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우크라 사태 등 악재에 韓증시 시총 162조 증발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증권

올 들어 코스피 10%·코스닥 14% 하락… 3월에도 극심한 변동성 전망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2-28 15:13:21

▲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25일 2676.76으로 장을 마감해 작년 말(2977.65) 대비 10.1% 떨어졌다. 사진은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우려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시가총액 162조원이 증발했다. 증권업계는 3월까지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2600선 밑으로 떨어질 경우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대형주 지수 하락 이끌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시 하이퍼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25일 2676.76으로 장을 마감해 작년 말(2977.65) 대비 10.1% 떨어졌다. 시가총액(시총) 규모는 2103조9633억원으로 두 달간 4.5%(99조4032억원) 줄었다. 코스닥지수 하락률은 더 컸다. 15.6% 급락해 872.98까지 주저앉았다. 440조원을 웃돌던 시총 규모도 383조2338억원으로 14%(63조632억원) 급감했다. 두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시총 감소 규모는 162조4664억원에 이른다.

대형주들이 줄줄이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피 시총 순위 1위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5일 기준 7만1900원으로 작년 말보다 8.2% 하락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 주가는 6.1%,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16.7%, 10.2% 떨어졌다. 대표적인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16.9%, 16.1%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14.8%), 삼성SDI(-17.7%), LG화학(-9.9%) 등 코스피 시총 상위 10위권 종목들도 줄줄이 미끄러졌다.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 속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가 작년 15조원대에서 올해 11조원대로 28.2%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11조원대에서 8조원대로 27.3% 줄었다.

증권업계는 3월에도 극심한 변동성 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상승 압력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980년 이후 지정학적 이벤트에 따른 S&P500의 평균 하락률은 3.8%이었고 현재 코스피 조정 폭은 이에 준하는 상황”이라며 “신흥국 주식시장이 이러한 리스크에 좀 더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한 차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전쟁 리스크로 인해 물가 압력이 통제권을 벗어날 여지가 높다는 점”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이 되거나 장기화되면 과거 1970~1980년대 오일쇼크처럼 원유 공급 충격에 의한 하이퍼인플레이션 국면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변동성 예상되나 악재 이미 주가에 반영… 매수 추천”

증권업계는 어려움 속에도 코스피가 2600선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 등 불안 요인들이 이미 반영됐다며 3월 코스피의 변동 폭으로 2600∼2900p를 전망했다. 이는 약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0.0∼11.1배,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0.98∼1.09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을 흔들었던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연준 긴축 우려, 중국 경제 둔화 등의 영향력이 약해질 전망이다”며 “불안 심리를 자극했던 요인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 추후 악재가 나오더라도 시장은 과거보다 해당 변수에 둔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3월 코스피 변동 폭을 2600∼2800으로 전망했다. 단기전·국지전 전개 시나리오가 시장에서 야기할 수 있는 최대 충격이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PBR 1배 수준인 2600p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에는 과거 위기 발발 때 단기 하락 저점인 2500이 1차 하방 지지선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전·전면전 현실화와 이후 글로벌 경기 후퇴로 연쇄화 되는 것이 아니라면 시장의 심리적 과민 반응이 추세로 될 개연성은 낮고 중장기적 시각으로는 시장 재진입 및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는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의견을 표하며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2600p를 이탈할 경우 저가매수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중 변동성 확대는 비중확대 기회다”며 “미국 금리인상 부담은 오는 16일(현지시간)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진정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3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외환시장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2017년에도 이와 유사한 구도 속에 달러화는 102p에서 88p로 레벨다운됐다. 신흥국 및 신흥아시아 증시에 우호적인 투자환경으로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 강세 전개 시 코스피 시장에 글로벌 유동성의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3월 FOMC 전후 코스피 2600선 이탈 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추전 업종으로는 올해 이익모멘텀이 강하고 글로벌 병목현상 완화, 경기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금리인상 우려 완화 시 차별적인 이익모멘텀과 성장성을 재평가 받을 인터넷 업종을 꼽았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