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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중 패권 전쟁이 심화하면서 우리나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또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등 적화통일에 대한 야욕을 계속 드러내고 있음에도 우리 정부는 북한 눈치보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한 대한민국 국방·안보 좌담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현재의 국방·안보 정책이 제대로 된 목적을 가지고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대북정책의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좌담회에는 △박진기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산하 국방사이버안보연구센터 센터장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 박정이 전 육군 대장 △문성묵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 소장 등이 참석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도 북한 대남전략 변화 없어…북한 목적대로 끌려다녀
북한 눈치보기 바쁜 현재의 대북 정책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북한의 대남 정책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적화통일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의 조건 없는 퍼주기 지원은 오히려 대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성묵 :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남북 관계를 개선해서 비핵화를 유도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고 북한이 원하는 걸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핵미사일 역량을 높이고 있고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되는 등 우리나라의 안보태세만 흐트러지고 있다.
박정이 : 북핵 문제가 30년 동안 해결이 안 되고 있는데 정부에서 평화와 번영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핵 위협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말하는데 이게 북한의 비핵화라고 언급하는 건 꺼리고 있다. 한반도 평화가 남한에 대한 미군의 확대 차단을 목적으로 이뤄지면서 북한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
박진기 :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대북 정보망이 와해됐다.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한데 북한 내에 구축해 놓은 내부 정보망들이 와해가 됐고 판단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정보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핵심적 과제다.”
신범철 : 북한의 핵 능력은 고도화되는데 북한과의 대화에 집착하니까 대화가 있으면 평화가 있는 것 같은 착시효과가 일어난다. 정책 성과보다 국내 홍보에 치중하는 것도 문제다. 정상회담으로 평화가 왔다고 하는데 북한의 하나도 비핵화는 진전되지 않았다.
박정이 :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북한 주민 한 사람 한 사람과 접촉을 통한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쌀과 물품을 한다고 북한 주민들에게 일일이 가지 않는다. 이산가족 상봉 같은 것도 실제 북한 주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적다.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우리 편으로 끌어들일지 고민하고 통일부와 외교부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동맹은 미국…중국과 수평적 관계 형성 위한 노력 필요
미중 패권 전쟁에서 한국의 전략적 포지션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과는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는 게 모범 답안으로 거론된다. 미국의 동맹국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한일정상회담이 번번이 무산되고 과거사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한 현재 상황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문성묵 : 문재인 정부는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어정쩡한 입장에서 중국도 자극하지 않고 미국 비위도 맞추는 식의 방향성을 잡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의 동맹국은 미국이다. 중국과 척을 지자는 것은 아니지만 일대일로 등으로 인해 중국의 야욕이 드러난 상태에서 미국이 손을 떼면 중국이 한반도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
박진기 : 우리가 자주적인 주권과 평화를 영위하고 있는 것은 미국과의 혈맹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 세력이 한미동맹을 와해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주권을 위협하려는 목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중국은 북한의 후견인이고 북한은 한반도 공산화의 전초 기지다. 학자들과 기자들이 이것을 계속 국민들에게 밝힐 필요가 있다.
신범철 : 최근 중국이 한국 정부를 얕잡아 보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당장 힘들더라도 중국의 잘못된 행동에 저항해 한중관계가 중국 우위의 수직적 관계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와 별개로 최근 반중 감정에 대해서는 국민감정을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감정 대 감정싸움으로 갈 경우 국력이 약한 우리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신범철 : 일본과 과거사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양국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재제도 해제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양국 감정이 안 좋다 보니 힘들다. 그래도 용기 있는 정부라면 해야 한다. 무작정 일본을 욕하면 편하겠지만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다음 정부는 그렇게 해선 안 된다.
박정이 : 지금은 북한의 위협을 신경 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시진핑이 추진하는 중국몽이 위협이 될 것이다. 일제강점기와 임진왜란 때문에 일본에 대한 감정이 안 좋은데 전체 역사를 보면 중국은 천년을 넘게 우리나라를 괴롭혔다. 중국이 다시 과거처럼 우리나라에 패권을 행사하려 드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언제까지 과거사에 매달려 있을 것인가.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국방비는 변수가 아닌 ‘상수’…평화 원한다면 위협에 대처할 수 있어야
현재 우리나라의 국방비 운용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방비를 복지 예산으로 전환하거나 필요 없는 곳에 사용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불거지고 있는 성범죄 사고 등 군기강 해이 문제는 주적 개념이 불분명하다보니 생기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정이 : 우리나라 예산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3% 정도다. 국방비를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인식하고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경항공모함(경항모)을 도입한다는데 이게 북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물건인지가 문제다. 차라리 원자력잠수함을 도입해 북한 잠수함을 추적 감시 하는 게 낫다.
박진기 : 국군의 목표는 한반도 보호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상군을 보유한 중국과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 이를 막을 지상군과 기갑전력이 필요하다. 3면이 바다라고 자꾸 그쪽으로 눈을 돌리는데 우리의 주적이 누군지 생각해야 한다. 국방개혁 2.0이라고 허울 좋은 거짓말로 홍보하는데 이런 식으로 예산을 낭비하고 다른 쪽으로 보내는 동안 국방력이 와해되고 있다.
신범철 : 최근 군대의 성 관련 사고 등에 대처하기 위해 즉각 신고가 가능하게 보장하는 등 다양한 방안들이 마련돼야 한다. 거시적으로는 군 기강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은 것이 문제다. 기강이 제대로 서 있으면 사건 사고도 제대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지금 국군은 적이 없는 군대라 기강이 설 수가 없다. 정부가 주적 개념부터 다시 세워야 기강이 설 수 있다.
박정이 : 최근 사건사고들에 대해 군 출신으로 송구스럽다. 군대의 적이 확실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내무 생활도 전투력 향상의 일환인데 북한이라는 주적 개념이 희미해지다 보니 기강이 서지 않고 사건사고만 내고 있다. 이런 군대는 싸울 수 없다. 신범철 센터장이 말한 대로 주적부터 확실하게 세워야 한다.
박진기 : 강한 군대만이 국민을 지킬 수 있다.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기가 중요한데 일과 후에 핸드폰을 쓰는 것 같은 한 사람의 유희를 군대의 사기라고 하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대로 주적 개념부터 확고하게 세우고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휘관이 강한 훈련을 통해 전투력을 유지해야 사기도 올라가는 법이다.
출산율 감소로 인한 징병 가능 인원 감소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모병제 도입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여전히 북한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병제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대선 기간만 되면 등장하는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은 현재 국방·안보를 위협하는 무책임 행위라는 비판마저 나왔다.
문성묵 : 안보 상황이 변화하면 모병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수 있지만 북한이라는 실질적인 위협이 있고 북한 병력이 우리나라의 몇 배나 되는 상황에서 모병제는 시기상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검토해볼 만한 얘기다.
신범철 : 모병제를 채택한 나라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가난한 사람들이 군대에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역 연장 복무 등의 제도를 확대하면서 보충해야 한다. 대선에서 또 후보들이 군 복무기간 단축 이야기를 꺼낼 텐데 이런 식으로 표 얻으려고 국방을 위협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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