된 지 40년 가까이 됐지만 아직까지 포퓰리스트 정책이 만연하다. 국민들의 민심사기, 선심 정채글 통한 매표행위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을 펼쳐 나가야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김상철: 포퓰리즘은 한국 정치구조에서 나타나고 있는 흔한 현상이다. 이대로 가다간 자칫 제2의 베네수엘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정치적 포퓰리즘이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이 지속가능성마저 위협할 수 있다. 포퓰리즘의 희생양은 결국 국민이다. 선심성 정책에 대해선 철저히 경계하고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현호: 포퓰리즘은 자신의 지지층들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 탄생했다. 무엇보다 포퓰리즘이 성행한 배경엔 경제적 양극화, 자산 격차가 벌어지고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사회갈등이 심해진 데 있다. 관건은 일자리 정책이다. 세금을 살포해 일자리를 만드는식의 정책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
김경동: 포퓰리즘을 척결하기 위해선 이에 흔들리지 않을만한 좋은 리더를 뽑아야 한다. 그 리더를 뽑는 것은 결국 국민이다. 국민들의 계몽된 사상과 향상된 집단지성을 발전시키는 것만이 포퓰리즘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오늘날 소위 미중 패권경쟁 시대라고도 불리며 이러한 미중 간 경쟁은 향후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강대국 사이에 있는 우리나라의 전략적 포지션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종속되기 보단 수평적 관계를 구축하고 실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재우: 주변 4강, 북한까지 상황 살펴볼 때 현재 우리나라 패가 가장 좋은 환경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스스로 프레임에 갇히면서 유리한 패를 버리고 있다. 이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다. 대북도발에 대해서도 이념의 프레임에 갇혀 도발을 도발이라 말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다보니 외부에서도 한국을 불신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은 OECD 선진국가 중 하나인데 그에 걸맞는 외교 정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김상철: 지난 정권과 달리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외교 정책이 국익 관점에서 잘 펼쳐졌느냐 혹은 전략적 포지션을 잘 취했느냐에 대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2010년대 중국이 G2로 크게 부상하면서 대내외정책 등에서 미국과 견줄 정도로 성장했지만 패권은 여전히 미국이 쥐고 있다. 내부적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에 종속되기 보단 주도적으로 나서서 실리를 추구하는 전략적 포지션을 짜는 게 중요하다.
김경동: 궁극적으로 대북문제의 경우 마음은 따뜻하되 머리는 냉철해야한다. 예를 들어 북한은 우리의 형제 나라이기 때문에 통일돼야한다는 감정적인 접근만 하면 안된다. 주 교수님 말씀처럼 위협을 위협이라 말 못하는 건 남북한을 위해서도 좋은 관계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갈등만 야기할 뿐이다.
정현호: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차원으로 접근하더라도 안보문제나 북핵문제는 냉정하게 접근해야한다. 또 향후 중국과의 관계에서 미·중 관계에 눈치보지 말고 협력자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현실부터 자각해야 미래 내다본다”…이념·감정 앞세운 이상정책 멈춰야
정치·외교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10년 뒤 선진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리더의 중요성도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당면한 현실을 먼저 직시해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념과 감정을 앞세운 이상정책과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를 멈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왓다.
주재우: 외교·안보 측면에서 10년 후를 보게 된다면 차기 대통령은 외교적인 덕목을 갖춰야 하며 한반도가 당면한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현재 주변국들의 한반도 규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경제적 입지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김상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첫 단추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완화다. 몰론 아직까지 남북관계는 대치상태로써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같은 제왕적 시스템 하에선 나쁜 리더가 될 수밖에 없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정현호: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현명함과 능력이다. 또 지혜를 갖추고 장기적 미래를 갖추고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아울러 상식과 국민 뜻에 맞는 정치 운영, 도덕성이 갖춰져야 한다.
김경동: 정치는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정치권에 관심을 갖는 청년이 많아질수록 향후 대한민국은 현재보다 더욱 발전할 것이다. 국회의원 평균 연령이 젊어져 대한민국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국제정세쪽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게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정현호: 각자 진영과 추구가치가 달라도 다양한 종류의 대한민국 만들겠다는 꿈이 있을 것이다. 이상체계에 대한 비전과 그것을 실현시키는 합리적인 정책이 하나의 패키지가 돼 논쟁적인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이후 사람들도 지적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일상에서 토론할 수 있는 정치가 빨리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상철: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고 국민이 정치를 걱정해야하는 시대가 왔다.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과 계몽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며 이에 대해 어느 정도 점진적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정치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행복 증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지와 일자리 창출에 대한 현명한 접근방법이 이뤄져야 한다.
주재우: 모든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정말로 한국 정치가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한반도가 남과북, 둘로 나눠진 것만 해도 가슴 아픈 일인데 몇몇 정치인들은 남남갈등을 유발하면서 남한사회를 양분화시키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진영논리를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 앞으로 국민을 더 이상 기만하지 말고 국익과 민족을 생각하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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